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재미..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웃음을 주기도 하고 당혹감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화가날 일들도 많이 생기지만
모든 것이 이미 세상에 익숙해지고 알아버린 어른들의 잣대를 가지고 있으니 그런 것들이고
하나하나 작은것까지 새롭기만한 아이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다 고개를 끄덕일만한 것들이고 자연스럽게 그 작은것들이 감동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런것을 하나씩 하나씩 받는 재미
여느때와 다름 없이 첫째딸을 데리고 별다방엘 간 날.
그녀와 자주(?) 가는 콩다방을 가면 콩다방만의 명품 베이글을 먹곤 했는데
별다방에서는 그닥 부식거리가 맘에 드는게 없어서 아메리카노 스몰사이즈 만 주문했다
설탕 투성이인 케잌류는 괜히 먹이기 그렇고
베이글 류를 안시키다보니 딸아이가 먹을만한게 없어서 그냥 커피 한잔만 주문했는데
자리에 와서 같이 얘기를 하다보니 쥬스라도 먹고싶단다
불현듯 드는 생각
'그래.. 이제보니 지금껏 우리딸이 뭔가를 주문할때 직접 돈을 내면서 주문해본적이 없지..'
나는 또하나의 재미를 느낄만한 꺼리를 발견한냥 주섬주섬 돈을 주면서 네가 직접 가서 주문해보라 했다
처음에는 자기가 어떻게 하냐며 쑥스럽다고 빼더니.. 마지못한듯 돈을 집어들고 가는걸 보니 내심 한번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물론 얼굴은 걱정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거스름돈 받아오란 얘기도 안했고 그냥 돈주면서 너 먹고싶은걸 가져오라고 해놓고
좀 떨어진 자리에 앉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았다
별다방에 있는 총각 clerk 과 몇마디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뭔가 주문이 들어간다
그리고는 돈을 건네는 우리딸 ^^
중간중간 자기가 잘하고 있는건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인지 나를 자꾸 돌아다보면서 웃는다
계산이 되고나서 그 총각이 또 뭐라뭐라 하면서 거스름돈을 건네주는 모습
그 거스름돈을 받아들더니 나에게 다시와서는 하는말
'아빠 이 남은돈 가지고 저기 쿠키 있던데 하나만 사도 돼?' -_-
전혀 걱정할만한 게 아니었다.
나만 설렌건가? ㅎ
생각보다 생애 '첫 주문' 을 너무나도 잘 해내는 모습이 오히려 허탈하기까지 했다
내 속으로는 뭔가 웃음을 줄만한 실수나 에피소드를 기대했지만 그런건 없었다
하지만 처음에 무척 어려울것처럼 뒤로 빼던 딸이 그런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얻고
이런건 이렇게 하는거라는 걸 하나씩 알아가는 걸 보니
그날 하루 할일은 다한것같은 풍족함, 그리고 아빠로서의 행복함이
아메리카노의 구수함과 함께 입가에 머문다
인생이란 도화지에 또하나의 그림을 그려넣은듯
이런 행복을 주는 아이들에게 항상 감사하면서 살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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