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97년이니까.. 벌써 10년이 넘었다.
(글을 쓰다보니 11년이 되었다는걸 깨달았다. 끔찍하다 ^^)
한참 복학생으로서 마지막 학기를 마무리하면서 취직을 준비하던 그 때...
한 기업의 스폰서쉽을 받아 휴대폰이라는 녀석을 처음 써보게 된 때였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최초의 PCS폰인
SPH-1100. 이 폰 기억하는 분들 많을 것이다.
거의 국민폰이었으니..
당시 삐삐 하나면 모든게 다 되던 그런 시절, 몇몇 친구들 중에는 '씨티폰' 이라는 발신전용 폰을 가지고다니는 녀석도 있었지만 언제 어디서라도 받을수 있고 걸수도 있는 이런 '
휴대폰'을 가졌던 나는 친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테니스 동아리였던 탓에 테니스코트에서 보냈던 시간이 많았는데
코트에서 짜장면을 시켜먹거나 동아리 사람들에게 급히 연락을 해야할때
이 '휴대폰' 이라는 절대적인 편리함을 친구들에게 경험하게 했던 때가 생각난다
상당한 크기의 대용량 배터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이 배터리는
SPH-2000 이라는 다음기종에도 계승이 되고, 이 SPH-2000 은 취직후 내가 기변하게 된 2번째 휴대폰이 된다
당시 거의 모든 휴대폰은 저런 덮개가 있는
플립방식이었고 전화가 왔을때 탄력있는 플립을 착 여는 손맛이 제법이었다 ^^
SPH-5000
당시 삼성 애니콜이 보여준 디자인의 역작이었다
우주인 모양같기도 하고..
플립과 폴더의 중간형태로 아마도
프리미엄 라인의 원류를 찾으라면 이 모델 정도가 시초가 아니었을까?
스타택을 제외한다면 단연 친구들에게 선망이 되던 그런 모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참 잘빠진 디자인이었던 바형
SPH-6300당시로는 굉장히 슬림한 모델이었는데 바형이 통하지 않는 한국 정서상 실패했던 모델이었다
뭔가 뚜껑이 열려야 제멋인듯한...
해외에서는 대부분 바형인데 왜 유독 국내에서만 바형이 통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던 기억이다
애니콜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폴더형을 내놓기 시작했었다
SPH-7000
당시 사장급이나 임원급 들은 모두들 이 폰으로 바꾸는 모습을 연출했던 그 폰이다
삼성전자로서도 모토롤라의 '스타택' 이라는 굴지의 폴더형 모델을 드디어 따라가는 모습을 갖추게 한 모델이다. (물론 지금은 모토롤라를 저만큼 넘어설 정도로 성장한 삼성전자이지만 이때만 해도 스타택의 디자인과 하드웨어는 국내 제조사들의 로망 정도였을것이다)
미팅을 나가도 이 폰 하나면 거의 제압할수 있었던 그때...
은근히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센스를 발휘하던 때다 ^^
또한 부모님께 이
'폴더형 애니콜' 이라면 최고의 선물이 되기도 했었다.
이런 모델들이 대략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의 모습이다
그때 당시 약 10년후에는 어떤 모습의 휴대폰을 상상했을까?
칼라폰은 기본일 것이고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화상전화폰?
SF 영화에서 보듯 컴퓨터처럼 작동하는 휴대폰?
지갑 대신 전자결제도 되는 그런 휴대폰?
개인적인 예상보다는 그런 폰들이 나오는 시간이 좀 느렸다
사실 IT 기업들의 높은 기술 수준을 보면 그런 폰들이 나온 시간이 이렇게 늦어졌을만한 타당한 사정이 있는 건 아닌것 같고... (99년이었나? 그때 삼성의 M1000 이라는 터치스크린 폰이 이미 나왔을 정도이니 ^^) 적당히 조금씩 조금씩 시장을 만들어가자는 암묵적인 카르텔 하에 전세계 휴대폰 메이커들이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휴대폰들을 천천히 시장에 내놓았을 거란 추측이 든다
암튼 그로부터 약 10여년후, 내 손안에 있는 휴대폰은 바로 이 '햅틱폰' 이며 브랜드는 여전히 '애니콜' 이다. 3,4년정도라도 브랜드를 유지하기 어려운 요즘 시장에서 참 오래되기도 했다.
솔직히 휴대폰에 버튼하나 없이 터치하나로 모든게 움직이는 그런 휴대폰은 10년전에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어느정도 수준의 기술들이 상용화되고 나면 그 기술에 더해 업그레이드되는 속도는 더더욱 가속도가 붙기 마련이라, 앞으로의 10년후는 더더욱 예상하기 힘든 것 같다.
지금은 아예 개념이 없어서 상상도 안되는 그런 기술이 나타나겠지...
앞으로 10년후..
내 손에는 어떤 폰이 놓여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