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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 UX 어떻게 진화해야 하나 (1) : TV에 시도되던 경험들(Experiences)과 실패
    IT/Software & UX 2018. 3. 27. 07:33

    수년간 TV에 시도되었던 스마트 UX들의 시도는 그다지 결실이 없었다. 미디어 소비에 있어서는 누가 뭐래도 중심이었던 TV가 소비 시간으로 보면 그 지분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태블릿 같은 개인화 기기들에 많이 내주고 있다. 많은 기기들이 스마트화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TV는 상대적으로 그 속도에 못미치고 있는데 그 결과 미디어 소비의 중심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시도들은 왜 실패로 귀결되었을까? 스마트폰들의 진화와는 다른 TV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 이유와 TV만의 컨텍스트를 다시금 뜯어 보고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스마트 TV가 제공해야 할 경험에 대해 올바른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TV가 가진 특징과, 그로 인해 TV가 주목해야 할 UX 트렌드들을 짚어 보면서 TV UX의 앞날에 대해 얘기해본다.

     

     

     

     

    I. TV에 시도되던 경험들(Experiences)과 실패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스마트 경험들이 만들어 진다. 매년 있는 전시회에서는 불과 1년 전에 제시된 경험들이 올드한 것이 되기 일쑤이고 온갖 새로움으로 무장한 컨셉과 모델들이 앞다투어 보여진다. 과거와 다른 것은 그러한 새로운 모델들이 그냥 컨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세상에 양산된 형태로 나오는 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 블루투스와 같은 근거리 통신 경험은 세상에 제시된 지 수년에 걸쳐 대중화 되었지만 요즘에 나오는 새로운 경험들은 그 해가 끝나기 전에 바로 대중화가 될 정도이다.

     

    그로 인해 세상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우리의 삶을 바꿔 놓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과거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삶을 바꾸기 위해 많은 시도들이 스마트 기기들에 펼쳐지고 있다. 미니 기기들 뿐만 아니라 냉장고 같은 큰 가전, 그리고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IoT 기술 및 인공지능 기술과 만나 전에 없던 스마트 경험들을 만들어 내고 그 자신의 모습 또한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움직임 속에 다소 속도가 쳐지는 한 녀석이 눈에 띄는데… 바로 TV이다. 거실의 중심에 있는 이 TV는 그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수년 전 TV와 변한 게 있다면 화면의 크기와 화질 뿐, TV 기기 내에서의 경험은 생각보다 변화가 없었다. 물론 TV에도 그런 변화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참을 뜨겁게 달구었던 3D TV라든가 리모콘으로 즐기는 다양한 TV게임 등 그러한 TV의 새로운 경험을 위한 열풍들이 분명 있었다. 성과는 별로 없었지만 말이다.

     

     

    이젠 조용해진 3D TV

     

    한참을 삼성과 LG가 3D TV 방식을 두고 경쟁을 했었고, 그런 경쟁이 지겨웠던 다른 제조사에서는 무안경 3D TV도 내놓곤 했었다. 언론과 광고를 통해 자사의 기술방식이 우수하다고 떠들어 댔고 전시회만 있으면 안경들을 뿌려가며 3D TV가 당장 대중화될 것이라 소리쳤다. 사용자의 어지러움은 뒷전에 둔 채 말이다. 사용자 경험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기술 경쟁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3D TV가 보여줬다. 

     

     

     

     

    터치스크린 TV, TV 앞까지 가서 만지라구?

     

    모든 모바일 기기가 터치스크린으로 변해 가는 마당에 대형 스크린을 가진 TV도 제조사들에게는 가격을 올려 받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 큰 패널을 터치스크린으로 바꾸고 가공할 만한 가격을 제시했고, 그에 걸맞게 포토샵 같은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도 TV 안에 집어놓곤 했다. 하지만 태블릿 시장도 좀처럼 커지지 않는 마당에 TV 앞까지 가서 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화면을 터치하면서 쓴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까웠다

     

    짜증을 유발했던 스마트 TV 인터페이스들

     

    3D TV에 이어 스마트 TV로 막 전장이 옮겨왔을 때, 제조사들은 TV 화면에 스마트폰에 있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가져와 버렸다. 터치와 스와이프 등을 고려해 만들어진 앱 아이콘이며 검색창이며 그런 인터페이스들을 TV에서 사용하려고 한 경우 제대로 짜증을 유발했다. 그저 별 고민 없이 스마트폰처럼 생각했던 스마트 TV에서의 경험들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TV 리모콘이 이렇게 어려웠던 때가 있던가

     

    TV에 시도된 몇몇 새로운 경험들은 리모콘의 변화를 필수적으로 가져왔다. 물리 키보드를 뒷면에 배치하는가 하면 ‘에어 리모콘’과 같은 이름으로 마우스를 대체하려 했다. 멀리 소파에 앉아 그런 마우스형 리모콘으로 공중을 휘저으며 타이핑을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제조사는 새로운 리모콘을 만들었으니 그를 활용한 몇가지 시도를 했지만 그 결과 사용자들은 그동안 아무런 불만 없이 사용하던 ‘TV 리모콘’을 집어 던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물론 꼭 그렇게 실패했던 사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TV에 시도되던 새로운 경험들 중 아주 인상적이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이 긍정적인제로 기억들이 있다. 예를 들어 ‘타임머신’이라 불리던 PVR 기능, TV에서 상영중인 내용을 항상 자체적으로 녹화하는 기능이다. 별도의 기기 필요없이 TV만으로 가능했던 그 기능은 법적인 이슈가 있긴 했지만 효용가치는 상당히 컸었다. 그 기능 때문에 잠시 화장실을 간다거나 전화가 와도 중요한 장면을 놓칠 우려가 없는, ‘방송’이라는 특수 상황을 제대로 공략한 경험이었다. 

     

    또한 LCD에 이어 OLED에 이르기까지 패널 기술의 진화와 경쟁을 통해 얻은 초박형 TV / 베젤이 없는 TV와 같은 경험들도 상당히 의미 있었다. 그로 인해 우리는 TV를 벽에 걸 수 있게 되고 훨씬 더 깔끔한 오브젝트로서의 TV를 집안 인테리어의 하나로 바라보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만 들었지만 수년간 TV에도 변화를 꾀하는 많은 시도가 있었고 성공한 시도들도 있지만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 사례들이 더 많았다. 그러기에 아직까지 다른 기기들에 비해 변화의 속도가 매우 더딘 것으로 느껴진다. 그렇다면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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