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 들어
잃어버렸던 좋은 습관들을 다시 가져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많이 기록하자는 것,
많이 읽고 생각하는 것들을 노트에 기록해나가면서 보다 가치있게 정리하자는 것입니다.
그냥 흘려버리는 것들도 노트에 적다보면 그 생각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만년필이 있습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진지하게 만드는 매력이 만년필에는 있더라구요
역시나 제법 오랜 기간동안 제대로 활동을 안하던 까페가 있었습니다.
다음 까페...
거기서 거의 유일하게 제가 가는 곳인 '펜후드'
꽤 오랜 동안 거의 유령회원처럼만 있었는데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만년필과 노트에 대한 다짐을 하다보니 다시 두드리고 있죠 ^^
오늘 (토) 펜후드 번개가 있습니다.
회원분들께서 많이 바쁘실텐데도 저같은 초심자(?)들을 위한 번개를 꾸준히 열어주고 계십니다.
용기를 내서 처음 가봤네요
종로에 자리잡은 언더24 까페
토요일 오후 4시부터인줄 알고 편집 작업을 하다가 뭔가 싸아~해서 다시 공지를 보니 3시부터더군요 ㅎㅎ
부리나케, 하지만 용모는 단정히(?)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만년필을 챙겨서 나갔습니다.
그래도 별로 안추운 날, 볕이 꽤 좋던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대략 열분 정도의 펜후드 회원분들이 계셨고
나중에는 거의 스무분 가까이 오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게 적은 숫자라고 하시더군요.
연초여서 그렇지 평소에는 더 많이 참석하신다고...
잠시 있다보니 그러겠다 싶더라구요
정말 열정이 대단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제가 그 곳 까페에 3시간 반 정도 머물렀는데, 그 시간 내내 만년필과 필기도구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열정적으로 나누시더군요. 저는 처음이라 주로 듣는 입장이었지만,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앉자 마자 혹시 점검해드릴 펜 없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사실 체크해보고픈 만년필이 있었는데... 내심 어떻게 봐달라고 부탁하지 고민이었거든요 ^^
그럴 거라는 걸 배려해주신 회원님 (곰돌이님) 께서 먼저 얘기를 해주시니 아주 편하게 한번 봐주시길 요청드렸습니다.
자꾸 헛발질을 내는 제 P145 녀석이 과연 이상이 있는 녀석인가 싶어 걱정이었는데
루페를 끼고 아주 성심성의껏 봐주신 곰돌이님이 상태 괜찮은 녀석이라고 판정(?)해 주시니 아주 마음이 놓이더라구요 ^^ P145 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정상적인 상태라고...
지금 글 쓰는 자세 매우 좋으니 P145는 아주 약간만 세우는 쪽으로 써보면 헛발질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조언도 해 주셨습니다. 이런 실질적인 조언들을 바로바로 현장에서 얻을 수 있으니 진짜 좋더군요.
동호회가 있다고 해도 온라인이다보니 제대로 물어보기 힘든 것들도 있고 대답도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전문가분들이 도와주시고 조언해주시니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굉장했던 것은 글로만 보던 제품들을 만져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저 좋은 펜들을 가지고 계신 회원님의 큰 배려때문에 저도 설명을 들으며 써볼 수 있었는데요. 나오면서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드리고 나왔네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몽블랑 P149를 비롯해 펠리칸 M1000, 오로라 88 등 시필해보고 싶던 펜들을 다 써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이 왜 더할 수 없이 좋냐면,
실제 써보기가 힘드니 이런 펜들이 나한테 맞는지 경험해 보려면 실제 구매를 해야 하는 수가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사들이는 많은 제품들이 그렇죠. 나한테 맞는지 모르니 한번 사보는 제품들...
좋은 만년필은 그랬다가는 출혈이 너무 큽니다 ^^
그런데 그런 경험을 이 펜후드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었어요. 너무 좋더군요.
덕분에 제 손에 어떤 펜이 잘 쥐어지는지, 어떤 닙이 어떤 느낌인지 등등 정말 많은 펜을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몽블랑 P149 갖고 싶네요 ^^
오늘 펜후드 번개를 가면서, 속으로 꾹 다짐했던 게
절대 뽐뿌 받지 말아야지... 난 지금 있는 만년필로도 충분해. 더 사봐야 안쓴다 이런 생각으로 갔는데...
저라고 뭐 별수 있겠습니까...
뽐뿌 많이 받고 왔죠 ^^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한 자리였습니다.
정말 다들 바쁘실텐데 저같은 뉴비들을 위해 그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해주시면서 기꺼이 도와주시더라구요.
겨울이지만 이런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던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더더욱 만년필을 사랑하게 된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루뻬부터...
'Life & 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블랑 p145 만년필에 로열블루 잉크를 넣고... (제주도 연필가게 필사노트와 함께) (0) | 2020.01.11 |
---|---|
[b급TV] 새해 인사, 그리고 새해 다짐 (0) | 2020.01.06 |
디즈니와 컨버스의 콜라보, 컨버스 겨울왕국2 에디션 한정판 리뷰 (0) | 2019.11.08 |
라식 수술 20년차, 질문 받습니다 (0) | 2019.10.06 |
일본 불매운동 (No Japan)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0) | 2019.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