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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과 알파고,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다
    IT/IT Column 2016. 3. 7. 12:16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 와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다.

    이세돌이 자신하는 것처럼 싱겁게 끝날 수도, 혹은 그동안 엄청난 머신러닝을 통해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알파고로 인해 많은 고전을 할 수도 있다. 흥미진진하긴 하지만 아직은 그래도 인간이 이겨주길 하는 바람이 마음 속에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세간이 주목하는 것처럼 누가 이기느냐 하는 건 사실 중요치 않아 보인다.

    필자는 그런 승패가 아닌 이런 승부가, 이런 싸움이 되는 이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이세돌 9단이 구글의 딥마인드가 만든 알파고를 그리 어렵지 않게 물리쳤다고 하자. 그렇다고 '이것봐, 아직 인공지능은 인간한테 안돼'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까?


    이번 승부로 인해 인간 대 인공지능의 대결 가능성을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자, 바둑이라는 세계에 있어서 이세돌 9단의 지능이 그냥 '인간'을 대변한다고 보기엔 많은 무리가 있다. 적어도 바둑에 있어서 이세돌 9단의 지능은 전 세계 인류의 0.001% 보다도 높을 것이다. 체스보다도 훨씬 더 복잡한 수와 경우가 있는 바둑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수를 내다보고 연산하며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데 있어 보통 인간들과는 차원이 다른 지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이세돌일 것이다.


    이번에 알파고가 바둑에 있어서는 수퍼지능과 대결하는 것이지 냉정하게 보면 보통 인간과 대결하는 것이 아니다. 


    주목할 것은 승패가 아니라 이런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이다. 

    알파고가 판후이 2단을 가볍게 물리쳤을 때 이미 보통 인간의 연산지능은 멀찌감치 따돌렸다고 봐야 한다. 물론 바둑에 한정된 세계이기에 이런 판단도 무리일 수 있지만 이런 학습으로 강화된 연산과 판단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합쳐져서 하나의 인공지능이 되는 것은 기계에 있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승패를 떠나 인류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사건이고 엄청나게 달라질 미래를 목도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제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인공지능들이 출현할 것이고 이는 통합되어 나갈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사람이 할 게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솔직히 일자리가 과연 인공지능으로 인해 줄어들지는 확신을 못하겠다. 잘 제어된 시스템으로 받아들이면 그로 인해 인간이 옆에서 해야 하는 일들 또한 전과 다르게 생길 수도 있고, 인공지능이 일으키는 다양한 부작용과 보완되어야 할 일에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투입될 수도 있다. 이 쪽에 대한 생각은 일자리가 줄어든다기 보다 인간 존엄성 이슈를 좀 더 심각하게 보는 편이다. 


    이런 '존엄성 이슈'와 함께 앞서 얘기한 대로 그 '부작용'이 사실 큰 관건이다.

    머신 러닝을 통해 학습된다는 것은 점점 인간이 만든대로 그 feature가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것이고 당연히 인간 제어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과연 이런 인공지능의 진화에 대해 인간들의 제어가 완벽하게 될 수 있을까?


    길거리 청소를 담당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오로지 길거리를 청결하게 해야한다는 목표로 인해 그 목표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환경에 학습을 하며 어떤 반응을 하게 될지 인간은 확신을 할 수 없고, 그 환경 안에 인간도 포함되어 있기에 생명도 충분히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과도한 경쟁'과 '네트워크 시대'라는 것에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기계에도 인공지능과 학습이 들어가면서 업체간 과도한 경쟁을 하다보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로직(logic)이 적용될 여지가 충분하고 도덕적으로 허용되어야 할 리스크를 금새 넘어설 것이다. 그렇게 부작용을 일으킨 인공지능은 네트워크 시대로 인해 인간이 완벽히 차단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지경으로 가버릴 수도 있다.



    이번에 알파고가 쉽게 지든, 어렵게 지든, 만에 하나 이세돌을 이겨버리든,

    인공지능과 인간의 간극이 좁혀졌다고 떠들 일이 아니다. 특정 분야긴 하나 이미 인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은 많은 기회와 함께 엄청난 재앙의 출발이 될 수도 있다는 경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속도는 앞으로 엄청나게 빠를 것이다. 언제까지 이세돌이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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