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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amera & AV

코닥 DSLR의 부활을 기다리며... DCS 760 사용 소감

DSLR을 사용한지 이제 7년째네요
저의 첫 DSLR 은 후지 s1pro.. 당시 캐논의 d30 이나 니콘의 d100 과 같은 걸출한 브랜드의 보급형 DSLR 을 놔두고 후지라는 다소 의외의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건, 그 전에 쓰던 후지필름에 대한 믿음때문이었습니다.

가난한 사진생활을 하느라 ^^ 네거티브 필름을 주로 쓰던 저에게 후지 리얼라와 오토오토 200 필름은 최고의 결과물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사진에서 바로 튀어나올듯한 그런 생동감을 가져다주는 그 필름들의 느낌은 당시 디지털 세상에서는 얻기 어려운 느낌이었지요.

그렇듯 필름만의 색 재현력이 필름회사에 대한 믿음을 만들어냈고 DSLR 에 와서도 결국엔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필름회사의 심장' 을 가진 껍데기를 찾았던 것이죠
소니나 캐논의 CCD/CMOS 보다는 후지필름이 필름만을 연구한 수년간의 노하우를 가지고 만든 그들의 CCD 를 믿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s1pro 는 역시 제 기대대로 껍데기는 한참 떨어졌지만 결과물만큼은 최고의 만족도를 가져다 주었었죠..

그 이후로도 제 손엔 여전히 후지의 DSLR 이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게된 저에게 항상 선망의 대상이 되는 또하나의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코닥(Kodak) 이죠
필름기술의 원조...  필름을 쓸 당시 필름입자는 후지만큼 곱진 않았으나 색 재현력만큼은 단연 필름중에서도 최고였습니다.  코닥은 색(色)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보이는 , 코닥의 심장(CCD)을 가진 코닥 DSLR 의 사용기에서 보여지는 결과물들은 저를 항상 설레이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DLSR 에서의 후지가 녹색 재현에 있어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면 코닥은 원색과 피부색을 비롯한 색 전반에 걸쳐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다른 느낌을 가져다줬었습니다.
필름을 사용할 당시와 가장 흡사한 느낌을 주는 카메라를 찾으라면 바로 이 코닥의 DSLR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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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써보고싶던 코닥의 DSLR 을 지금까지 지르지 못했던 것은 가격도 가격이니와, 대부분의 코닥 DSLR 이 가진 가공할 무게와 크기였습니다 ^^
SLR/n 과 14n 시리즈는 그나마 좀 줄어들었습니다만 위 사진에 있는 바로 전 기종 760만 하더라도 그야말로 후덜덜한 크기와 무게를 자랑합니다.
니콘 F5 의 하드웨어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데다 디지털 모듈이 부가되다보니 요즘 나오는 DSLR 들의 2배는 되는 크기에 웬만큼 작은 렌즈를 달더라도 2kg은 훌쩍 넘어가는 아령급 무게를 자랑하죠 ^^

무거운 카메라들을 써보고서는 결국 포기했던 경험때문에 항상 막판에 지름을 참았었습니다.

그런 코닥의 DSLR, 그중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부러운 760 모델을 사진 모임에서 잠깐 써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닥이 DSLR 사업을 접은지도 꽤 되었고 해서 코닥 DSLR 유저를 만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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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메라를 쓰고 계신 분이시죠
사진찍는 만화가로 유명하신 최동인님이십니다
찌구와 조리개 라는 만화연재 한번쯤 보신 분도 많으실겁니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goodcdi)

이날은 이 최동인님과 함께 스튜디오까페에서 담소도 나누고 촬영 노하우도 전수받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

최동인님께서 이 코닥 760을 가져오셨길래 냉큼 제 메모리카드를 끼우고 동경하던 카메라를 잠깐이나마 써보게됬죠 ^^  (이 자리를 빌어 최동인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예상대로 묵직하고 큰 카메라... 우렁차더군요
셔터음과 셔터감 최고입니다.  F5 바디가 빚어내는 메커니즘이 손끝으로 전해오는 느낌.. 디지털이지만 '사진을 만들어내는 기계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그런 녀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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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스튜디오 까페 내부

코닥 RAW 전용프로그램인 포토데스크가 없어서 그냥 어도비 라이트룸으로 JPG 화 했습니다만 역시 색이 좋네요
화밸이 다르더라도 여러가지 느낌을 바꿔보는 편집을 하는데 있어 색이 뒤틀어지거나 망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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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RAW 파일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모니터에서 이것저것 조절해보면서 나타나는 코닥의 색 재현력은 '역시 코닥'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그대로를 아주 생생하게 표현하는 재현력과 함께 색을 일부러 왜곡시키더라도 ... 뭐랄까요.. 아주 이쁘게 왜곡이 됩니다 ^^

(아... 그 전에... 이 까페에서 잠깐 써본게 다라서 사진자체의 작품성이나 이런건 전혀 없습니다. 그냥 봐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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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을 일부러 좀 줄여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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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밝은 창가와 저 뒷편 어두운 까페 주방까지 극단적인 계조를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얀 커텐의 디테일이 저 정도 살면서 까페 뒷쪽까지 어느정도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사실감과 현장의 생생함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하죠
그리고 피부색과 소파나 옷들의 색들이 발현되는 느낌은 과거 필름이 내주던 결과물과 꽤 흡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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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있는 커튼입니다.
별거 아닌 사진같지만 일반적인 디카로 이런 느낌 내기 쉽지 않을겁니다.
계조 표현이 훌륭하기때문에 커튼 과 밝은 창밖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입체감있게 사실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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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었지만 코닥 760을 잡았던 손과 모니터에서 아직도 코닥의 느낌이 남아있는 것 같네요
그만큼 셔터를 누르는 쾌감과 사진 결과물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스런 경험이었습니다.
그날 동일한 환경에서 s2pro, s5pro, 코닥760 등 결과물에 대해서는 내로라할만한 카메라에 메모리카드를 바꿔가면서 찍어왔는데, 색이 맘에 드는 사진을 골라보니 코닥의 것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좋은 심장을 가지고도 DSLR 사업을 접은 코닥이 너무 아쉽습니다.
물론 다른 카메라에 그런 심장을 넣는다면 좋겠지만 (올림푸스 e-1 처럼) 그런 모델도 진행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중고시장에서 구할수 있는 코닥 DSLR 들은 아무래도 크기와 무게, 노쇠함때문에 결국 저도 지르지는 않겠지만, DSLR 이 과거와 달리 대중화되고 있는 지금 코닥이 다시 DSLR 을 시작한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코닥의 심장을 가진 니콘이나 캐논의 DSLR 이 다시 나와준다면 그게 제 DSLR 을 바꾸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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