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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런처, 쉽게 보고 달려들지 말라
    IT/Mobile Service 2013. 4. 15. 08:09

    몇년 전 한참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했다가,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최근에는 그냥 제조사 런처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필자만 그런게 아니고 주변을 보더라도 몇년 전 유행하던 런처 열풍이 약간은 꺾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 것이 작년말까지의 분위기였다면, 빅 플레이어들의 대거 진입으로 최근 다시 뜨겁게 주목받고 있더군요. 네이버와 카카오톡, 페이스북까지 참여하고 있으니까요.


    일단 아이폰과 윈도우폰은 순정에서는 런처를 허용하지 않으니 해당사항이 없다고 보면, 안드로이드폰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나중에 우분투폰이나 파이어폭스 OS를 담은 폰에도 이런 것들이 가능한 시스템일지는 봐야겠습니다만 지금까지는 안드로이드만 해당되는 이야기죠. 아이폰을 넘어 안드로이드 OS가 이처럼 가파른 성장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암튼 그렇게 런처제작에 참여한 빅 플레이어들과 유사한 업계에서 견제와 경쟁을 하던 기업들까지 가세할 것으로 보면 이 스마트폰 첫번째 스크린을 점유하기 위한 전쟁은 2라운드로 접어든 상황입니다. 지금까지는 삼성이나 HTC 등 막강한 제조사들이 기본적으로 탑재하는 고유 런처 시장에 third party 들이 만드는 런처들은 사실 크게 위협이 안되었었죠. 그나마 안드로이드폰에서 제조사 런처와 대등한 위치에 있었던 것은 레퍼런스폰에 들어가는 구글의 순정 런처 정도...

    삼성 터치위즈나 HTC Sense UI 등 제조사 런처들은 일부 얼리어답터들에게는 아쉽다는 소리를 듣는 구석도 많았지만 그건 그야말로 일부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고 대부분 사용자들은 별 불만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단말 고유의 기능 등과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가장 유리한 것이 제조사이기에 여러모로 런처 시장에서 특별한 견제 대상이 없어왔죠


    과거 피처폰때는 이런 런처와 유사한 홈스크린을 '실질적으로는' 이통사가 많이 제어해왔지만 스마트폰 대중화시대가 몇년 지나면서 이통사들도 이런 런처에 대한 욕심은 많이 접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2라운드가 시작된 지금엔 빅 플랫포머들과 포식자에 가까운 인터넷 플레이어들이 이 런처 시장에 들어왔다는 것이죠. 분명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단말의 첫번째 스크린을 장악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누구나 예상할 수 있기에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조사를 제외한 타 플레이어들이 그렇게 장밋빛 전망만 가지고 쉽게 달려들기에는 만만치가 않은 것이 이 런처 비즈니스입니다. 그 이유를 몇가지 생각해보면...


    첫째, 우선 단말 기본 탑재는 제조사 런처 외에는 불가합니다


    이 부분은 자사 런처의 타겟 커버리지가 얼마나 될 것인가를 가늠해 볼때 꼭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죠. 네이버 런처도, 카카오 런처도, 혹은 페이스북 홈 런처도, 안드로이드폰 출시시에 설정되어 출시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통사 파워도 이겨내고 있는 제조사가 써드파티 런처를 기본 허용할 리가 없죠. 제조사 뿐만이 아닙니다. 안드로이드인 이상 구글이 또한 허용하지 않습니다.


    네이버 검색이 기본인 네이버의 도돌런처 같은 녀석들, 구글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의 기본 BM 을 해치는 녀석이기에 절대 허락하지 않습니다. 물론 네이버가 중국의 중소 제조사와 함께 네이버폰을 만들어 기본 런처를 깔아 유통하지 말라는 법도 없긴 합니다만 그런 경우에는 구글 승인이 나지 않기 때문에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지메일/구글캘린더 같은 녀석들 (GMS) 이 없는 반쪽짜리 안드로이드폰이 되기 때문에 그다지 경쟁력을 기대하기 힘들죠


    결국 출시 이후 수많은 런처중 하나로서 다운로드 경쟁을 해야 합니다.



    둘째, 런처 하나의 라이프싸이클은 상당히 짧습니다


    이 부분 조사결과를 보면 좀 흥미로울 텐데요. 지난 몇년간 유행했던 런처들의 라이프싸이클(Lifecycle)을 본다면 평균 얼마나 될까요? 제아무리 잘나가는 녀석이었다 해도 1년이 안될 겁니다. 제가 '유행'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그것 때문인데요


    런처를 만드는 것 자체는 진입 장벽이 아주 낮은 편입니다.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서버 비용 같은 것이 기본적으로 거의 없는 비즈니스라 엄청난 자본가나 기업만이 만들수 있는게 아니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런처를 검색해보시면 아실 겁니다. 그런 수많은 런처들을 보며 지금까지 사용자들이 선택하는 이유를 보면 [디자인] 과 [반응속도], [기능], [업그레이드 여부] 등 이 주된 이유일 겁니다. 


    A라는 녀석을 받아 쓰다가도 금새 지겨워지는 것이 런쳐이죠. B라는 녀석이 지원하는 테마도 많고 디자인이 좋아보이면 금새 옮기고, 또 새로 나온 C라는 녀석이 빠르더라 하면 또 옮깁니다. 그러다가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생기면 바로 또 제조사 런처로 회귀하게 되구요. 독특한 제스처나 폴더 기능을 갖춘 D라는 녀석이 뜨면 또 다른 런처로... 이렇게 싸이와 함께 널뛰는 메뚜기 유재석처럼 옮겨다니게 되는 것이 런처이죠


    라이프싸이클 분석 자료가 있다면 그래서 좀 보고 싶은데, 예상보다 무척 짧을 것이고 한 유저를 묶어 둘 비용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걸 알아야죠. 한번 다운받았다고 그걸 쓰는 게 아니니 진입을 고려하는 회사들도 그렇게 다운로드 예상치만 따지면 큰 오산입니다. 자사 런처를 사용할 액티브 사용자를 냉정하게 따져볼 수 있어야죠



    스마트폰 중에서도 안드로이드폰, 그 중에서도 태반이 사용하는 제조사 런처를 안쓰는 사람들... 또 거기서도 수백개의 런처중에 자사 런처를 선택할 사람들을 예상해야 하는데 글쎄요, 제아무리 네이버라고 해도 쉽지 않은 숫자가 나올겁니다. 


    셋째, 런처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리소스가 들어갑니다.


    저렇게 쉽게 변하는 사용자 취향과 니즈를 그나마 만족시키면서 라이프싸이클을 늘리려면 사용자를 잡아두기 위한 부단한 리소스 투입이 요구되죠. 


    런처를 크게 2가지 타입으로 나눠본다면, 서비스 플랫폼형 런처와 유틸리티형 런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카카오나 네이버, 페이스북이 만드는 런처가 서비스 플랫폼형 런처이죠. 그런 서비스 플레이어이자 플랫포머인 기업들이 하는 런처로서 런처를 통해 퍼스트 스크린을 장악하여 자사의 서비스 경험을 더 깊이 뿌리박고, 그것을 플랫폼 삼아 유료 아이템이나 서비스 확장을 노리는 타입이죠. 

    그런 서비스 플랫폼형 런처를 할 수 있는 기업은 상당히 한정적입니다. 첫화면 런처라는 광활한 스페이스를 자사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채울 수 있는 플레이어는 그리 많지 않죠. 제가 볼 때는 이통사들도 그 스페이스를 다 채우진 못할 겁니다. 


    그에 반해 유틸리티형 런처는 그정도 자산이 없는 개발업체들이 기능, 디자인, 반응속도 등에 특화해서 만드는 런처들입니다. 제법 사용자층을 갖고 있는 아펙스 런처나 노바 런처 등이 이런 유형이죠. 자사 서비스는 없지만 디자인이나 기능에 특화해서 최대한 스크린을 장악한 후에 그곳을 통해 외부 제휴를 통한 Virtual Goods 를 유통시키거나, 프리미엄 기능에 대해 유료화를 하는 BM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페이스북 홈의 경우 철저한 서비스 플랫폼형 런처인 것이고, 네이버나 앞으로 나올 카카오 런처는 서비스 플랫폼형에 기반을 두면서도 한국 기업 특유의 하이브리드형 런처로 만들 겁니다. 위 2가지 형태를 다 가져가는 것이죠. 검색부터 시작해서 자사 서비스들이 퍼스트 스크린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사용자를 붙들어두고, 그러면서도 풍부한 개발 리소스를 바탕으로 디자인이나 유틸리티 기능에 대한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여타 유틸리티형 런처들에게도 뒤지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 


    이처럼 매력도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리소스가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1년에도 몇번씩 업그레이드되는 안드로이드 OS와 신기능에 대응해야 하고, 계속 등장하는 새로운 해상도 스크린에 대응해야 하며, 작은 경쟁사들이 내는 독특한 아이디어들도 캐치업하는 등 그 개발과 검수에만도 상당한 인력과 비용이 수반됩니다. 새로운 폰이 나올때마다 일련의 프로세스들이 필요하게 되죠. 


    이 정도를 감수할 준비가 되어야 경쟁할 준비가 그나마 된 것이고, 그 런처를 통해 투입된 비용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느냐는 또 다른 어려운 문제로 다가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런처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걸 고려한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체크업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우리가 가진 서비스나 혜택이 고객이 초기화면에 꺼내놓고 쓸 만한 것인가? 또한 그 정도로 많은가?

    ☞ 끊임없는 디자인과 기능 업데이트를 수행할만한 리소스가 있는가? 

     개발역량과 잦은 업데이트에 대한 대응 속도가 바깥에 있는 선수들과 경쟁할 수준은 되는가?

    ☞ 꺼내놓고 싶은 것을 위젯으로 하는 대안은 어떤가? 사용자가 어떤 런처를 쓰더라도 우리 것은 위젯으로 쓰면 되지 않나?

    ☞ 서비스 욕심때문에 런처로서의 사용자 니즈를 방해하고 있진 않은가?


    일단 개인적인 평가이지만 페이스북 홈은 이런 체크업을 해봤을 때 그리 어렵지 않게 실패를 예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사용시간의 20%를 넘는 엄청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홈화면 런처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을 자칫 자사 서비스 장악의 욕심때문에 얼마만큼 방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일례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페이스북은 더 많은 고민을 통해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구요


    심지어 페이스북도 그러한데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 스펙트럼이 더 작은 기업들에게는 얼마나 힘든 싸움일까요? 이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삼성이나 LG와 같은 제조사들도 더이상 제조사만이 아니죠. 이미 플랫포머로 거듭나고 있고 모바일뿐 아니라 TV 등 모든 가전에까지 플랫폼뿐 아니라 컨텐츠/서비스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빅 보스가 하는 사업을 다른 곳에서 너도나도 하겠다고 떠드는 상황이니 빅 보스가 또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 모르죠. 뒷짐지고 있는 구글은 이런 것으로 인해 자사의 안드로이드 BM이 위협받는다고 판단한 순간 뒷짐진 손을 언제 풀지 모른다는 것도 큰 리스크입니다.


    특히 휴대폰을 유통하는 SKT나 KT같은 통신사의 경우 자기들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망각한 채 이런 플레이어들과 수평적인 경쟁을 하고자 런처를 제작한다면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일 겁니다. 제조사와 함께 어떤 형태의 퍼스트 스크린을 함께 만들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지 잘 생각해본다면 말이죠.


    머지 않아 식혀질 열기가 보이기에 좀 푸념을 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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