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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만 더 긴장하라, 캐논코리아
    IT/IT Column 2008. 5. 25. 22:44
    디지털이 난무하는 이런 시대에 아직까지 필름 클래식 카메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내게 캐논은 그렇게 최고의 브랜드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과거 클래식 카메라 시대에 캐논은 그다지 주목받는 카메라 제조사가 아니었다

    과거 니콘, 라이카, 펜탁스, 콘탁스 등의 명성과 기술력을 그다지 넘지 못한채 전전긍긍했던 캐논이 EOS 시리즈를 기반으로 필름카메라로서 두각을 받은 것이 그리 오래전이 아니기때문에 내게 캐논은  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로 각인되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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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지 않은 세월이지만  전세계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위치를 이루기까지 캐논은 다른 어떤 경쟁사보다도 노력했을 것이다
    막대한 R&D 투자 및 시장을 보는 힘, 마케팅 전략, 그리고 디지털 세대로의 과감한 결단 등 거의 모든 면에 있어 경쟁사의 그것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재의 캐논을 만들어왔다

    과거 열등 기업이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왕좌를 차지하는 다른 기업 사례와 마찬가지로 그간 캐논에서 일하던 임직원들의 피땀어린 노력은 무한한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런 캐논과 며칠전 간담회를 가졌다.  (물론 캐논 본사면 좋겠지만 캐논 코리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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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째를 맞고 있는 캐논코리아 (과거 LG상사와 결별하고 직접 한국본사를 설립한 캐논)
    그중에서도 캐논코리아 컨슈머 이미징 이라고  카메라와 프로젝터, 일반용 포토프린터 등을 담당하는 회사분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약간 놀라면서 인상적이었던 사실은, 캐논이 생각보다 무지 큰 기업이었고 기술개발(R&D) 에 무척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이었다는 점이다

    캐논 전체 연매출은 약 44조로 우리나라의 LG전자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일본내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5위라고 하니 얼마나 기업가치가 높은 알짜배기 기업인지를 알 수 있다
    '최상의 Image Quality' 를 모토로 이 부분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캐논, 그 클리어한 미션답게 그 미션을 위한 R&D 투자는 놀라웠다.  전체 매출의 약 8% (44조원이 연매출이니 약 4조원 정도) 를 매년 R&D 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 결과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프린팅 관련 기술특허를 비롯하여 미국내 기술특허 출원에서도 항상 1위인 IBM을 제외하고는 2위 내지는 3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바로 캐논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재의 모습은 왜 캐논이 지금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지를 사후에라도 증명하고 있는 것이었으며 경쟁사가 하루아침에 극복할 수 없는 굳건한 아성을 앞으로도 가져갈 것이라 느낄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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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우측, 어디서 많이 뵌분이다 했는데  홈쇼핑 호스트로도 자주 등장하셨던 캐논코리아 윤우석 님 ^^)

    다른 기업들처럼 무리한 사업다각화를 하지 않고  다른 분께서 표현하셨듯이 '이미지' 라는 분야 하나에 대대로 지켜온 '장인정신' 을 가지고 꾸준히 본업에 충실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 분야에만 조예가 깊은 분들이 다른 분야에는 약하고 그 다른 분야들과의 교류에는 인색하듯, 캐논도 자칫 그럴수 있지 않을까?

    내 가장 큰 의문은 그 부분이었다

    개인적인 예상을 해본다면, 수년내 전세계 카메라 시장을 석권할 브랜드로  캐논도, 니콘도 아닌 'SAMSUNG' 을 꼽을 것이다
    꼭 우리나라 브랜드라서 그런건 아니고 삼성과 소니같은 디지털 강자를 꼽겠다는 이야기.. 소니는 최근 여러모로 삼성전자에 조금씩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소니보다는 삼성을 꼽았다


    과거 필름카메라 시절에는 카메라의 메카니즘 (노출/화각 등) 을 책임지는 영역 (카메라 제조사) 과 이미지 결과물의 퀄리티를 책임지는 영역 (필름 회사) 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다
    바디 자체는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만을 결정해서 필름에 전달해줄 뿐, 이미지의 색감이나 감성은 모두 어떤 필름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달라졌었단 얘기다.
    물론 카메라에 달린 렌즈의 특성과 코팅에 따라 이미지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필름이 영향을 주는 범위의 크기에는 비할바가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로 넘어오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디지털 이미지의 퀄리티를 코닥이나 후지, 아그파와 같은 과거 필름회사들이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필름' 에 해당하는 CCD/CMOS 를 소니나 캐논 등 필름회사가 아닌 곳에서 거의 공급하고 있고 바로 그 회사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어내다보니...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이 직접 이미지 프로세싱 로직까지 개발하면서 end to end 를 책임져버리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캐논이나 니콘, 펜탁스, 콘탁스, 리코 등 전통적인 광학회사들도 광학기술에 자신의 영역을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되었고, 소니나 삼성, 파나소닉과 같이 광학기술엔 젬병이지만 디지털 분야에는 자신이 있는 '가전 회사' 들도 광학 전문회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어내고 있는, 큰 두 축의 대결구도가 생긴 것이다

    이 두 축...
    누구에게 더 유리할까...

    내가 삼성이나 소니를 캐논이 가장 두려워해야할 경쟁상대로 뽑은 이유가 바로 후자의 세력에 좀더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요즘 소위 똑딱이라고 불리우는 컴팩트 카메라 외에도 DSLR 도 놀이공원 등지에서 너무나 많이 볼수 있을 정도로 가정에 쉽게 보급이 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카메라도 이미 가전제품이 되었다 라고 보여진다
    과거 필름 수동 SLR 카메라는 사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꽤 어려운 기계이기도 해서 보급에 상당한 한계가 있었지만 디지털 SLR 은 더이상 그렇지 않은 것 같다.
    PMP를 다루듯, 휴대폰을 다루듯, 사진에 대한 지식이 크게 없더라도 그저 매뉴얼을 참고하면서 자동으로 찍으면 된다.  자동으로만 찍어도 대충 만족할만한 사진이 나오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디지털'의 특성상 '해보는것' 에 대한 비용이 없다보니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금새 찍는 사람은 진화하게 된다.   휴대폰을 많이 써보면서 적응한 사람들이 아주 쉽게 휴대폰을 다루는것처럼 말이다

    워낙 카메라들의 자동 메커니즘이 잘 되어있어서 사진의 원리에 대한 기초지식이 그다지 없어도 큰 불편없이 사진을 찍을수가 있다

    그리고 과거처럼 암실에서 약품을 써가며 후보정과 프로세싱을 했던 것과 달리, 디지털이다보니 현상과 후보정에 있어 발전속도는 가공할만큼 빠르고 쉬워지고 있다
    포토샵처럼 어려운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진용 소프트웨어들이 앞다투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과거 카메라 전문회사들이 가지고 있던, 사진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던 '광학 기술'이라는 장벽이 상당히 낮아진 상황이다.
    그나마도 삼성이나 소니, 파나소닉 등 광학기술이 약한 회사들이 각각 걸출한 광학기술 보유회사 (펜탁스/슈나이더, 칼짜이스,라이카 등)  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기술적인 장벽 이슈도 이미 극복한 모습이다

    즉, 이제부터는 또다른 기능, 디지털적인 benefit 의 싸움이 될것이다
    소형화/경량화 싸움이나 표준 포맷 싸움, 초고급 기술 싸움 등도 계속 발생하겠지만 이미 일반 이용자들에게 가전처럼 보급되버린 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는 이제 좀 더 다양한 이슈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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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모리카드에 저장하는 번거러움 없이 내장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되서 홈네트워킹 기술을 통해 바로 원하는 PC 나 저장장치로 이동하는 경우...
    • 산과 들로 출사를 나가서도 DSLR을 꺼내 급히 박지성 경기를 DMB 로 시청하거나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mp3 를 듣는 경우...
    • 카메라로 찍은 고화질의 사진을 휴대폰과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여자친구에게 MMS 를 전송하는 경우...
    • IP기반 통신으로 유치원에서 놀러간 놀이공원에서 자식들의 사진을 유치원 선생님들이 찍는 즉시 부모들이 집에 있는 TV 나 PC를 통해 바로바로 사진을 감상할수 있는 경우...


    위 사진은 이날 제공된 맛있는 저녁도시락이었다
    그 중에서도 닭가슴살 샐러드가 제공된 것이 상당히 맘에 들었었는데...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더이상 배만 부르게 하는 식사를 넘어  웰빙과 기호에 맞는 선택적 식사를 하듯, 카메라도 이젠 더이상 사진만 잘나오면 되는 기본적인 니즈를 넘어 위와 같은 다양한 컨버전스의 니즈에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 뜻에서 필자는 그런 가능성을 삼성에게서 가장 찾고 있는 것이고,
    장인정신.. 물론 좋지만 너무 '이미지 퀄리티' 에만 집중한 채 canon 의 어원처럼 '관음'보살마냥 속세를 떠나 또다른 시장 흐름을 소홀히 한다면 (물론 canon 이 그럴리는 없지만) 과거 최고의 자리에 있던 Nikon 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CANON, 조금만 더 긴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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