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pha의 혁신은 계속된다, 드디어 등장한 소니의 플래그십 A99 II, a6500 소감

소니 알파99 (A99) 

필자에게는 애증과도 같은 존재이다.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손을 거쳐간 수많은 기기와 브랜드들...

결국 최근에 와서는 대부분 미놀타와 소니 마운트로 렌즈들을 정리했다. 그러다보니 풀프레임 플래그십 카메라를 고려할 때 다른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다른 제조사를 선택하자니 이 렌즈들을 다 바꿔타기도 귀찮고, 훨씬 가볍게 나온 소니의 미러리스 A7 같은 녀석도 좋아 보였지만 그래도 필카시절부터 사용해온 자식같은 렌즈들을 저버리는 게 왠지 내키지 않았다.

결국 A99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A99가 세상에 나온지 제법 된 상황에서 덜컥 선택하기도 어려웠다. 금새 후속 제품으로 날 놀래킬 것 같았던 소니는 내 참을성을 시험할 뿐이었다.

A마운트 풀프레임은 이제 접은건가 하는 생각도 제법 오래되었는데...

그런 소니가 A99 II 소식을 들려줬다.

안가볼 수가 없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연인... 너무 기다리다 이젠 애써 잊기로 한지 몇년이 지나버리면 정작 만남 자체가 상당히 어색해지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직접 마주친 A99 II는 반가움도, 설레임도 아닌 묘한 느낌이었다.

왜 이제 왔니...

한참 시즌이 지난 A99 을 보면서, 성능은 괜찮지만 그 부담스러운 크기가 좀 걸렸는데

이 A99 II는 풀프레임 맞나 싶은 크기로 돌아왔다. 

여러모로 기대한 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나왔다.

그렇지만 이 희한한 어색함은 런칭쇼 내내 필자의 기분을 마냥 흐뭇하게만은 하지 않았다.

야속함일까?

분명 퍼포먼스는 놀라웠다.

처음부터 혀를 내두르게 한 것이 이 녀석의 연사와 동체추적 능력이었다. 

풀프레임 바디에서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오랜만에 만난 연인이 생각지도 않은 능력치를 기르고 등장한 느낌... 역시 어색하게 다가온다.

소니의 플래그십인만큼 현재 소니가 내놓을 수 있는 상위 기능은 죄다 담았다고 해도 좋다.

5축 떨방과 함께 한 동체 추적 만으로도 DSLR의 끝을 보여주는 듯 했다. (정확히는 DSLT 이지만 편의상 DSLR이라 한다)

그래 DSLR...

어색함의 이유는 그것이었는지 모른다.

오랜동안 기다렸지만 그 긴 기다림을 견디며 필자의 손에서 어느덧 어색해져버린 DSLR...

RX100과 같은 걸출한 작은 녀석에 익숙해져버렸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카메라도 제법 자리를 꿰차버리면서 진열장 속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버린 것이 DSLR 이다.

엄청난 성능으로 돌아왔지만 필자와 어색한 조우를 한 이유는 그것이었던 것 같다.

아래 런칭쇼에서의 자료를 간단히 리뷰해보기로 한다.

그 전에 추가로 만난 녀석, a6500 이다.

소니의 미러리스는 아까 말한 A마운트 렌즈들때문에 애써 유혹을 피해왔었다. 그렇기에 이 날 상대적인 관심은 적게 받았지만 이 녀석 역시 미러리스에서는 플래그십급인 녀석이다.

판형만 좀 작지 기능면에서는 A99과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터치AF 등의 장점들이 더 있는 녀석

실물을 보니 꽤 고급스럽다.

같은 미러리스라도 저 가죽 느낌의 그립과 함께 무광 블랙의 거친 고급감이 매우 잘 다져진 모습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처음에는 흘깃 봤던 녀석을 이렇게 만져보니 관심이 훨씬 더 커진다.

미러리스 치고는 가격이 꽤 높아서 놀래긴 했다.

암튼 이 날 런칭쇼. A99 II에서부터 a6500, 그리고 앞서 출시되긴 했지만 RX100 V까지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보자.

국내에서 펼쳐지는 이런 제품 런칭쇼에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가장 잘 만드는 곳은 필자 생각에 소니이다.

본사 자료를 그대로 가져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발표 자료 구성과 기획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암튼 각설하고...

새롭게 소니 카메라가 내세운 슬로건, define the future 였다.

카메라도 그렇고 나라부터 define the future 하고싶은 요즘이다.

드디어 나온 A99 II

그래 의리 body 맞다. 맞는 표현이다.

잊어버릴 뻔 했지만 그래도 그걸 의리라고 한다면... 어쨌든 나와줘서 반갑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소니가 2006년 알파 라인업을 내놓은지 딱 10년. 누군가 알파 10주년 기념바디라는 얘길 한다면 이 A99 II가 그 자리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A99 II의 스펙적 특징을 보여주는 장표이다.

이면조사형 센서로 4,240만 화소를 표현하며 광학5축 손떨림 보정이 탑재되었다. 4K 영상은 물론이다.

35mm 풀프레임에 4,240만 화소. 과거 같으면 너무 과한 스펙이라 생각했겠지만 요즘처럼 노이즈 프로세싱 등이 향상된 상황에서는 화소가 높으면 높을수록 후편집이나 인쇄에 유리하게 되니 좋은 부분이다. 물론 PC 성능이나 용량도 좋아져야 하겠지만 ^^

이번에 A99 II에 적용된 이면조사형 풀프레임 센서는 포토 다이오드를 위쪽에 배치해서 집광을 극대화했고,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해 보다 디테일을 향상시켰다. 소니가 자랑하는 갭리스 온칩 기술을 통해 해상력을 보다 높였다. 그로 인해 ISO 50~102,400까지의 확장 감도를 지원한다.

앞서 직접 만져본 감상에서도 얘기했지만 먼저 다가오는 것은 엄청난 AF 성능이다. 하이브리드 위상차 AF로 AF포인트가 399개나 된다. 이게 타사 플래그십 바디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차이인지 볼 수 있다. 

전체 AF 포인트 갯수는 물론 위상차 AF 크로스의 비중은 비교가 불가할 정도이다.

저조도에서의 AF 잡는 성능도 차이가 난다.

위 표에서 살짝 작은 글씨로 되어 있지만 중요한 정보가 하나 있다.  바로 가격!

이런 퍼포먼스 차이를 내는 녀석이 다른 바디들과 가격이 얼마나 차이나는지 보면 좀 어색한 만남으로 시작했지만 다가오는 뽐을 외면할 수가 없다. 

동체추적에서부터 엄청난 연사까지, 이게 다 프로세싱 성능과 속도에서 나오게 되는데

프론트 엔드 LSI 회로를 통해 미리 데이터를 가공하기 시작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뭐 쉽게 말해 뭘로 찍든지 간에 무지하게 빠르다는 거다 ^^

이런 프로세서를 지녔으니 그 고화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연사와 연산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로 인해 버퍼 여유도 아주 넉넉해졌다.

dpreview 에서 테스트한 이 녀석 AF 연사 영상을 한번 보자.

연사도 연사지만 연사를 하는 가운데 놓치지 않는 동체추적 AF는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감탄을 안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카메라라는 것이 너무나 사용이 쉬워지는데 조금의 서운함도 느껴질 정도이다. 아마 과거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많이 다뤘던 사람들은 공감할 지 모른다. 이 약간의 재미이자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의 공간이 없어지는 것 같은데 따른 서운함 말이다.

이 역시 타회사 플래그십 기종들과의 비교를 본다.

이 정도까지 오면 가격이 더 이상 비싸보이지 않는다. 같은 성능이라고 해도 최저가 수준이다.

손떨방은 소니의 자존심이다.

캠코더에서 비롯한 소니의 손떨림 방지 기술은 다양하게 유사 기술 탑재 기종을 써 본 사람은 그 차이를 안다. 

A99 II는 A마운트 기종 최초로 5축 손떨림 보정이 탑재된 기종이다. 5축 손떨방까지 들어갔는데 바디가 그렇게 줄어든 것이 감사할 지경이다.

이 바디 손떨방 기능 하나가 내가 마운트를 미놀타/소니로 옮겨 온 이유니까 더더욱 반가운 부분이다.

해외 여행을 가거나 일상에서도 사진을 찍어와서 PC로 확인해보면 이런 바디 손떨방 기능의 장점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카메라로 봐서는 고만고만했던 사진들이 손떨방이 있고 없고에 따라 원본이 달라지는 게 보이니까 말이다.

4K 동영상까지 가능한 영상 촬영에서도 픽셀비닝을 하지 않는 풀 픽셀 리드 아웃을 통해 남다른 해상력을 가능하게 했다.

이 부분은 영상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가 찍은 것은 아니지만...^^

A99 바디가 좀 부담스러웠던 필자에게 아주 반가운 부분이 또 이것이었다.

풀프레임이지만 크다는 느낌이 없는 바디. 

앞서 봤지만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채웠음에도 컴팩트해진 모습에 이 발표를 들으면서 차차 둘 사이 어색함을 덜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예상보다는 저렴하게 나온 녀석. A99 II 였다.

이제 예상보다 좀 높은 가격에 놀라게 한 녀석, a6500을 보자.

이 녀석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고화소나 광학 5축 손떨림 보정 등 대부분이 A99 II와 비슷한 수준인데, 그 중에서도 터치스크린 AF가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손가락 하나로 AF가 된다. 이거 실제로 써보면 굉장히 편하다.

그리고 중독된다.

스마트폰때문에라도 익숙해져버린 손가락 AF, 이제 APS-C 미러리스에서도 만나는 것이다.

소니 미러리스의 플래그십인 이 a6500은 역시 AF 포커스 성능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날 런칭한 이 두 기종이 가장 자랑하는 것이 바로 AF이다.

4D 포커스라 이름 붙일만큼 여러 측면에서 포커싱을 향상시켰다. AF 포인트와 속도의 모든 면에서 말이다.

고속 위상차 검출 AF에 콘트라스트 AF까지 결합한 고속 하이브리드 AF 시스템으로

이 녀석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AF 카메라이다. 0.05초 AF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카메라 중에서는 역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425개의 AF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역시 후덜덜한 동체 추적 기술까지...

동체 추적이 된다는 바디들은 많았지만 그 따라가는 속도나 정확성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참 기술의 진화는 놀랍다.

소니 매장이 멀지 않다면 가서 한번 셔터를 지긋이 눌러보라. 이건 정말 사용해봐야 안다.

 

미러리스를 많이 쓰는 여성분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기능. 터치 AF 이다.

그리고 독특하게 마치 트랙패드를 쓰듯 드래그까지 된다.

이처럼 뷰파인더를 보면서 촬영시 손가락으로 화면의 AF포인트를 조절할 수 있다.

a6500 또한 A99 II의 DNA를 그대로 받았다고 봐도 되는 녀석이라 초고속 연사도 빠질 수 없다.

AF/AE되는 상태에서 초당 11연사

역시 동체추적이 되면서 가능한 속도이다. 5축 손떨방 역시 물론이다.

미러리스의 플래그십이니 지금까지의 그 어떤 기종보다도 앞선 기능들을 선보였다.

4K 영상 기능도 마찬가지로 픽셀비닝을 하지 않는 풀 픽셀 리드 아웃을 통해 슈퍼 35mm 포맷을 지원한다. 그래서 유효화소 면에서 타 기종과 비교를 불허한다.

이 녀석으로 촬영한 샘플도 같이 보자.

풀프레임에 대한 괜한 로망만 없다면 과분할 정도의 성능을 가진 녀석이다.

이렇게 실체를 알고 나니 가격이 조금씩 현실적으로 보이긴 했지만, 필자가 미러리스 렌즈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게 다행일 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것은 계속 바꿈질을 해도 와이프가 모르는 바디, 바로 RX100 V이다.

좀처럼 눈치 챌 수가 없는게 생긴게 거의 똑같은데다 온갖 케이스도 다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보안이 아주 잘 되는 바디이다 ^^

별로 부족할 것이 없어 보였던 RX100의 라인업. 뭐가 달라졌나

이미 나온 바디이니 이건 간단히만 살핀다.

RX100 V는 세계최초로 DRAM칩 적층형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그로 인해 프로세싱 속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프로세싱이 빨라지면 디지털 제품에서는 여러모로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포커싱이든 화질이든 말이다.

위상차 AF 포인트로는 가장 많은 315개를 가지고 있어서 렌즈를 교환하든 안하든 방식에 관계없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카메라가 바로 이 RX100 V이다.

뭐 아직까지 현역으로 쓰고 있는 RX100도 AF에는 별 불만이 없기에 뽐을 참을 수는 있다 ^^

이 녀석도 프론트 엔드 LSI가 채용되었고, 역시 그로 인해 동체추적 및 AF 연사가 매우 좋다.

렌즈 일체형인만큼 단순 성능 비교에서는 이 녀석이 우위에 선다.

동체추적 하면서 초당 24연사이니... 그냥 동영상 수준이라 보면 된다.

동영상을 그냥 풀해상도로 찍는 수준...

이런 고성능 프로세싱으로 인해 슬로우 모션 표현도 훨씬 좋아졌다. 40배로 느린 슈퍼 슬로우 모션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960fps: 초당 960프레임까지 촬영)

초고속 카메라로 하던 특수 촬영이 이 작은 녀석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샘플을 봐야겠다

추가로 수중 촬영시 사용하는 하우징까지 선보였다.

무려 수심 40M

앞에서 얘기했듯 모양이 같기에 전 RX100 시리즈가 호환된다.

수중 촬영을 위해 그동안 다른 카메라들을 사용했었는데 RX100에 다시 날개를 달아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시리즈가 계속되도 모양이 같으면 이런 장점이 생긴다.

물론 그만큼 첫 기획이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

RX100 시리즈간 차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스펙 차트이다.

여기까지가 이 날 소니가 공개한 A99 II 과 A6500, 그리고 RX100 V까지의 이야기였다.

쭉 설명을 들으며

그리고 나서 다시 현장에서 2가지 기종을 다시 만져보면서 드는 느낌이 좀 달라졌다.

오랜만에 만난 연인과 약 1시간여의 티타임 후 느끼는 그런 익숙한 풀림이랄까...

어느 새 그간의 서운함에 대한 화해(?)를 한 것처럼 야속함이 걷히고 나니 다시 품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최고의 치밀함으로

와이프의 눈을 속이는

힘든 가장의 꿈을 실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