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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레이팅(zero-rating)을 둘러싼 쟁점, 미래 서비스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IT/IT Column 2018. 2. 13. 07:33

    통신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오른 제로레이팅 이슈를 바라봐야 하는 뷰포인트에 대해 글을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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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뿐 아니라 유럽 미국에서도 통신사업자 및 인터넷 서비스/플랫폼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zero-rating (제로 레이팅) 이슈가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주재로 지난 4월 제 11차 ICT 정책 해우소에서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이 제로 레이팅 의제 또한 논의되었다. 사용자와 통신사업자, 서비스/플랫폼 사업자와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이해관계자들의 얽힌 이슈가 있고 사업자들의 규모에 따른 찬반 대립 또한 뚜렷해서 쉽게 결론이 내려지긴 어렵다.


    해외에서도 이 이슈에 대해 '망중립성'이라는 기준 잣대에 의거해서 제로 레이팅을 허용하지 않는 규제를 수립했다가도 최근 또 그런 규제를 일부 해제하는 등 과도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연 제로레이팅 이슈가 모두가 인터넷에서는 평등해야 한다는 망중립성 원칙 한가지 기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하는지, 미래 네트워크와 서비스 환경 및 경쟁환경을 고려한 좀 더 다양한 뷰포인트를 짚어봐야 할 것이다.


    그간 제로레이팅을 둘러싼 이슈 논의와 최근 움직임을 정리하면서 앞으로 변화할 환경에 좀 더 공론화되어야 할 부분들을 살펴보고 해결을 위한 방향에 대해 얘기해본다.



    I. 제로 레이팅의 개념


    특정 서비스에 대한 네트워크 비용 무과금 또는 할인 제공


    제로 레이팅(zero-rating)이란 쉬운 예로 멜론이나 지니와 같은 음악 서비스를 보면 된다.  멜론 정액제 같은 요금상품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음악을 스트리밍 받는데 소요되는 데이터 비용은 따로 지불하지 않고 그 정액제 안에서 멜론을 네트워크 비용 걱정없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제로 레이팅의 예이다.


    통신사업자들의 자체 서비스 뿐만 아니라 특정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망사업자와의 제휴 등을 통해 이런 특별한 망사용료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바로 제로 레이팅이 적용된 예이다. 이 때 망 사용 비용을 사용자 (end user)로부터 걷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사업자에게 부과를 하거나, 사용자에게 부과하더라도 할인된 상품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제로레이팅 서비스의 유형>


     

    제로 레이팅 유형

    설명

    1

    통신사 전략 서비스

    보통 망사업자가 자사 고객만을 위해 전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네트워크 비용을 추가로 부과하지 않는 경우

    예) Telco의 TV,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

    2

    무료 서비스/컨텐츠

    마케팅/시장 개척을 위해 서비스사업자가 비용부담을 하고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나 컨텐츠

    예) Facebook의 zero 서비스, 구글의 Free zone 등

    3

    정액제 상품

    네트워크 비용이 서비스 요금과 함께 번들링되어 제공되는 정액형 서비스 상품

    예) 다음카카오팩, 멜론 정액형 상품 등

    4

    지원 시스템형 무과금 서비스

    내부 시스템형 서비스 혹은 고객지원형 서비스를 위해 무과금으로 서비스하는 형태

    예) 고객센터, OSS/BSS 등

     


    국내에서도 사실 이런 제로 레이팅의 예는 과거에서부터 존재해 왔기에 생소하지 않다. 특히 과거 피처폰 시절을 생각하면 무선인터넷으로 특정존에 접속하면 무과금이 된다거나 하는 프로모션들을 많이 접했다. 최근에도 특정 쇼핑몰을 휴대폰으로 사용시 네트워크 비용은 무과금 혹은 할인이 적용된 정액제로 이용할 수 있는 예들이 많다.


    최종 사용자들은 이런 제로 레이팅 서비스를 통해 분명 네트워크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당장 그렇게 보이기는 하나 경쟁에 대한 왜곡이나 사용자의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는 측면을 생각하면 꼭 혜택으로만 바라봐야 할 이슈는 아니다.


    II. 제로 레이팅 추진 사례와 규제 사례

    이런 제로 레이팅을 놓고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있기에 추진과 허용, 중단과 규제라는 상반된 움직임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 그 논란이 되는 큰 시각차이는 제로 레이팅이 가진 마케팅적 가치와 망중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이다. 다른 논점들은 뒤에 더 자세히 이야기 하겠지만 end user가 혜택을 느끼기에 이를 마케팅적 가치 및 사회적 가치로 활용/허용해야 한다는 쪽과, 제로 레이팅이 가진 심각한 망중립성 훼손 가능성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런 움직임에서 탈퇴하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간단한 서비스 외에, 화두가 되고 있는 제로 레이팅 서비스의 주요 추진 사례와 규제 사례를 살펴본다.

     




    페이스북의 internet.org


    Internet.org는 사이트 URL이 아니라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름이다. 페이스북이 2013년 발표를 통해 에릭슨, 퀄컴 등 통신장비 업체,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사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 나라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고 싶어도 여러가지 부담으로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인터넷 일부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Internet.org 서비스는 오픈된 인터넷이 아니라 facebook과 facebook 메신저, 위키피디아, BBC뉴스, 빙(Bing)검색 등 이 프로젝트에 동참한 일부 서비스만을 제한적으로 쓸 수 있게 한다. 인도나 나이지리아 등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국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40여개국에서 제공되고 있다. 브라우저가 탑재된 피처폰을 통해 이 internet.org 서비스들에 접속할 수 있고, 스마트폰의 경우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들에 한해 무료로 이용해볼 수 있기 때문에 마냥 환영받고 파급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러한 시도들이 망중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웹 창시자 팀 버너스리의 언급과 함께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 internet.org와 같은 시도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구글 검색조차 되지 않는 일부 서비스라는 불만여론은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 실제 작년부터 인도에서는 제휴를 맺은 망사업자와 Times Group을 비롯한 서비스 파트너들이 internet.org를 탈퇴하고 있다. 


    Google의 Free zone


    구글의 Free zone 역시 인터넷 서비스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국가에 인터넷을 보급하는 목적을 표방하고 있다. 2012년 발표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지메일을 포함해 구글 검색 및 Google+ 등 자사 서비스들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망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필리핀, 스리랑카, 나이지리아나 인도 등에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구글의 이런 시도 역시 일부에서 망중립성에 대한 이슈로 강한 반대의견에 부딪히고 있다. 칠레의 통신청(SUBTEL)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들을 망중립성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금지시켜 2014년 6월부터 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칠레뿐 아니라 캐나다, 네덜란드 등에서도 규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인도의 Airtel Zero와 Flipkart


    인도 통신사인 Bharti Airtel에서 2015년 4월 제로 레이팅 프로그램인 Airtel Zero 플랫폼을 런칭했다. 이 Airtel Zero 프로그램에 참여한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들은 네트워크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대신 해당 서비스 사업자가 Bharti Airtel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인도판 알리바바로 불리며 기업가치가 18조원에 육박하는 인도의 e-commerce 기업 flipkart이 이 Airtel Zero 프로그램의 제휴 파트너가 될 것으로 이야기 되었으나 결국엔 제휴 취소를 통보했다. 제로 레이팅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부담으로 느낀 것이다. Flipkart 외에도 제휴를 체결했던 인도의 많은 인터넷 회사들도 망중립성 지지를 선언하며 탈퇴 러쉬에 동참했다.


    제로 레이팅을 두고 상반된 유럽과 미국의 입장


    최근 제로 레이팅을 두고 유럽과 미국은 다소 상반된 분위기다. 망중립성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예로부터 강했던 미국은 여전히 그런 입장에서 제로 레이팅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제로 레이팅 사안별로 검토하겠다며 약간의 유연성은 엿보이지만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반면 위에서 언급했듯 제로 레이팅 규제를 선언하며 제휴 파트너들의 탈퇴도 일어나긴 했지만 최근 유럽의 분위기는 이 제로 레이팅을 허용하고 있다. 망중립성에 대한 입장과 선택을 망사업자와 서비스 기업들에 맡기고 있는 것이 유럽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피처폰에서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에서부터 최근 다음카카오팩의 사례에 이르기까지 제로 레이팅 유형의 서비스를 규제한 적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망중립성의 원칙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공정경쟁과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지 않는 망중립성 범위 안에서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를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지금 논의가 재점화되는 이유도 지금 묵인되고 있는 제로 레이팅 서비스들이 저런 기준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또는 어떤 경우에도 망중립성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상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III. 제로 레이팅 이슈를 둘러싼 찬반 의견

    이처럼 각 대륙별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제로 레이팅 이슈. 단순히 망중립성 원칙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다양한 사례에서 보듯 마케팅적 가치와 사용자 혜택도 담고 있어 Win-Win 플랫폼으로서의 의의도 보인다. 이 제로 레이팅 이슈를 둘러싼 찬성과 반대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정리해본다.

     

    찬성 진영 의견

    반대 진영 의견

         Win-Win 플랫폼이다
    망통신사(MNO)는 고객 Lock-in을 할 수 있고 고객은 비용부담을 덜 수 있는 윈윈 플랫폼이라는 것

         소비자 니즈가 분명 있다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택의 기회는 당연히 주어져야 한다

         비용이 투입된 한정된 재화이다
    ‘주파수’는 많은 비용이 치러진 한정된 재화라 무제한 탑승이 허용되선 안된다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신규 서비스나 가입자 확보가 필요한 경우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무선 트래픽 관리에 효율적이다
    자칫 폭발적인 무선 트래픽 혼선으로 치달을 경우 조절이 가능하다

         망중립성에 위배된다
    보상이 있다고 해서 차별적인 조치를 한다면 비정상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공정경쟁을 저해한다
    자본력이 있는 사업자들이 크게 유리해지면서 공정경쟁이 어려워진다

         혁신에 걸림돌이 된다
    신규 서비스를 내놓는 스타트업들이 죽는 등 혁신적 모델 탄생이 어려워진다

         결국 소비자가 불리해진다
    소비자의 선택권 자체를 훼손하는 행위이며 당장은 부담없는 이용으로 보이지만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를 향할 것

         인터넷에는 하나의 룰이어야 한다
    이미 더 커진 무선에서도 유선과 같은 룰을 적용해야 한다

     



    제로 레이팅 이슈를 두고 찬성과 반대를 이야기 하는 양쪽 모두 수긍이 가는 이유들이다. 제로 레이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주로 사용자의 니즈와 마케팅적 활용 가치를 비롯해 전체적인 사회의 편익을 증진시킨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망중립성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가 그렇듯 훼손될 경우 비정상적인 시장왜곡이 생긴다는 이유이다. 한쪽이 다른 한쪽의 생각을 부정한다기 보다 반대편이 주장하는 가치를 인정하긴 하지만 자기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양새다.


    유럽과 미국이 최근 이 이슈를 두고 상반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듯 이것은 정책적인 이슈이다. 특정 사업자에 특혜가 될 수 있는 그런 네트웍 컨트롤을 망사업자가 임의로 할 수 있다면 망중립성 훼손도 훼손이지만 분명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이 두 진영에서 이야기하는 가치들이 절대 공존할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


    IV. 이슈를 바라봐야 하는 중요 뷰포인트

    이 이슈에 대해 좀더 합리적인 합의 가능성을 찾고 그를 통해 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범위를 업계와 사회전반에 제시하기 위해서는 타당한 뷰포인트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이슈를 어떤 포인트로 바라봐야 하는가에 따라 현재 팽팽한 양쪽 의견에 좀 더 유연한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다시 공론화되고 있듯이 사회각층의 뷰포인트와 의견을 나눠야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중요 뷰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정책(policy)으로서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먼저, ‘정책’이라는 것이 가져가야 할 기본 방향이다. 이 제로 레이팅 허용 여부가 정책적 이슈라고 하면 이 ‘정책’이라는 것이 가져야 할 기본 가치에 따라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정책이라는 것은 사회편익을 ‘공정하게’ 최대화해야 한다


    이용자의 혜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사회편익을 증진시키진 않는다. 특정 정책으로 인해 최종 소비자는 혜택이 있지만 참여 기업의 편익이 크게 줄어든다거나 심한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 좋은 정책과는 멀어진다. 각 참여자간 편익의 중간에서 최대값을 찾을 수 있도록 조절이 가능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키가 ‘공정경쟁’이다. 마냥 사용자의 비용부담이 줄어드는 편익이 있다고 무작정 제로 레이팅을 허용해버리고 그런 생태계에 참여가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배려가 없어서는 안된다.


    이용활성화를 추구하되 합리적 자원 관리를 고려한 정책이어야 한다


    특히 통신망 위에서 창조되는 서비스는 활발히 이용되는 만큼 더 크게 늘어나면서 더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용활성화 차원은 매우 중요하다.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플랫폼이라면 당연히 이용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장려하되, 이 정책으로 인해 과도한 경쟁으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무선 네트웍이라는 한정된 자원이 모두의 것이니 누구나 마음대로 쓰는게 맞을까? 우리는 여기서 망중립성(Net Neutrality)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도로나 교량에서 어떤 차량이든 헤비한 트레픽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는게 맞는지, 도로 파손 등 사회적 비용 초래나 그런 헤비한 트래픽으로 인해 소방차나 앰뷸런스가 오가지 못하는 상황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려할 부분이다.  


    특정 사업자를 유리한 지위로 만들어주는 정책은 안된다


    정책으로 인해 특정 사업자가 big brother처럼 된다면 절대 안될 것이다. 제로 레이팅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도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망사업자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게이트 키퍼 (Gate Keeper)처럼 되는 것이다. 제로 레이팅을 통해 제휴 파트너들과 그렇지 않은 파트너들 사이에서 트래픽을 제한하고 늦추고 하는 등 게이트 키핑을 가능하게 해버리면 그로 인해 모든 가치들이 불공정하게 배분되고 왜곡되는 것이다. 제로 레이팅이 어느 정도 허용되더라도 이런 게이트 키핑의 가능성은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미래 서비스와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모든 환경은 변한다. 미래 네트워크 환경도 진화하면서 서비스와 사용경험 또한 많이 변화할 것이다. 제로 레이팅 이슈를 해결하려고 할 때 이런 근미래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급속하게 변하는 환경에서 자칫 근시안적 가이드라인으로 국내 산업발전과 다양한 가치 창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통신 네트워크처럼 모든 ICT형 서비스의 근간이 되지만 비용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기반 인프라는 그 위에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시작되고자 할 때 장벽이 낮아져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초고속 유선망에 대한 사용비용이 크게 낮아지면서 비로소 IPTV 스트리밍 사업들이 빛을 봤고 무제한 무선데이터 요금제와 같은 상품이 나오면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기반의 수많은 서비스들이 창궐하기 시작했다. 5G와 같은 광대역 네트웍에서부터 IoT, 소물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보다 더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서비스 등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정책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업계의 진화를 좌우하는 정책이 미래 환경에 적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Connected Car 가 하나의 예가 된다. 종합 정보기기이자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의 가능성을 모두 가진 것이 자동차라서 조만간 위치 기반 rich한 정보뿐 아니라 음악/영화와 같은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등 데이터 트래픽이 매우 커질 것이다. 스마트폰에 이어 가장 굵직한 스마트 혁명이 예정되어 있는 이 자동차에서의 커다란 에코시스템을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기반이 되는 네트웍 레벨의 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Connected Car 에서의 헤게모니를 쥘 플랫포머가 누가 되던지 광대역 망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한정된 무선 자원을 소모하는 것에 따르는 부담을 일정 부분 감소시켜야 하지 않을까? 끊임없이 이동하며 데이터 통신을 하는 개인 전기이동수단이나 홈(home)을 넘어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을 필요로 하는 작은 웨어러블/컨트롤러 등 Internet of Everything 환경 역시 망중립성과 제로 레이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 어떤 개입이나 배려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망중립성은 다소 올드한 해석일 지도 모른다.


    V. 해결을 위해 추진되어야 하는 사항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주제들이 물과 기름과 같은 관계가 아니라고 표현했듯이 합리적인 정책적 합의가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공정경쟁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서 위에서 말한 미래 서비스 환경변화에 맞게 새로운 서비스 탄생과 이용을 활성화하고 그를 통해 사회편익을 증진시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의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도 가진 자의 독식이 되지 않게 제도적 보완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누구나 제로 레이팅을 활용할 수 있게 오픈해서 게이트 키핑 여지를 최소화하고, 대신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한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3개월이면 3개월 이렇게 기간 제한을 두는 것도 방법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누구나 3개월까지는 마케팅 플랫폼으로써 활용하면서 가입자를 확보할 기회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망사업자 역시 특정 망사업자만 특정 서비스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독점적인 제로 레이팅을 하지 못하게 가이드라인을 해놓는 것이다. 즉 제로 레이팅 프로그램은 국내 모든 망사업자들이 공통으로만 진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로 나올 수 있는 한 예만 든 것이고, 이런 정책 후보안들이 많이 나와줘야 하는 단계이다. 지금처럼 이슈에서 고려해야 할 미래 환경변화와 각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등을 나눌 수 있는 공청 세미나는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고, 그 이후에는 위에서 말한 환경변화나 정책이 가져가야 할 가치 하에서 다양한 합의점을 도출할 정책 아이디어들이 필요하다. 그 단계에서는 이해관계자들 회의로 도출할 것이 아니라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오픈 이벤트로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크라우드를 통해 다양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그 이후 투명한 논의를 통해 정책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갈등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합의점을 찾아가라고 정책 입안자들이 있고, 그들이 이런 이슈에 대한 스마트한 합의 포인트를 만들어 낼 때 분명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하고 진화한다. 제로 레이팅 논의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는 것 자체가 시대 환경이 변하면서 제도적 보완이 다시 필요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새로운 ICT 서비스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시도되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합리적인 정책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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