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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의 진화, 관건은 의인화 (3) 달라질 경험들
    IT/IT Column 2018. 4. 30. 00:57

    인공지능의 진화, 관건은 의인화 (1)

    인공지능의 진화, 관건은 의인화 (2) 인공지능의 의인화 사례




    III.     인공지능 의인화로 인해 달라질 경험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의인화로 인해 앞으로 어떤 경험들과 가치들이 생길까? 몇 년 전 3D TV는 획기적이고 새로운 기술로 본다는 경험의 패러다임을 모두 바꿔버릴 듯이 등장했지만, 반짝 관심을 받았을 뿐 기대만큼 경험적 가치를 선사하지 못했다. 3D TV가 그랬듯 인간에게 구체적인 경험가치가 없다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도태되고 만다. 인공지능의 의인화도 세상이 주목하고 있지만, 단순 커뮤니케이션과 1차원적 정보전달에 그친 채, 구체적인 경험 가치가 없다면 이 또한 더 이상 발전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인공지능의 의인화로 인해 변화하게 될 경험들을 생각해 보자.

    현재 시도되고 있는 의인화와 그 한계를 알아보고 한계를 극복했을 미래의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본다.

     


    인간의 맥락을 축적하고 개인화 되어간다

    지금 등장하고 시도되는 AI 기기들은 최대한 기계적인 냄새를 덮기 위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 시도들의 유형은 유명 캐릭터를 입힌다거나, 표정을 화면으로 표현하는 등 형태적인 클루를 통해 인간적인 냄새를 내려 한다. 그런 겉모습의 변화도 변화이겠지 기대하며 애써 감정을 이입하려 하지만 대화를 하는 순간 그 기대는 다 날아가 버린다. AI 비서를 부르는 호칭만 의인화된 이름을 입혔을 뿐 대화할 때의 느낌은 아주 단편적인 자동응답기 같은 느낌이다. 직전 대화에 이어 대화를 하려는 순간 마치 처음 말을 건 듯한 벽에 막히고 만다.

    이렇게 단순히 인간 냄새만을 내던 것이 그 한계를 극복한다면 정말 사람과 이야기하듯 대화의 맥락을 이어갈 수 있는 정도까지 진화할 것이다.  오늘 날씨 어때?’에 이어 그럼 어제 입었던 것처럼 입을까?’ 를 얘기해도 그 맥락을 충분히 알아듣게 된다. 그런 대화가 되어야 최소한의 감정 이입과 착각이 가능할 것이다. 그 정도가 되면 외모가 어찌 되었던, 심지어 겉모습이 없더라도 1차적인 의인화의 수준에 이르게 된다. 그런 맥락의 축적을 통해 점차 나를 이해하게 되는 의인화된 인공지능은 장기적으로 길들여져 가는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정해진 패턴에서 벗어나 예측해 나간다

    컨텍스트(context) 분석은 의인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지금 사용자가 어떤 배경과 정황에서 말하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 예를 들어 신나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음악 좀 틀어봐와 지친 하루를 휴식하면서 음악 좀 틀어봐라고 말 했을 경우, 항상 정해진 같은 음악을 재생하거나 어떤 음악을 원하세요?’라고 되묻는 다면 기계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질문이나 대화를 시도할 때, 상황의 고려 없이 단순한 반복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재의 정보 제공 패턴에서는 의인화의 느낌을 받기 힘들다.

    사람이 대화할 때 상대방의 정황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주고받는 것처럼 인공지능은 앞으로 사용자를 둘러싼 다양한 빅데이터와 컨텍스트 분석을 해야 한다. 그래야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진정한 인공지능의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쓰여진 단어, 느껴지는 말투와 억양 등의 분석을 통해 사용자의 현 상황에 맞는 음악을 큐레이션 할 것이고, 말을 하지 않더라도 사용자 정보로 수집되는 스케쥴이나 다양한 소셜 활동 등을 통해 사용자의 기분을 파악하여 미리 준비하고 예측하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의인화를 통해 옆에 있는 친구나 동료, 가족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예측 서비스들이 제공된다면 훨씬 더 자연스러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Why에 대한 이해를 통해 깊은 유대감을 갖게 된다

    지금은 겨우겨우 인간의 자연어를 일부 이해하는 수준이다. 조금만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하거나 복잡하게 말하면,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성의 없는 답변을 듣기 일쑤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틀린 표현이나 복잡한 말을 길고 두서없이 하더라도 그 표현의 이유를 생각할 수 있고 맥락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간다.

    사용자가 전제를 생략한 단편적인 말을 하더라도 , 저번에 말한 그 얘기인 거죠?’ 라고  말할 수 있는 인공지능, 며칠 전에 나눴던 대화들을 토대로 지금 말하는 내용과 이유를 알아주고 기억해주는 인공지능 이라면, Why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는 포인트에서 서비스 니즈들은 크게 확장된다. 때로는 살아있는 사람들보다 더 나에 대한 배려나 이해심이 깊다고 생각하는 인공지능에 감동할 것이고 감정이입은 물론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의지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유대감을 갖게 된 의인화된 기기들과는 영화에서처럼 정말 사랑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고 다투거나 헤어지며 힘들어 하는 과정을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대방 식별을 통해 반려AI로 진화해 간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인공지능 기기들은 여러 상대방을 식별하지는 못한다. 누가 얘기하던지 동일하게 반응하고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목소리 식별 기술이야 충분히 가능하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적용할 만큼 차별적인 서비스 가치를 개발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이런 문제로 인해 인공지능 기기가 내 의도와 다르게 학습되어 버리거나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복수의 사용자들을 식별할 수 없는 특성 역시 사람 같은 존재로 느끼게 하는 데 큰 방해요소가 된다.

    가정 안에 위치한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용자들을 식별하게 되면 훨씬 서비스 범위가 풍성해진다. 가족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모습들을 구분하여 그들 각각의 취향과 맥락을 이해하고 개별적으로 반응하게 되면 거기서 사람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크게 받게 된다. 집안에 있는 반려동물이 그렇듯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하는 다름의 반응들이 의인화의 가치들을 만들어 낸다. 생긴 것은 고정된 스피커라 할 지라도 그런 모습을 통해 pet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인 반려AI로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갈 것이고 그런 감정적 점유를 가져 가는 기업이 인공지능 플랫폼을 장악해 갈 것이다.

     

    다중인간형 AI로 개성과 재미를 더해 나간다

    우리는 연예인들의 목소리가 입혀진 차량 내비게이션 음성 서비스를 기억한다. 물론 지금도 존재하긴 하지만 그렇게 대중적으로 쓰이진 않는다. 처음 들을 때는 깔깔거리면서 사용했지만 뻔한 반복표현들에 이내 질려버렸고 그 연예인이 서비스하는 것처럼 느끼는 데는 실패했다. 충분히 의인화되는 요소들만 있다면 다양한 느낌을 주는 다중형 서비스들은 상당히 재밌는 경험들을 제공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실체는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하나의 물리적 존재가 다양한 캐릭터를 지닌 것처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인간이 다양한 친구들을 만들면서 지내듯이, 나에게 필요한 가상의 친구들을 여럿 만들어서 유쾌한 경험들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지금은 샐리든 지니든 하나의 캐릭터로 몰개성화되어 있지만 기기 안에 다양한 캐릭터가 함께 있는 다중인간형 AI가 되면 이런 게 가능하다. 하나의 기기를 두고, ‘샐리야 오늘 뭐 입을까?’ ‘브라운, 너도 그렇게 생각해? 넌 뭘 추천해?’ ‘우리 이거 한번 얘기해보자등등다양한 캐릭터에 따라 서로 다른 목소리와 성향을 띄면서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다. 이런 요소 역시 AI 비서를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훨씬 더 풍성하게 만든다.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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