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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에게 필요한 건 피터 슈라이어
    IT/Smart Phones 2011. 12. 6. 07:45
    2011년 LG전자를 돌아본다면 솔직히 안타까웠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다.
    피처폰 시절부터 싸이언의 디자인을 꽤 좋아했고, 천지인보다는 나랏글 방식을 더 편하게 썼던 사용자로서 LG전자에 대해 애정이 많다보니 더더욱 안타까웠을까? (이 안타깝다는 이야기는 스마트폰에 한정된 이야기이다)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몇몇 글로벌 회사들이 망가져주는 바람에 단순히 마켓쉐어 '순위'로 표현되는 LG전자의 위상은 얼핏 크게 걱정할 정도가 아닌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아니다. 업계순위에 큰 하락은 없었다는 표면적인 성적만으로는 이대로는 어려울것 같은 '체감적 위기'를 달래지 못한다. 6분기 연속 적자라는 기록은 그런 위기가 체감만이 아닌, 정말 큰 위기로 시장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조원 유상증자와 함께 대규모 투자이니, 혁신적인 기술 선도를 못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런 기업 입장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시장에서 바라보는 사용자이자 소비자로서 문제를 보자.

    솔직히 올 한해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폰들 중에 '갖고 싶다'라는 느낌을 줬던 녀석은 없었던 것 같다. 이게 정말로 애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하는 표현이다. 세계최초의 듀얼코어 스마트폰이나 3D 폰 등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녀석들은 있었지만 사고싶다 라는 생각을 주는 녀석은 없었던 것 같다. 기술이나 feature 를 내세운 제품은 꽤 있었고 충분히 CF 등을 통해 그들만의 특장점을 어필하고 있었지만 필자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예전만큼의 눈길을 주진 않았다. 비단 삼성전자와 애플이 워낙 잘해서 만은 아닌것 같다.


    최근에 이런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LG전자의 수장께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보다 빠른 성능과 기능을 갖춘 하이엔드 제품을 선도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 갤럭시 보다, 아이폰 보다, 더 뛰어난 성능과 기능을 갖춘 괴물같은 녀석을 만드는 것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뉘앙스였다. 

    그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그 뉴스를 보며 들었다. 지금 LG에게 필요한 것, LG에게 부족한 부분은 그런게 아닌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장 부족한 부분... LG전자의 휴대폰이 과거에 비해 가장 무너져버린 부분은 바로 '디자인' 이다.
    기술이고 나발이고 '디자인' 이 가장 문제로 보인다는 것이다.
    괴물같은 성능이면 뭐하나? 갖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디자인으로 나오는데 말이다. 옵티머스 2X, 기술적으로 당시 충분히 압도적이었고 훌륭했다. 물론 갤럭시가 워낙 강력하게 나오긴 했지만 그런 기술력이니, OS 업그레이드 지원 부분이니 하는 것들은 LG전자의 문제로 들먹이기엔 2번째 이야기들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이라고 본다.
    과거 저 초컬릿 블랙라벨이나 샤인폰을 디자인하던 그 DNA 는 어디로 갔을까? 당시 LG전자 모바일 내부만의 디자인은 아니라고 하나 분명 LG전자 안에는 저런 디자인을 할수 있는 능력과 정서, DNA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을 열광케 했고 경쟁사들을 떨게 했던 그때의 디자인, 그게 왜 더이상 안보이는 걸까? 필자도 오죽 답답하면 우스갯소리처럼 초컬릿 디자인 그대로 안드로이드폰만 만들어도 대박 날것이다 라고 했는데... 결국 눈길을 줄만한 디자인은 끝내 내놓지 못한채 1년이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실제 디자인을 하는 실무 디자이너들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예상을 해본다. 그렇게 훌륭했던 피처폰을 디자인하던 분들이 스마트폰에 와서 저렇게 망가질리는 없어보이는데... 조직적인 문제로 인해 디자인 부서의 영향력이 매우 줄어들었거나, 시안을 선택하고 조정하는 프로세스에서 의사결정을 할수 있는 boss의 혜안이 부족해서일수도 있을 것이다. 내부 실무자들도 답답해할수 있는 그런 상황...

    그런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을 잘 보여준 곳이 기아자동차 아닐까?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과 과감한 의사결정권 부여로 인해 달라진 기아차의 디자인과 그로 인해 불과 몇년만에 상승한 기업가치와 판매량을 보면 LG전자가 과감히 힘써야 할 부분이 보인다. 그저 안에서 기존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끼리 으샤으샤 한다고 변하지 않는다면 그런 충격과 결단으로서 헤쳐나가고 거기에서 혁신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아무나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 시대... 뭐 쿼드코어니 LTE니 해도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다. 그를 위해 디자이너와 UX 설계자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권한을 위임하길 바란다. 기술때문에, 혹은 제조원가때문에 디자인과 UX와의 타협을 시도하는 순간 제품의 가치는 급속도로 하락할 것이다.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기술과 기능만 외치다가 투입자금만 날리는 허망한 모습을 보여주지 말기를, LG전자에 애정을 가진 한사람으로서 진정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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