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제품들의 디자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팬시하지는 않지만 말쑥한 느낌... 원피스나 힙합 보다는 수트쪽이 좀더 어울리는 느낌?
hp 제품들의 디자인을 대체적으로 보면 '파격'은 좀처럼 없지만 조금은 트렌디하면서 조금은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는 모습이랄까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더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 일단 촌스럽거나 지저분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없고 많이 절제하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편이라 항상 '괜찮네~' 라는 말이 나오곤 했었던것 같네요
그리고 조금은 남성적인 디자인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PC나 가젯류를 다루는 브랜드들이 그런 성향이 있을수밖에 없긴 합니다만 군더더기 없이 차분한 디자인을 하면서 거기에 'hp' 가 가지고 있는 묵직한 신뢰라는 이미지가 얹어져서 더더욱 수트를 말쑥하게 입은 남성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죠
hp의 제품들 디자인을 총괄하는 분이 이분입니다. hp의 CDO, 스테이시 울프 이사죠.
hp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모두 이분의 눈과 손을 거쳐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애플로 치면 조너던 아이브 와 같은 존재^^)
이분과의 질의응답에서 캐치할수 있는 hp 디자인의 특징이 하나 있었습니다.
hp의 디자인이 과감히 어떤 선을 넘는 그런 파격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수 밖에 없는 것이, 마치 공룡과도 같은 hp의 현재 포지셔닝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즉 전세계를 상대로 굉장히 많은 제품 라인업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대량으로 마켓 쉐어를 가져가는, 그런 PC시장 1위 기업으로서 가져가야할 제품을 만들다보면 가장 많은 대중들에게 통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제품의 스타일만 고민해서는 안됩니다. 각 나라가 처한 문화적, 정서적 환경을 고려하고 그들이 받아들일수 있는 컬러나 스타일과 함께 사용자들의 UX까지 같이 고민해서 제품을 기획해야 되고 그렇게 완성된 제품을 mass 컨수머 및 기업을 대상으로 세일즈하게 됩니다. 물론 각 나라나 특정 타겟층을 위해 커스터마이징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그렇게 아예 다른 스타일을 가진 별도의 라인업은 아니죠.
이날 hp가 보여준 올인원이 온통 블랙뿐이어서 (스테이시 울프 이사가 만지고 있는 hp의 세계최초 터치 PC 만 제외하면요 ^^) 제가 질문을 통해 좀 꼬집기도 했는데요
올인원 PC같은 경우에는 더이상 서재나 공부방에만 있을 컨셉이 아닙니다. 특히 터치스마트같은 터치형 올인원은 우리집 아이들도 너무나 좋아했기에 그걸 사용해보면서 이게 거실형 PC의 미래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다시말해 그렇게 구석에 처박혀 있는 PC를 거실로, 부엌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는게 이 올인원 PC라고 봤죠.
그렇다면 그때부터는 그냥 기계가 아니라 '가구'의 하나로 봐야 합니다. 거실의 소파 앞이나 아일랜드 테이블 등에 둘 녀석이라면 이미 인테리어이자 가구로서 바라보게 되는 것이죠. 백색가전이 많은 부엌이라면 화이트 색상이 잘 어울릴 것이고, 오크무늬 가구들이 많은 거실이라면 우드 브라운과 같은 컬러와 패턴의 올인원이 소파앞에 어울릴 겁니다. 올인원 PC의 스타일과 컬러의 선택이 좀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대량 판매를 염두에 둔 제품 디자인이 가질수 있는 아쉬움을 이야기할수 있는 하나의 예입니다.
mass 대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세일즈 1위 기업의 디자인 고민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분명 아쉬움은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발표한 프리미엄 울트라북, hp envy 스펙터XT의 경우 꽤 매력적이긴 합니다. 노트북을 많이 사용해본 사람이 설계를 했구나 라고 느껴졌었고 그 타협하지 않은 테두리(?) 안에서 디자인을 해야했을 디자이너들의 고민도 함께 느껴졌었죠.
2012/05/16 - 조금 다른 울트라북, HP ENVY 스펙터XT 자세히 보기
하지만 대중들은 좀더 롱테일에 눈을 돌리고 있고 각자의 개성을 표출하는데 어색해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속도가 스테이시 울프 이사의 생각보다 더 빠른것 같다고 느껴지는데요. 사용자 행태를 고려한 스펙터XT 디자이너의 고민은 읽지 못하고 그저 슬림한 스타일만 보는 사용자들도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과연 그렇다면 그런 소비자들 (오로지 이쁜 스타일만 보는) 을 위한 라인업은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역시 hp가 디자인하는 제품 철학을 이야기하면서, 그런 시장의 흐름이 충분히 시장에 존재한다면 그에 대응할 것이다 라고 하더군요
hp 입장에서는 그런 것이 동아시아쪽 최근 트렌드의 하나라고 볼수 있을것입니다. 분명 많은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좀더 컨수머쪽으로 hp가 다가오기 위해서는 그러한 '트렌드 세터 (Trend Setter)' 역할까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조금은 느리고 방어적인 스타일만을 가져간다면 어느새 소비자들의 빠른 호흡을 따라가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좀더 가볍고
좀더 여성적이고
좀더 파격적인 디자인을 hp에게 기대하고 싶습니다.
오히려 정말 풍성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공룡이기에 (이번에 80여개 신제품 라인업을 발표할 만큼) 그렇게 지금까지 hp가 보여주지 않았던 디자인과 스타일을 내는 브랜드 라인 하나쯤 만드는 것은 다른 경쟁사들보다는 더 여유로운 행보 아닐까 하는데요. envy 라인업이 그런 취지였다고 답한다면 엔비 라인업은 스타일리쉬하긴 하나 제품이 확장되면서 아이덴티티가 좀 흐려진 부분도 있고 그렇게 압도적인 디자인은 아니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그저 '괜찮네~' 라는 말만 나오는게 아니라, 'WoW~ 이거 어디꺼야?' 라는 말이 나올수 있는 디자인.. 원피스나 힙합 복장을 입고, 그리고 hp가 콜라보레이션 하고 있는 비츠오디오 헤드폰과도 아주 잘 어울리는 그런 가젯들...
hp가 올가을에 낸다는 윈도우8 타블렛 에서는 한번 기대해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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