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이었다
전에도 반삭은 한 적은 있지만 그것은 30대 초반이었고...
지금 하면 얼마나 큰 비주얼 충격을 줄 지 나 자신도 각이 안나와서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그런 망설임을 이긴 것은...
하루라도 못생겨보고픈 욕구와 더불어
bruce 2.0 을 위한 리프레시 취지...
수 많은 날 고민 끝에
미리 사둔 바리깡을 들고 일을 저질렀다
가족들이 제주도 여행 간 사이
토요일 아침 거울 앞에 '아저씨'의 원빈과는 아주 거리가 먼 모습으로 섰다.
그 순간까지 긴 머리를 이리저리 뒤적이며 고민했지만
고민해서 뭐하냐, 남들은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바리깡에 전원을 넣고
돌이킬 수 없게끔 앞머리부터 시원하게 밀어버렸다
시원하다
재밌다
평소 충만한 자뻑감 덕분인지 그닥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도 너무너무 시원했다
남들이 보기엔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변신된 모습으로 길을 나선다
일단 사진 강의 하나 들어볼 것이 있어서 첫 외출을 거기로...
사람들이 조금 경계한다
말을 걸지 않는다
그리고는 가족들 마중나간 김포공항
삭발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기다리고 있지만 가족들이 좀처럼 날 찾지 못한다
딸아이는 그 충격으로 나를 무시한 채 지나간다
다들 경악한 모습으로 차에 탑승
좀 지나니 아들들은 완전 신기하다며 만져댄다 (?)
그렇게 bruce 2.0 의 모습은 탄생했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매주 바리깡으로 그루밍 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
암튼 셀프 반삭 소감/후기를 얘기해 보라면
1. 너무 편하다
삭발 머리가 이렇게 편할줄 몰랐다
언제 어디서나 순식간에 머리를 감을 수 있고
그냥 샤워중에 슥슥 하면 끝
머리 말릴 필요도 없다
2. 머리가 작아 보인다
결코 작은 얼굴이 아닌 필자
얼굴 작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요즘엔
3. 작던 모자들이 커진다
머리카락이 모자에 미치는 영향이 컸었다
평소에 꽉 조였던 모자들이 좀 더 편안해져서 좋다
4. 겨울엔 춥고 여름엔 뜨겁다
겨울 되니 진짜 춥긴 춥다
머리카락이 이렇게 신체 보온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지 몰랐다
여름에는 확실히 열을 더 받는다
두피에 선크림도 필수다
5. 헤어 비용이 들지 않는다
매주 셀프 바리깡이면 끝이다
가끔씩 뒷머리쪽 마무리만 동거녀에게 부탁하면 된다.
헤어샵 비용 '0'
6. 사람들이 가끔 영어로 말을 건다
인사동 거리를 가고 있노라면
사람들이 가끔씩 한국말로 말을 건다
7. 좀 더 어려보인다는 얘길 듣는다
혹시나 더 노티나면 어떨까 걱정했다면 과감히 밀어라
더 어려보인다는 평이 훨씬 많다
8. 두피가 건강해진다
오히려 두피 건강은 더 좋아졌다
다소 붉고 각질도 있던 두피가 말끔해졌다
9. 아침 준비시간이 엄청 짧아진다
머리 감고 말리는 시간이 없다보니 아침 준비 시간이 반 이상 줄어든다
그냥 세수하고
머리까지 로션 바르고
요즘같은 겨울엔 비니나 모자 쓰면 끝이다
10. 모자를 쓰고 벗어도 스타일 흐트러짐이 없다
스타일 때문에 잘 못쓰던 야구모자를 비롯한 각종 모자들
마음껏 쓰다가 사무실 가서 벗어도 아무렇지 않다
파라다이스다
끝으로... 만지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ㅂㅌ
셀프 사진으로 만든 스티커 캐릭터 (by Google A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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