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좋았습니다
차라리 편안했습니다
얼음처럼 차가워진 당신을 마지막으로 만지고는
당신을 덮을 칠흑같은 차가움이 너무나 두려워 열이 났습니다만
당신과의 마지막날은 너무나 따듯했습니다 너무나 눈부셨습니다
그간의 고통을 덮듯 바알간 흙이 당신 주위의 그 누구보다도 따듯하게 당신을 덮어주었습니다
당신이 잠든 그 안이 너무나 편안해보였습니다
비로소 제가 당신에게 희미한 미소를 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사진을 보러온 사람들이 가끔 당신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잊고 있었던 당신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몰래 도와줬던 학생들이며 이웃들이며
평생을 그렇게 남을 위해서만 살아온...
그런 당신을 닮지도 못한 주제에
좀 이기적이지 그랬냐며 소리지르기엔 제가 당신에게 한게 너무도 형편없습니다
그런 당신을 힘들게한 사람들, 그들을 미워한 시간들...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무것도 못한 이 못난 모습때문에 미칠것 같습니다
이런 못난 모습을 조금이라도 용서받고자 마지막 순간에 비겁하게 바랬던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기적도 없었습니다
여전히 의식은 없었고 당신의 촛점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숨은 멈추었고 순식간에 당신의 몸은 차가워졌습니다
아직 정리도 안되는 후회들과 생각들
당신과 함께하지 못한 너무나 많은 것들
무엇때문에 오열을 하는지 알수도 없었습니다만
평소 당신이라면, 역시나 이기적이지 못한 당신이라면 지금도 웃어주고 계실겁니다
누구보다도 컸을 할머니의 사랑을 모르고 큰 당신의 손자들
할머니 어디가셨어 라며 마냥 즐겁게 절을 하는 모습
저는 더이상 보고있을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지만
당신은 아마... 손자들에게 미소지어주셨겠죠?
죄송합니다...
6년간을 그래왔기때문에
또 여느 주말이 되면 병원을 향할 제 몸이 새벽부터 일어나겠죠
더이상 그러지 않게 되면.. 그때가 비로소 지금의 당신을 실감할 때일까요?
그때부터 비로소 조금씩 당신의 삶을 이해하기 시작할까요?
부디 그 기나긴 고통
모든 미련과 괴로움 다 던져버리고 가시길
부디 편안한 곳에서
부디 따듯한 곳에서
너무나 오랜동안 가져보지 못하셨던 찬란한 미소를 만끽하시길
천국에서라도 당신만을 위한 삶을 가져보시길 빕니다
당신의 사랑,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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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를 결국 보내드리고 왔습니다.
너무나 걱정해주시고 위로해주신 모든 분들, 다시한번 감사하다고 말씀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한마디 한마디, 가시는 그분께도, 보내는 저에게도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순식간에 또 돌아와야 하는 일상이 야속하지만
오히려 그간 밀려있는 일상들이 제 머릿속과 가슴속을 채워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로도 많이 채워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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