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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Photo

아들을 통한 인생 복습


딸아이를 키울 때와는 또 다르다.
단순히 키우는 재미 이야기가 아니라 2세의 모습을 보며 어떤 것들이 보이고 어떤 점들을 느끼느냐가 많이 다르다.

딸아이를 보고 있으면 전혀 안닮았음에도 와이프의 모습이 반, 그리고 여성화된 내 자아의 모습이 반 이렇게 담겨있음을 본다. 거기에 이기심이라는 소스가 가득 뿌려져있지만 ㅋㅋ
암튼 그렇기에 실제로 딸아이를 키우다보면 아빠로서 신기하게 여성으로 승화된 자신의 DNA를 보며 갸우뚱하기도 하다가 실제 와이프와의 연애시절도 떠올라 딸아이와 밀땅을 하고 있는 모습도 발견한다.

딸키우는 재미가 여럿 있지만 커가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이 특유의 밀땅과 긴장감도 그 재미에 한 몫 하는 것 같다.

그에 반해 아들녀석은 아직 어려서인지 미성숙된 아빠의 자아를 가득 담고 있는 녀석으로 보인다. 내가 별로 안좋아하는 내 자신의 모습을 그 어린 나이에 벌써 보이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전혀 보여준 적이 없는 작은 부분마저 나를 따라하고 있는 모습에 딸과는 다른 동질감을 분명 느끼기도 한다.

애써 엄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면서도 측은한 동정심마저 들면서 껴안게 되는 것이 아들이라는 존재인 것 같다.

몇십년만에 야구글러브를 사면서 또 드는 생각... 내 2세가 아닌, 마치 어린 나를 키우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저 통과의례같는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캐치볼을 주으러 가면서 나눌 수 있는 작은 대화, 남자들끼리만 가질 수 있는 작은 비밀같은 것을 이녀석에게 선물하는 느낌이 상당히 남달랐다. 그리고 그게 bruce jr.가 아닌 little bruce 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아빠들은 이렇게 아들을 통해 또한번 인생을 사는, 그런 '투영'을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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