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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앞에서 펼쳐진 우사인 볼트 쇼크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Life & Photo 2011. 9. 2. 07:50

    네. 주말에 대구에 다녀왔습니다.
    몇년새 팬이 되버린, 팬이 되지 않을수 없는 귀염둥이 우상, 우사인 볼트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죠.

    마라톤을 제외하고 필드 육상에서 뚜렷한 국내스타가 아직까지 없다보니 유독 인기가 없는 분야가 바로 이 육상인데요, 빙상의 김연아나 수영의 박태환처럼 불모지였던 스포츠분야를 일약 인기스포츠의 반열로 올려놓는 그런 스타가 육상에서도 빨리 나와줬으면 하네요. 저는 그나마 소시적에 육상을 좀 했던탓에 대한민국 평균보다는 제가 조금더 육상에 관심이 있긴 한거 같습니다. ^^ 


    생각보다는 덥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양털구름과 함께 뜨거움과는 좀 거리가 있는 여름하늘을 보여줬던 8월 마지막 주말, 볼트의 출격을 보러 이곳에 왔습니다.

    독특하게 생긴 매표소 기둥이 세계선수권의 권위를 상징하는 듯한 모습... 대구 스타디움의 풍경은 그닥 경직되지 않은 편안한, 조금은 너무 편안한(?) 모습이더군요.


    경기가 시작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벌써 자메이카 응원단은 warm up 되어 있었습니다. 경기관람을 저렇게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 참 보기 좋더군요.

    그리고 이날 확실히 느껴지는것 하나... 단거리 육상에서만큼은 출전선수들의 기량 뿐 아니라 응원단의 기운과 자신감에서도 이미 미국은 자메이카의 상대가 아니더군요. 자메이카 응원단에서는 초조함 하나 느껴지지 않고 우승은 자기네것이니 그냥 이 자리를 즐기겠다 하는 축제의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저 깃발을 흔드는 친구와 사진한장 찍고 싶었는데 영 찬스를 못잡았네요 ^^


    그다지 덥지도 않은, 육상하기에는 너무나 괜찮은 날씨였습니다.

    육상경기를, 그것도 최고권위인 세계선수권 대회를 이렇게 코앞에서 볼수 있다는게 아직 실감이 안나더군요. 잠시 후 TV로만 보던 선수들이 등장하면 비로소 실감이 날까요? ^^


    대구 스타디움은 육상 세계선수권 대회를 위해 많은 제반 준비를 했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내부 스타디움의 모습을 제외하고는 불편한 부분이 많이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티켓에 있는 좌석번호를 보고 그에 해당하는 게이트와 좌석을 찾아가는 것 부터 쉽지 않게 표지판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그날 안내하시는 자원봉사분들의 안내도 저를 여기저기서 헤매이게만 만들더군요. 더군다나 음식시설이나 수준은 몹시 실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육상 세계선수권인만큼 많은 제반 준비를 했으면 하는데 좀 아쉽더군요.

    암튼...


    이렇게 그늘 아래 좋은 자리에 앉아 편안하게 볼트를 기다립니다.
    창던지기 등과 같은 필드 경기들을 가볍게 즐기며 빨리 트랙 경기들이 시작되기를 기다렸죠. 트랙에 대한 로망이 여전해서인지 트랙 경기들을 좋아합니다 ^^


    갤럭시탭으로 이날 경기 시간표도 확인해보고...
    그런데 안드로이드 마켓에 있는 대구 육상선수권 대회 어플리케이션은 좀 비추입니다. ㅎㅎ 별로 볼게 없고 갤럭시탭 10.1 레이아웃과는 맞질 않아서 보기 좀 그렇더군요...

    안내전단지 등에 시간표는 아주 잘 나와있으니 굳이 필요는 없습니다.


    중간에 좀 시간이 나서 스타디움 인근에 있는 홍보관에 들러봤습니다. 이 대회에 스폰서로 되어있는 기업들이 홍보관을 만들어놓고 행사를 하고 있더군요.

    볼트가 뛰는 남자 100미터 결승이 저녁에 있다보니 미리 배도 채워놓을겸 나와서 홍보관 구경을 좀 했습니다. 도요타 자동차와 삼성전자 홍보관이 보이네요


    이곳에서도 대략 가장 큰 규모의 홍보관을 차린 삼성...


    아디다스는 비보이(?)스러운 댄스 퍼포먼스로 꽤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인데 아디다스 정도 되는 스포츠 브랜드의 홍보관 치고는 그리 크진 않더군요

    경기장을 거의 반바퀴를 돌아 이곳까지 왔더니 덥습니다. 후다닥 실내로 들어갑니다. 에어컨 가전을 가진 삼성전자 홍보관으로 ㅎㅎ


    한참 아이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더군요.
    대회 컨셉에 맞게 직접 저 위에 올라가 아이들이 뛰면 자신의 아바타가 그대로 뛰는 육상 게임입니다. 조금 구경하고 있었더니 딸아이가 바로 자기도 하겠다며 뛰어드는군요 ^^ 아이들은 이런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나봅니다. 뛸 생각을 하다니 ㅎ

    신나게 한판 뛰더니 또 뛰겠다고... 그러라고 내버려두고 잠시 둘러봅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요 삼성제품들이 홍보관에서 시연되고 있었습니다. 3D로 보는 쿵푸팬더를 무지 신기해했던 외국인들, 한참을 3D 안경을 보고 쳐다보더군요. 평소 체험할 수 없는 것을 체험하는 느낌이라는 면에서 3D는 이런 이슈성 홍보관에 어울리는 좋은 소재로 보입니다.

    반대쪽에는 또 다른 점프 게임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환장 모드... 우리딸이 저렇게 높이까지 뛰는지 몰랐습니다. 이건 뭐 거의 공중부양 수준 ㅋㅋ

    육상 구경하는 것을 아이들이 재밌어할까 좀 걱정했는데 이런 곳이 있으니 다행이네요. 사실 아이들에겐 육상 경기를 보는게 그리 재밌진 않을겁니다. 그럴때 이런 육상을 소재로 재밌게 엮어주는 컨텐츠들이 많다면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이 생기고 흥미도 크게 가질 거란 생각이 드네요


    이곳에서도 갤럭시탭 10.1은 홍보의 중심에 있더군요.

    워낙 세계적인 대회이다보니 이곳 홍보관에 갤럭시 노트나 갤럭시탭 7.7 이 있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ㅎㅎ IFA 이벤트를 앞두고 그럴리가 없죠 ^^ 갤럭시 노트나 갤럭시탭 7.7 은 이곳에 없습니다. (아 ! 혹시 IFA 에서 Unpack 이벤트를 하고 나면 이곳에 추가될래나요? ㅎㅎ)

    암튼...
    갤럭시 스마트폰과 함께 놓여진 갤럭시탭 10.1. 워낙 크기가 있다보니 사람들은 갤럭시S2 말고 이녀석한테만 관심을 기울입니다.


    나이 지긋하신 분도 관심을 많이 가지시더군요.
    태블릿이라는 기기가 사실 얼리보다는 이런 PC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분들께 오히려 어울리는 기기일텐데요, 그런 분들이 쉽고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태블릿도 많이 좀 나와줬으면 합니다.


    흑형들도 질문을 많이 하더군요 ^^

    홍보관 구경과 함께 여기저기서 배를 미리 좀 채웠습니다. 대구 스타디움 음식 시설은 확실히 좀 아쉽습니다. 혹시나 대구 육상선수권 보러 가시는 분들은 (특히 아이와 함께 가는 가족이라면) 먹을 간식거리 충분히 준비해서 싸가시기 바랍니다. 그곳에서 밥을 먹거나 하기 너무 어렵습니다.


    곧 볼트가 달릴 아름다운 트랙을 보며 제 자리로 돌아갑니다.


    남자 800미터 경기도 꽤 박진감 있었습니다.
    과거 스타디움 한바퀴 (4백미터) 만 힘을 다해 뛰어도 정말 죽을것 같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 그래도 스파이크 신고 저 트랙에서 미끄러짐 없이 발에서 튀어나가는 느낌이라는게 참 육상을 하는 묘미였는데 옛 생각이 많이 납니다. (참고로 제가 뛰었던 경기는 100미터, 멀리뛰기, 400미터 계주 이렇게 3종목  - 나름 우사인 볼트와 그 계보를 같이 했다는 ^^)

    그러더니 떠헛...


    갑자기 100미터 경기 출발선 쪽에 디딤대를 배치합니다.
    바로 남자 100미터 준결승이 먼저 치러지는 것이었죠 



    드디어 볼트를 볼수 있는 순간이 옵니다...



    사람들도 두리번 두리번, 누가 나오는 거야? 하며 ...

    준결승부터 그래서 볼트를 볼수 있었죠


    다른 선수들보다 오히려 일찍 나와서 준비운동을 하더군요. 저 앞에 튀어나가는 선수가 바로 우사인 볼트입니다. 겉옷을 저렇게 입고 있으니 그냥 키큰 흑형... ^^


    원래 우사인 볼트는 축구를 했었다죠. 그런데 저런 옷차림으로 있으니 흡사 MBA 농구선수같기도 합니다.


    내 시야에서나 관중들의 반응에서나, 보이지도 않는 미국선수 ^^
    이날 준결승서 미국의 기대주인 게이틀린이 그만 떨어지는 바람에 좀 섭섭했다는...

    볼트는 이렇게 몸을 푸는 중에도 관중들에게 화답하고 제스처를 취해주는 등 매너가 꽤 괜찮아보였습니다.


    드디어 옷을 벗고 출발선에...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더라도 큰 차이로 키가 큽니다. 그만큼 컴퍼스도 엄청 길겠죠. 


    스타트가 늦더라도 워낙 종속이 좋기때문에 출발에 너무 예민해하지 말고 준결승처럼만 뛰어줬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ㅠ

    암튼 결과적으로 결승에서 볼트의 질주는 못봤지만 준결승에서라도 이렇게 코앞에서 볼트의 달리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네요. 정말 빠르긴 빠르더군요. 정말 힘있게 치고나가는 종마같은 힘이 관중석에게도 느껴지고 그런 기운때문에 사람이 흥분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 보면 분명 육상 토토같은 것도 있을것 같은데... 없나요? ^^ 

    너무나 지겨울줄 알았던 남자 1만미터 경기도 막판에 땀을 쥐는 레이스에 스타디움에 있는 모든 관객이 다 소리지르고 난리 났었습니다. TV였더라면 돈줘도 안볼 남자 1만미터 경기를 직접 보면서 소리지르니 꽤 재밌던데요 ^^


    이날 남자철인 10종 에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던 김건우 선수. 꽤 잘생기셨더군요

    철인10종중 마지막으로 이날 펼쳐진 1,500미터에서 김건우 선수는 아깝게 1위를 놓쳤습니다. 너무 스퍼트를 일찍 시작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렇게 앞치락 뒷치락 하며 관중들의 환호성과 탄식을 만들어내는, 너무나 짜릿한 레이스였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남자 100미터 결승을 앞두고 여자 멀리뛰기 시상식이 열립니다.
    여자 멀리뛰기에 아주 예쁜 선수 있던데... 나중에 찾아보니 러시아의 다르야 클리시나 라는 선수더군요. 저 이선수 바로 팬되었습니다 ^^

    드디어 정리가 되고 이날의 마지막 경기, 남자 100미터 결승입니다. 


    역시나 가장 먼저 나와서 준비하는 볼트... 이래서 세계 1위일까요? ^^


    준결승때와 똑같이 연습합니다. 

    등을 보이고 있는 선수가 이날 결국 100미터에서 우승한 자메이카 동료 블레이크 입니다. 이 선수 저는 이번에 비로소 눈여겨 보게 되었는데, 이선수도 경기를 아주 즐기더군요.

    볼트처럼 장난도 많이 치고 쇼맨십도 좀 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는 진지하게 임하고... 자메이카 선수들 선수층도 두껍지만 다들 매력덩어리 같네요 ^^


    블레이크와 선의의 경쟁을 약속하는 볼트...


    그러면서 틈만 나면 이렇게 장난을 칩니다 ^^

    우사인 볼트의 특징 하나, 항상 장난을 칠때 저렇게 자신을 잡는 카메라 화면을 보면서 그에 맞게 장난을 칩니다. 저 장면도 장내 스크린에 자신의 모습이 비추자 이렇게 블레이크를 이용해 장난치는 장면을 연출하네요 ^^

    이에 비하면 다른 나라 선수들은 그저 초긴장 모드입니다 ^^ 


    드디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들이 옷을 벗었습니다.
    코앞에서보니 정말 이 선수들의 몸매는 탄성이 절러 나왔습니다. 대둔근에서 허벅지 근육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정말 제 허리둘레만 한듯... 

    자동차로 치면 엔진부위죠. 폭발하듯 터져버릴것 같은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그런 가공할만한 스피드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볼트는 워낙 키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다리 근육이 돋보이지 않지만 절대적으로 보면 역시 장난 아니죠 ^^  (가까이서 보는 여자분들 좀 민망했을 겁니다 ^^)


    역시 틈만 나면 볼트는 장난질...
    카메라맨을 앞에 두고 아주 익살스러운 포즈를 다양하게 연출합니다. 옆에서 블레이크도 환히 웃고 있네요


    이런 순간조차 즐길수 있다는게 세계 최고 선수들의 자신감이겠죠.

    저 자메이카 3인방의 포스... 몇년전만 해도 저정도를 차지하던 미국이었는데 이젠 그런 자취는 많이 약해졌습니다.


    보는 저희조차 매우 떨리던 출발 전 순간...

    오로지 볼트의 일거수 일투족만 지켜보며 가슴졸이던 이 순간은 너무도 빨리 끝나버렸습니다.
    그것도 허무하게...


    이렇게 말이죠...

    육안으로도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볼트는 그만 일찍 일어나버렸습니다.


    출발하는 순간 관중들도 알아챘고 자신도 이미 알아버렸죠
    모든게 물거품이 되버렸다는것을...


    걷잡을수 없는 아쉬움에 곧장 상의 탈의 !

    관중석 여기저기서는 야유가 아닌 탄식의 괴성들... '이게 뭐야 ~~~!!!'



    하늘을 보며 망연자실한 볼트...

    자신의 실수를 어이없이 후회하고 있겠죠

    그런 볼트를 결승선에서 기다리던 수십명의 기자들이 그 순간 우르르 출발선쪽으로 몰려드는데요, 그것도 장관이더군요.


    온갖 플래시 세례와 함께 잠시 대구 스타디움 전체에 적막이 드리운듯한...

    재밌었지만 정말 허탈한 순간이었죠 


    역사속 한장면으로 남을 이 볼트의 워킹...

    분명 이 단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꾼건 자메이카에 밀린 미국의 책략이라 추측해봅니다  (아님 말고 ^^) 사실 선수도 선수지만 전세계 팬들과 관중들에게도 이건 있을수 없는 아쉬움을 주는 규정이란 생각입니다. 수영도 2번까지 오출발을 허용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최고의 경기력을 인간에게 있을수 있는 잠깐의 실수때문에 보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합니다.


    마치 맨유가 빠진 프리미어 경기를 보듯, 남자 100미터 결승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여기까지 너 보러 왔는데 볼트... 너 뭐니?

    하지만 블레이크의 폭발적인 주력은 그럼에도 아주 볼만하더군요. 신체조건이 그다지 좋은게 아닌, 단신 선수인데 상당한 재능을 가진 선수로 보입니다.


    제가 TV에서만 보던 그런 생생한 화면들을 위해 정말 많은 카메라들이 돌아다니더군요.

    마치 '세그웨이' 처럼 생긴 녀석을 타고 달리면서 찍는 카메라맨도 있고, 스타디움 중앙을 새처럼 날아다니면서 찍는 로보트 카메라도 있더군요. 화면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을 경기장에 오시면 많이 만날수 있어 좋습니다.


    기억에 남을 아쉬운 실수로 얼룩진 경기...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볼만했다 라고 위로하기엔 너무 아쉽네요. 그 생각을 하니 대구에서 서울까지 오는 길은 너무도 길고 피곤했습니다 ㅎㅎ

    이런 이변도 재미입니다만 아무쪼록 앞으로 남은 대회기간동안 이런 어이없는 이벤트 말고 짜릿한 경기들 많이 볼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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