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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로거 프로그램이 갖추어야 할 4가지 요소 (첫발을 내딛기에 기대되는 kt 올레 토커)
    IT/IT Column 2015. 2. 20. 08:39

    그때 그때 이벤트로만 이뤄지는 그런 단발성 프로그램 말고, 블로거와의 장기적인 Relation program을 가져가는 기업들은 생각보다 별로 없다.

    꾸준한 소재로 년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롯데, 한화 정도?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가진 블로거들과 긴 시간동안 꾸준한 릴레이션을 가져가기란 단순 예산 문제를 떠나 꽤 잔 손(?)이 많이 간다. 블루로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삼성전자가 금년엔 그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만 봐도 그 어려움을 어느 정도 미뤄볼 수 있다.


    그런 기업 리스트에 한 이름이 더해지게 되는데 바로 올레 kt가 그 주인공이다. 

    '올레 토커 (olleh talker)' 라는 이름으로 이런 블로거 릴레이션 프로그램에 첫발을 내딛는 올레. 과거 사업부문별로 혹은 이벤트별로 단발성으로 운영되던 것들은 있었지만 기성 블로거들과 함께 이런 프로그램을 가져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충분히 예상했던 발걸음이지만 그 첫발은 생각보다 늦었다. 한 2년 전쯤 출발했다면 보통 IT업계의 반응 속도를 감안했을 때 좀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은데 그것만 봐도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암튼 그 1기에 필자도 운좋게 초대가 되서 소통을 시작하게 되었다.





    새롭게 광화문 신사옥에 본사 둥지를 튼 kt. 사옥 25층에서 이 올레 토커 1기 발대식이 있었다.

    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본 것은 필자도 처음이었다. 아직 물씬 나는 새건물 냄새가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이런 첫발걸음에 어울리는 향취이기도 한 느낌이다.


    총 20명 올레 토커의 자기 소개 시간. 필자는 다소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발대식 중간에 들어가서 이날 프로그램은 거의 보질 못했고 자기 소개 코너 정도를 온전하게 함께 할 수 있었다. 재밌는 캐리커처로 그려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20명이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하는데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각자 돌아가며 소개 인사말을 하는데 몇가지 이야기 주제를 kt가 슬라이드에 제시하면서 그 내용을 유도했던 것이다. 보통 자기소개를 갑자기 시키면 어떤 말을 해야하나 갑자기 당황할 수 있는데 그럴 때 이렇게 아젠다를 제시해주면 마음이 편해진다. 예를 들어 지금 현재 가장 관심사는 뭔가요? 같은 것들이다. 


    그런 것들을 각자 몇개씩 제시해주니 자기소개 시간이 훨씬 더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그런 것 속에 이 올레 토커를 기획하면서 들어간 고민들을 확인할 수 있다. 몇십분이 소요되는 작은 코너였지만 이런 기획요소를 갖고 있는 것을 보고 프로그램 기획자를 좀 칭찬하고 싶어서 한마디도 했었는데... 그런 걸 보며 이 프로그램에 다소 기대를 해 본다.

     




    '기업과 함께 하는 블로거 프로그램' 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

    그런 프로그램들을 몇가지 경험하다 보니 생각되는 것들... 이런 프로그램들이 과연 어떨 때 가치를 지닐까?


    PR 이슈가 생겼을 때 그냥 블로거들의 미디어 파워를 이용해 그걸 전달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힘일까? 마치 확성기를 쓰는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그런 목적으로 본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수단으로 비용을 집행할 수 있다. 비단 블로거들과 함께 하는 것이 소위 ROI 측면에서 효과적이진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필요에 의한 단방향 PR시 나타나는 파워가 진정한 힘이 아니라, 불특정 시점에 의도치 않은 이슈가 터졌을 때를 주목해야 한다.


    기업 활동을 하다보면 끊임없이 생기는 것들이 돌발 이슈들이다. 긍정적인 일도 갑자기 생기지만 대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리스크 꺼리가 많이 생기곤 한다. 그런 이슈들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눈덩이처럼 커져서 기업을 정말 큰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전화위복이 되서 비온 뒤 단단한 땅이 되기도 한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힘은 그런 돌발 이슈가 터졌을 때 나타난다. 단순히 이슈별 PR을 위한 확성기로만 이해되고 있다면 그런 돌발성 이슈가 터졌을 때 블로그를 비롯한 SNS 공간에서 그 기업의 커뮤니케이터로서 적절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정보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을 때가 많고 심지어 무리하게 확성기 볼륨만 높일 것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 평소 릴레이션으로부터 가진 적절한 책임감과, 빠르게 공유되는 팩트와 내부 정보가 있다면 시각을 다투는 그런 상황에서 제법 훌륭한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데, 그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런 프로그램이 가져가야 하는 진짜 가치가 아닐까 한다.

      


    bruce 의 느끼 버전



    그러기 위해 가져야 할 요소는 다음 4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 요소들은 기업 내 어느 레벨에게 요구되는지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1) Love me! 로 프로그램의 목표를 바꿔라

    - 소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블로거들을 향한 목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홍보할 꺼리를 더 잘, 성실하게 '알려라' 라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정량적인 홍보량 측정 목표까지 설정하곤 하는데 이렇게만 가져가면 뻔한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위에서 말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이 안되게 된다.

    - '알려달라' 가 아니라 '우리 기업을 사랑하도록 만들어라' :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그 기업을 정말 사랑하게 되면 그걸로 다 끝난 셈이다. 누군가가 사랑하는 사람을 오해하고 손가락질 한다고 생각해봐라. 가만히 있겠는가?

    - 이는 기업 내 '프로그램 담당 조직' 이 가져가야 할 요소이다. 그 기업을 사랑하게 만드는 프로그램, 그 입장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올레 토커라면 올레 kt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리라


    2) 충분한 깊이의 정보를 공유하라

    - 상당히 어려울 수 있는 주제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미디어를 운영하는 자들에게 정보의 가치는 엄청나다. 알려지지 않은 정보나 뒷사정들과 같은 속이야기들이 적절한 깊이를 가지고 공유된다면 일반 미디어에서 노출되기 힘든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또 이런 것들이 위기시에 큰 자산이 된다.

    - 과거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한 외국회사는 기자들에게도 오픈되지 않은 내부 이야기들을 따로 블로거들에게 미리 오픈하고 전략까지도 같이 논의하곤 했다. 그런 정보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기 보다 그런 모습을 통해 미디어 운영자들은 고마움과 함께 흥미, 나아가서 위에서 말한 애정을 갖게 된다. 반대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인색하고 차단에만 신경썼던 또 한 기업은 애정이 생기기도 전에 사무적인 마음이 들곤 했다.

    - 이는 기업 내 '상위 레벨의 임원진들'이 공감해야 할 요소이다. 적절한 수위를 정하고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은 상당히 윗선에서 결정해야 할 사항일 것이기 때문이다.  


    3) '신뢰'를 위한 캐주얼한 소통을 즐겨라

    - 위 2번은 결국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믿지 못하면 커뮤니케이터들에게조차 정보를 차단하게 되고 이는 그냥 계약적인 릴레이션으로 그치게 만든다. 정보를 어느정도 오픈하되 엠바고를 약속하든지, 속내만 얘기하고 비공개를 약속하든지 방법은 많다.

    - 그런 신뢰를 만들어가는 것은 제법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편안한 분위기가 동반되어야 하니 상당히 캐주얼한 접근들을 많이 시도해야 한다. PR만을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커뮤니케이션과 만남이 상당히 잦아질 때 가능하다.

    - 이는 기업 내 '실무 담당자' 가 가져야 할 요소이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리 과장급 직원들, 그리고 홍보대행사가 있다면 그 레벨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주는 것이 좋다.


    4) 참여 블로거들 역시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 이번엔 기업 내 이야기가 아닌 함께 하는 미디어 블로거들이 가져가야 할 요소이다.

    - 위 1~3번이 어느 정도 충족이 된다면, 그래서 애정도 조금 싹트고 흥미로운 정보들도 접하게 되며 그래서 꽤 신뢰도 쌓였다고 느껴졌다면 기업이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과 고민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보면 열의도 생길 것이다. 그걸 책임감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적절한 책임감도 느끼듯 말이다.

    - 그런 이해와 열의가 없으면 기업에서 1~3번의 시도를 해보려 해도 귀와 눈이 닫힐 것이다. 블로거 입장에서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눈과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4가지 요소들이 평소 기업 커뮤니케이터 프로그램을 하며 생각했던 중요한 사항들이다.







    늦게 첫발을 내딘 만큼 올레는 다른 기업들의 시행착오를 보며 많은 준비를 했으리라 본다. 실제로 이날 자료로 받은 프로그램 기획안을 보면 위 요소들을 꽤 많이 염두에 두고 기획한 것들이 보였다. 뻔하지 않은, 좀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릴레이션 프로그램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한 것 같고 이 첫걸음을 함께 한 날 몇가지만 봐도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철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이지만 많은 고민을 한 처음이라 더 기대가 된다. 멋진 올레 토커 멤버들과 함께 하는 만큼 시원하게 '올레~'를 외칠 일이 많아졌음 한다. 


    그리고 올레 토커 프로그램을 기획하신 분들을 위한 마지막 당부, 분명 중간 중간 지치게 만드는 이슈들이 많이 튀어 나올 것이다. 쉬운 프로그램이 아닌 만큼, 그리고 이렇게 많은 고민을 갖고 준비한 만큼 쉽게 지치지 말고 힘을 내라는 말을 미리 해주고 싶다. 그렇게 짧지 않은 시간을 즐기는 느낌으로 더해 나가면 나중에 모두 함께 올레~를 외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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