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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adgets & Stuffs

야 이 계산기야 !


살다보면  참 맘에 들고 왠지 나랑 코드가 잘 맞을 거 같은데 이상하게 안친해지는 사람이나 사물이 있다


사람의 경우는 어떻게든 계기를 만들거나 조금은 쑥스럽지만 먼저 말을 걸거나 해서

조금씩 조금씩 친한 관계를 만들어가기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사물이 그런 경우라면 좀 다르다.  말을 걸수도 없는 노릇이고

서먹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큰 노력없이 간단한 용기만으로 할 수도 없다



굳이 그런 녀석을 하나 생각해내라면 바로 Excel 이라는 프로그램


Office 프로그램을 써본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반할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인 Excel


이런 엑셀을 짝사랑하면서 수년간 그렇게 친하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살아왔지만

하는 일의 성격상 그리 엑셀을 다양하게 다룰 경우가 없어서 여지껏 친해지진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다 ^^



 

 
 
미니기기를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내가
거의 유일하게 별로 친해보지 못한 녀석이 있다면 이 '계산기'란 녀석이다
 
물론 아주 어렸을적  어머니가 학생들 시험 채점 관리하신다고
내 머리맡에서 자를 대가며 꾹꾹 누르시던 CASIO 초간단 계산기 말고...
 
그때를 생각해본다면 장부에다가 일일이 기입해넣은 학생들의 점수에 대해 합계와 평균, 등수를 가려내기 위해
그 CASIO 계산기를 가지고 하나하나 더해가면서 아주아주 느린속도로 계산을 해나갔다
 
그 옆에서 나는 조금이나마 계산속도를 빠르게 하려고 학생들의 점수를 입으로 불러주면
그걸 어머니는 계산기로 꾹꾹 받아 넣으시고..
중간에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어 헷갈리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계산해야 하는 그런 시절
 
그때는 계산기라는게 다 그냥 그렇게 생긴줄로만 알았었는데
대학교에 와서 공학용 계산기라는 걸 가지고 다니는 공대 친구녀석들을 알게 되면서
계산기라는 세계도 상당히 복잡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암튼 이 '계산기' 라는 녀석과 친해지지 못한 것...
 
왜일까
 
이상하게 대학교 다닐때부터 조금 복잡해보이는 이녀석의 느낌은 왠지 싫었다
 
물론 숫자나 통계를 본능적으로 꺼려하는 내 성격탓이 크겠지만
여느 복잡한 미니기기보다도 이녀석이 주는 어색함은 크게 다가온다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재무계산기라는 계산기와는 친해졌을 법도 한데
사실 학부에 있었을 때는 이런 녀석도 세상에 안나왔던것 같다
조금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은 복잡한 수식을 계산하느라 당시 거금을 들여 공학용 계산기를 샀었으니
 
어쨌든 복잡한 걸 싫어하는 나는 재무도, 회계도, 계산기도 모두 멀리하면서 살아왔다 ^^
 
 
 
그러다가 예전에 접한 어느 재테크 관련 서적 (뭐 돈벌어준다는 수많은 책들가운데 하나 ^^) 에서
 
이 계산기가 아주 풍족하게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녀석인것 처럼 얘기하는데 뽐뿌를 받아 ^^
'그래.. 복잡하면 얼마나 복잡하겠어.  요즘 심심하기도 한데 이 녀석이나 영입해볼까'
 
이번에는 기어이 친해져보겠다고 마음먹고 구매해버렸다
 
 

 
by  Texas Instrument
 
그로부터 거의 6개월...자  이제 좀 적응하고 친해졌을까??
:
:
 
그렇게 사놓고도 바로 서랍속에 쳐박아놓고 있다
 
 
그렇게 친해지고 싶어도 어려워지는 Excel 과 마찬가지로
이녀석도 이래저래 사용할 일이 있어야 익숙하게 되는데
그나마 은행이자 계산하는거 외에는 쓸모가 아직은 없고 그나마도 안쓰고 있다 ㅎㅎ
 
언제쯤 이녀석과는 통성명도 하고 허물없어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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