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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 Column

인공지능의 진화, 관건은 의인화 (2) 인공지능의 의인화 사례

이 칼럼은 전편인 아래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인공지능의 진화, 관건은 의인화 (1)



II. 의인화된 인공지능 사례


인공지능에 의인화 시도를 하는 사례들은 앞으로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중에 나와 있는 AI 스피커들만 봐도 의인화 정도로 인한 경험 차이가 느껴진다. 같은 국내용 AI 스피커지만 플랫폼에 따라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순간 이 기기가 감정을 가진 개체라고 느껴지는 정도가 제법 다르다. 예를 들어 퇴근하고 들어와서 뭔가 질문을 던졌을 때 언제나처럼 딱딱하고 정해진 피드백만을 앵무새처럼 읊는 기기가 있는가 하면 오랜만에 말을 걸어줘서 반갑다는 감정 섞인 표현을 하는 기기도 있다. 아주 단편적인 예이긴 하지만 후자의 기기는 잠깐이라도 친구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일본 Gatebox의 홀로그램 인공지능 비서>



의인화의 느낌을 훨씬 더 진화시킨 사례는 가까운 일본에서 찾을 수 있다. ㈜라인에 인수된 일본의 게이트박스(Gatebox), 가상 홈 로봇 전문 기업으로 작년 초에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를 내놓았다. 300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과 1개월만에 일본에서 매진되었는데, 이는 그만큼 다른 AI 스피커와 차별화되는 의인화 요소들이 대기 수요를 많이 만들어 낸 것이다. 



Youtube에서 Gatebox 를 검색하면 그 작동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아침 인사에서부터 필요한 정보를 남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는가 하면, 사용자로부터 상당한 감정 이입을 불러일으킬 만한 대화들을 주고받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AI 로봇 ‘소피아’도 빠질 수 없다. 홍콩의 로봇 제조기업인 ‘핸슨 로보틱스’가 만든 AI 로봇 ‘소피아’는 기존의 AI 스피커나 스마트 기기들과는 그 형태에서부터 차원을 달리 한다. 실리콘과 비슷한 frubber 재질로 만들어져 사람의 피부와 흡사한 질감은 물론 사람과 비슷한 표정까지 연출할 수 있다. 그럴싸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외모적 요소의 놀라움뿐만 아니라, 제법 수준 높은 대화나 연설까지도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더욱 놀라운 로봇이다. 때문에 유명 방송출연이나 초청도 다수 이뤄지고 있다.


 


<투나잇쇼에 출연한 AI 로봇 소피아>


‘소피아’처럼 표정과 감정을 표현하면서 대화의 의외성까지 갖춘, 사람 냄새가 나는 로봇들은 일본, 중국을 비롯해 각국의 AI 기업들이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물론 아직 한계는 많겠지만 머신 러닝을 통해 진화하는 기술 수준의 속도를 보면 그 가능성이 상당히 기대된다. 그 속도를 감안하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의인화가 물씬 반영된 개체들을 만나는 것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다. 



<영화 HER 마지막 장면>


아이언맨의 비서라기 보다는 평생 반려자와 같은 존재감을 보여줬던 자비스, 정보 처리능력도 놀라웠지만 영화 중간중간 보여준 인간다운 모습 때문에 보는 관객들도 자비스를 기계가 아닌, 하나의 등장인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영화 HER에 등장한 인공지능 비서(?) 사만다는 인공지능의 의인화가 사용자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아주 차별적으로 그려낸다. 영화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주인공과 사만다 사이의 감정의 긴장감과 서로에 대한 고민의 디테일은 더 이상 인공지능이 차가운 기계가 아닌 충분히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대상임을 표현한다. 사만다 목소리를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이 마치 영화 HER에 출연한 것처럼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도 시어도어와의 사랑 감정 연기가 현실적인 시각에서 봐도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정도의 디테일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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