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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로지 게임만을 생각하는 닌텐도
    IT/IT Column 2008. 6. 3. 22:03
    닌텐도 코리아 방문..

    이런 자리를 몇번 경험하다보니 점점 취재를 하는듯한 태도가 되어간다
    자리 같이하신분이 저번에는 급기야, 'bruce님은 기자하셨으면 잘하셨을거 같아요' 라고 까지
    결코 듣기 좋은 말은 아닌것이 ^^  내가 좀 독사같아진건가 라는 생각도 들고 ㅎ

    아무튼 이날도 첫 질문을 생뚱맞게 끊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촛불집회에 대해 알고 계신지요?  한국 사람들이 무엇때문에 저러는지?"

    닌텐도 코리아는 예상과 달리 일본인 사장이었다
    통역을 통해 들은 코다 미네오 사장은 나의 첫질문에 조금 당황한듯 보였고, 이내 '잘 모르고 있다' 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조금은 실망이었다
    굴지의 외국기업들이 줄줄이 실패를 경험하고 나가는 시장이 우리 대한민국이기에
    그것도 외국인 사장이 코리아 오피스에 배정받아 와있다면 '한국인' 과 '대한민국'을 많이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적어도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나라를 평소에 이해하려했다면 촛불집회와 같은 큰 이슈는 접했을 것이고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려 노력한다면 왜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보이고 있는지 한번쯤은 생각했을거라는 데서 질문을 던진 것이었는데...



    그 얘기를 시작으로 닌텐도의 wii 와 NDSL 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한국시장 진출 계기가 게임진흥원의 초청이었다는 얘기는 다소 오해를 살수도 있는 부분이었지만 이해도 갈만 한것이 전세계 시장을 놓고 봤을때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한 대한민국 시장이 그리 우선순위에서 높진 않았을 것이라는 점..
    게임 진흥원의 초청은 단지 진출할 시장의 우선순위를 조금 높여주는 역할을 한 것이고 그런 다음 그래도 수익을 낼만한 시장이란 판단에 진출했다는 이야기... 적극적인 의지가 기대에 못미친 부분은 다소 김빠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사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였다

    암튼 한국시장에 대한 얘기, Copy Protection 에 대한 대책, 게임 타이틀들에 대한 의견 등을 나누면서 공개할 수 없는 전략이나 데이터들도 있었지만 나름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이곳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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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다 미네오  닌텐도 코리아 사장)

    1.닌텐도의 경쟁상대는 소니도, 엑스박스도, 나이키도 아닌, '게임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이다

    누구나 할수 있는 재밌는 게임을 통해 '게임인구의 확대' 가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지상 목표이며 이런 측면에서 닌텐도가 경계해야 할 것은 그런 경쟁사가 아닌 '무관심' 이라는 것
    꽤 멋진 말이다.
    어찌 보면 그럴싸해 보이기위한 미사여구로 보일수도 있지만  100여년동안 닌텐도가 보여준 게임에의 열정을 본다면, 그리고 닌텐도가 추구하는 게임 스타일을 생각해본다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2.R4 등 불법 복제 수단에 대한 대책은 거의 준비가 되었으며 곧 그 모습을 보여주겠다

    아무리 '일본'이라는, 정서적으로 특별한 관계일수밖에 없는, 그래서 조금은 우리가 해를 끼쳐도 우리를 정당화하고싶어지는 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R4 와 같은 불법 복제가 성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떳떳하게 웃으면서 얘기하기 조금 민망했다
    아무쪼록 저런 조치가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이처럼 권리를 가진 회사가 이렇게까지 다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성숙한 게임문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3.메이플스토리 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보다 써드파티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 특히 한국게임이 거의 없다는 지적에 대해 나온 하나의 사례이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거의 개발 완료단계에 있고 마무리 수정중이라는 얘기...

    기대된다.  
    메이플스토리를 필두로 한국의 게임사가 개발중인 타이틀은 60개정도가 진행중이라는 고무적인 얘기도 있었다


    4.슈퍼마리오 클럽이란게 있다

    나도 몰랐던 사실인데 미스터광님의 질문때문에 알게 된 부분이다
    닌텐도 내부에는 개발된 게임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1차 테스트를 진행하는 테스터들이 있는데, 그들은 '슈퍼마리오 클럽' 이라 불리우며  게임에 대해 거의 잘 모르는 문외한에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남녀노소가 다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닌텐도의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자칫 뭔가를 테스트하는 사람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하기 십상인데, 기본적인 회사의 미션에 충실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5.휴대폰 게임같은 것은 만들 계획이 없다

    뷰티폰이나 햅틱폰처럼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터치스크린폰을 쓰면서 든 생각이다
    아직은 완성도가 아쉬운 터치스크린폰 내장 게임들을 보면서... '닌텐도가 만든 게임들이 이런 터치폰에는 제격일텐데'라고 생각했었기에 했던 질문...

    닌텐도는 휴대폰과 같은 기기를 위한 게임을 만들 계획은 전혀 없다는 대답이다
    기나긴 기간동안 최적의 게임만을 고민해 온 닌텐도로서는
    게임S/W 뿐만 아니라 게임기 H/W 도 게임을 즐기기위해 최적화된 게임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고, 휴대폰이란 기기는 전혀 게임을 즐기기 좋은 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나 배터리 등등 이유) 그쪽을 개발할 생각은 전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것

    개인적으로 기대했었는데 아니라니 아쉽긴 하지만,  오로지 첫째도 게임, 둘째도 게임, 셋째도 제대로 된 게임만을 생각하는 닌텐도의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처럼 닌텐도는 이것저것 다양한 사업분야 중 하나로 게임을 가지고 있는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달리 정말로 '재밌는 게임'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
    게임을 위한 최고의 H/W 를 가지고 가장 원초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

    그런 것을 믿고 있고, 게임은 굳이 통역이 필요없는 만국 공통어라는 그들의 표현대로 전세계를 향해 그런 것들을 아주 잘 설득해가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촛불집회를 모르고 있다는 데서 온 첫인상의 실망스러움은
    오로지 최고의 게임만을 위해 충실한 노력을 한다면 굳이 한국민의 특수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날 미팅을 마치고 나오면서는 어느덧 사그라들고 있었다.



    -> 이에 대한 신문기사는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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