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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에 강한 이스라엘 :: 더 라이브러리 텔아비브를 가다
    IT/IT Column 2015. 3. 24. 01:57

    전 세계에서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생기는 곳이 어디인지 예상해볼까?

    미국 실리콘밸리라고 예상해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그 다음은?

    실리콘밸리에 이어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는 곳이 바로 이스라엘이다.

     

    인구 800만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로 치면 몇개 도 크기밖에 안되는 작은 나라에서 어떻게 그리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날 수 있을까?

     

    이번 이스라엘 출장에서 그 이유들을 찾아본다.

     

     

     

     

    이스라엘 텔아비브(Tel Aviv) 시내에 있는 로스차일드 거리 한복판.

    텔아비브와 로스차일드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처럼 엄청 화려한 것을 기대했다면 많이 소박한 모습에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저 아무것도 아닌듯 보이는 로스차일드 거리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커피가게는 바로 오늘날의 텔아비브가 있게 만든 유서깊은 곳이다.

    1900년대 초반 야파를 대체하기 위해 텔아비브를 세우게 된 60인의 인사가 바로 저 위치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모래 언덕에 불과했던 텔아비브가 저 곳을 시작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로스차일드 거리에서 한블럭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에 '더 라이브러리 텔아비브 (The Library TelAviv)' 라는 곳이 있다.

    이스라엘에서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이곳, 더 라이브러리를 방문해본다.

     

     

     

     

    3월 하순, 이스라엘 텔아비브는 돌아다니기 최적인 날씨를 제공한다.

    이날도 너무 화창한 봄날씨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생기는 그런 오전이었다.

     

    요즘 서울도 그렇지만 텔아비브에는 커피숍들이 상당히 많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이 굵직하게 커 가는 기업들의 대표나 임원진을 만나기 위해 그 사람의 이메일 주소나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좀처럼 공개하지 않을 뿐더러 얻을 기회도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회사 대표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텔아비브에서는 커피숍에서 미팅이나 업무를 보는 일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 오히려 그런 기업 대표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커피숍이 훨씬  더 높다고 한다.

     

    자유로운 스타트업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더 라이브러리 텔아비브.

     

     

     

     

    이 곳은 쉽게 말해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매우 좋은 조건으로 업무환경(Work Spaces)를 제공하는 곳이다.

     

    비용은 한사람 당 월 50유로, 즉 우리나라 돈으로 8만원 정도 되는 돈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면 물가가 한국의 3배 정도 되는 그런 엄청 비싼 곳인데 이 정도 가격이면 정말 거저로 제공하는 업무 공간일 것이다.

     

    이 곳 더 라이브러리는 텔아비브 시청 지원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초저렴한 조건으로 스타트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분위기는 아주 자유로웠다.

     

    어떤 파티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 오픈된 공간에서 각자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곳 더 라이브러리는 이름에서처럼 실제로 시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이었다. 15년전에 그렇게 도서관으로 출발해서는 지금의 모습으로 전환한 것이 4년 전 일이다.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공간을 좀 바꾸고 운영체계를 갖춘 것이다.

     

     

     

     

    작은 회의 공간으로 쓸 수 있는 테이블도 모두 오픈된 공간에 마련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보면 도서관의 향취가 나는 그런 느낌이다.

     

    더 라이브러리는 주로 스타트업이면서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결정이 나기 전까지의 팀들이 머물게 되는 곳이다.

    스타트업이 이곳에서 머물 수 있는 기간은 6개월. 그 전에 투자자들을 찾아 점프업을 하게 되면 이제 이곳을 나가게 된다.

     

    그럼 그렇게 단순히 저렴한 비용으로 6개월간 공간을 내주는 가치만 있는 것이냐... 그게 아니다.

    이스라엘이 그렇게 스타트업에 강한 이유중 몇가지를 이곳 더 라이브러리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여기 상주하는 직원들 위로 노랗게 빛나는 전구들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아이디어가 최대의 자산이자 무기가 되는 스타트업. 그들의 머리 위로 항상 아이디어가 반짝거리게 만들겠다는 의지로도 보인다.

     

    상당히 격의 없어 보였고 여기저기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 직원들의 표정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해보였다.

     

     

     

     

    텔아비브 글로벌 (Tel Aviv Global) 이라는 이런 스타트업 문화 포함 텔아비브를 알리는 친구들, 한나와 오렌. 이 두사람이 오늘 미팅을 함께 했다.

     

    더 라이브러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회의실이 나온다.

     

     

     

     

    4인용 테이블이 2개 정도 붙어있는 작은 회의실이었다.

     

    이 곳에서 투자자들과의 미팅이 있을 수도 있고 다양한 리뷰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그야말로 성공을 향해 결실을 익게 만드는 곳이다.

     

     

     

     

    회의실 창 밖으로는 깜짝 놀랄만한 풍광을 볼 수 있다.

    텔아비브 해변과 함께 지중해가 그대로 보이는 이곳. 그야말로 완벽한 뷰를 보여준다.

     

    이런 분위기에서 꿈을 향해 달린다니...

     

    동영상 버전으로도 만나보자

     

     

     

     

     

     

     

    이 곳 더 라이브러리 텔아비브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리오르 크렌젤 (Lior Krengel).

    미모도 출중한데다 너무 밝은 미소를 가지고 있어 이날 설명이 귀에 잘 안들어왔다 ^^

     

    리오르가 이야기하는 이곳 더 라이브러리의 가치는 저렴한 비용뿐 아니라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한다.

     

    1) 커뮤니티 효과

    뭔가를 같이 나누고 함께 쓰면 당연히 효과가 좋다.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리소스 하나하나가 너무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다. 예를 들어 서버 비용이나 인쇄 비용 등 말이다. 그런 것들을 함께 하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효과가 한가지이고.

     

    2) 네트워킹 효과

    초기 스타트업이면 인력도 많이 부족하고 정보도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이스라엘 초기 스타트업들이 이곳을 거쳐가기 때문에 그 네트웍만 해도 엄청나다. 이런 부분이 고민이면 그런 걸 잘하는 또 다른 스타트업이 있기에 연결시켜줄 수 있고 꼭 비즈니스적 관계가 아니더라도 작지만 중요한 궁금점들을 해결할 수도 있다. 리오르의 경우 그런 수많은 스타트업들과 관계를 맺고 있기에 스타트업들에게는 거의 다산 콜센터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3) 마켓을 만날 수 있는 기회

    투자자들 외에도 실제 시장에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진다. 이 라이브러리 안에 있는 타사 직원들끼리도 서로 고객의 역할을 하면서 중요한 팁이나 지적을 할 수도 있고, 그런 걸 통해 스타트업 대표들은 생각지 못한 부족한 점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 고민을 덜어줄 수도 있고 말이다.

     

     

     

     

    실제로 그런 라이브러리의 효과는 이 곳에 현재 상주해있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CEO들도 동의하고 있었다.

     

    로그인 보안 분야 스타트업을 시작한 란(RAN). 웹 아이덴티티 관련한 아이디어를 이스라엘 군복무 시절 고민하게 되었고 그 꿈을 위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이 스타트업의 성지가 되면서 텔아비브에 이런 더 라이브러리 외에도 많은 옵션들과 프로그램들이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들에게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옵션들 말이다. 각종 기업체에서 유치하는 육성 프로그램도 있고, 위웍(WeWork)과 같은 기업형 워크스페이스도 있다.

    그런 많은 옵션들이 있지만 이곳 더 라이브러리를 선택한 이유는 일단 비용 측면에서 너무 유리하고 그러면서도 위에서 리오르가 말한 그런 효과들에 대해 충분히 인정할만큼 잘 누리고 있다고 했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도 되고 무엇보다도 logisitics 와 관련된 효과.

    집에서 일하면 필요한 물건들을 다 따로 직접 구해야 하는 이슈도 생기는데 여기 있으면 그런 고민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출퇴근을 하다보니 그로 인해 시간에 대한 자극도 생긴다고 한다.

    마냥 집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있으면 쉽게 나태해지는데 이 곳을 이용하면서 시간 관념도 좀 더 타이트하게 생겨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필자도 예상 못한 부분인데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wilu ad-tech 이라고, 광고를 위한 각종 데이터와 로그 integration 을 하고 그를 통해 광고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그 대표를 맡고 있는 Uri. 착한 인상에 전형적인 엔지니어처럼 다가오는 느낌이다.

     

    스타트업을 1년전에 시작했고 여기 라이브러리에 온지는 한달 정도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아이템을 하면서 co-operation이 가능한 그런 기업들이 있는 곳을 찾았고, 그 결과가 이곳이라는 것이다. 다른 곳은 그냥 돈만 내면 누구나 입주하는 그런 시스템인데 여기는 협업이 가능한 그런 스타트업들을 엮어주면서 선발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곳의 분위기는 너무나 자유로워서 좋다는 것.

     

     

     

     

    Sound Better를 이끌고 있는 샤카르 (Shachar Gilad).

    이미 500대 스타트업에 들었던 사운드 베터가 여기 있는 것이 다소 의외이기도 했다.

     

    원래 뮤직 프로듀서 출신인 샤카르는 뉴욕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이곳 텔아비브에도 들어오게 되었다.

    동업자 친구가 이스라엘 출신이라는 것도 이유지만 사무실 위치에 크게 구애받을 필요가 없는 스타트업으로서는 이곳 더 라이브러리의 지원이 너무나 활용 가치가 높았다는 것이다.

     

    뉴욕같은 곳에서는 커피숍 등에서 일하다가 이곳을 찾은 것. 지금 Sound Better 는 거의 손익분기점에 다다를만큼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음악을 창조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리소스를 이어주는 모델을 가지고 있는 Sound Better. 즉 내가 음반을 내고 싶은데 다 준비했는데 마지막 음반의 소리 퀄리티를 높여줄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거나 할 때,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Sound Better 이다.

     

    최근 단순 커미션 fee 모델을 넘어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려 한다는데 그런 아이디어를 얻는 것에 있어서도 이런 스타트업들끼리 모여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런 유사한 모델을 고민한 스타트업들이 이곳을 거쳐갔다면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implementing을 했는지 파악하고 고민을 상담할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다.

     

    하나같이 이곳 더 라이브러리를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었다.

     

     

     

     

    Appsflyer 라는 성공적인 스타트업도 이곳을 거쳐 나갔다.

     

    단순히 저렴한 공간 제공에서 그쳤다면 4년이라는 시간동안 벌써 흐지부지 되었을지 모른다. 그게 아니라 진심으로 초기 스타트업에게 해줘야 할 pain point가 뭔지 고민하고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다. 반드시 그런 것들이 구체적인 정책과 가이드라인으로 나올 필요는 없다. 이런 자유로운 공동 환경만 만들어주면 선순환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곳 더 라이브러리를 거친 스타트업들 중 아직도 서바이브 하고 있는 기업들이 무려 70%라고 한다. 놀라운 수치이다.

    그만큼 짧은 시간동안 압축된 고민 해결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냥 집에서 머리 싸매고 고민하면 어려운 것들을 말이다.

     

    지금은 보다 융합적인 스타트업 환경을 위해 외국의 스타트업들도 유치하기 위한 고민을 한다고 한다. 외국 기업가들이 여행비자만으로도 이스라엘에서 스타트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텔아비브 시와 함께 추진중이고 거의 완성되는 단계라고 한다.

     

    그처럼 어떻게 하면 기업가들이 좀 더 쉽게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게 할까 하는 고민들... 하우징 지원뿐 아니라 그런 근본적인 환경 개선을 하는 모습들이 이스라엘 곳곳에 묻어 있기에 스타트업 천국이 되가는 것 같다.

     

    리오르의 밝은 미소에서도 그런 자신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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