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할때 가끔 했던 이야기가 있죠. 앞으로 카메라 업계는 아마도 소니와 삼성과 같은 다양한 전자제품 제조사의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캐논이나 니콘이 아닌 삼성과 소니가 결국에는 패권을 차지할 거라 예상하고 있고 아직도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는데요 (파나소닉도 가끔 생각합니다만 조금은 융합 능력이 이 두군데보다는 부족해보입니다)
두 제조사는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끌어갈 준비가 다른 카메라 제조사보다 앞선다고 할까요?
암튼 이 예상에 대해서는 모두 저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광학 기술기반의 카메라 원천 기술과 노하우가 전부가 아닌 시대가 되고 있죠. 노키아 같은 철옹성이 순식간에 무너진 것이 비단 휴대폰 업계에서만 일어나리란 법은 없습니다. 사람들의 취향과 니즈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면 그만큼 도태되기 쉬워질만큼 IT업계에서의 변화의 속도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반대의 우려도 그런데 사실 있습니다.
그런 변화에만 치중한 채 '기본기'에 소홀하게 되면 그건 그냥 fashion 이 되버리죠. 삼성전자와 SONY 같은 곳이 카메라 라는 제품을 두고 봤을때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부분이 그런 부분입니다. 미러리스/스마트/컴팩트/다양한 사용자 취향 등 두군데 모두 이시대가 요구하는 카메라에 대해 눈여겨볼만한 족적을 남기고 있지만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그런 트렌드에 따른 마케팅이 우선이 되면 위험해질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 있어 좀더 우려가 되는 쪽은 삼성이었습니다. 소니는 미놀타도 미놀타지만 워낙 광학제품에 있어서는 긴 역사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 쉽게 기업정서가 달라지지는 않을거라 봅니다. 그러나 삼성은 상대적으로 카메라 역사도 다른 카메라 경쟁사들보다 짧고 솔직히 기본기를 놓고 자신있게 싸울만한 기술력의 우위도 쉽게 말할 처지는 아닙니다. GX라인업으로 대변되던 DSLR 사업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미러리스에 집중하겠다고 한 모습도 '혹시 너무 가벼운 쪽으로만 가려는거 아냐?'하는 우려를 하게 했죠. 카메라가 요구하는 기본기보다는 달콤한 부가기능에만 신경쓰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까지 번질수 있는 움직임이었으니까요
다행히 그런 생각은 아직은 기우이구나 했던 것이 작년에 싱가폴 MAMA 촬영을 갔을때 잠깐 경험해본 삼성 NX 85.4 렌즈였습니다. 삼성이 처음 내놓는 85.4 렌즈... 그것도 미러리스용으로 나온 렌즈라 반신반의했었는데 그 퍼포먼스를 보고는 삼성의 고집과 노력을 인정할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래 이정도 렌즈를 만들어낼수 있는 능력과 의지라면 그렇게 걱정을 안해도 되겠다'
그런 생각을 갖게한 장본인들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삼성 NX 카메라와 NX 렌즈를 직접 만드는 개발자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요. 직접 유리렌즈를 깎아가며 새로운 렌즈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깎다가 다친 부위까지 보여주는, 조금은 순진(?)한 모습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날 오간 이야기들을 블로그에서 자세히 말씀드릴수는 없습니다만 그날 만남을 통해 받았던 느낌은 이랬습니다. 엔지니어 특유의 향기(?)도 물씬 나는 분들이셨는데요 ㅎㅎ 저분들은 타협하지 말아야 할 기본기가 어떤 것인지 아는 분들이구나... 타협하지 말아야 할 퀄리티를 생각하며 방망이를 깎는, 아니 렌즈를 깎는 우직함이 중심에 있는 분들이라면 다양한 기능과 유행들이 올라갈 기반 지지대는 제법 묵직하게 만들어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정말 힘든 싸움이죠. 유구한 역사와 막강한 노하우를 가진 독일이나 일본 회사들과 싸워야 하는 외로운 싸움이니까요 (국내에서는 렌즈 제조하는 곳이 수동렌즈 만드는 삼양광학을 빼면 삼성뿐이죠)
그 분들이 마케터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타협하지 말아야 할 기본기를 양보하지 않는, 흔들리지 않은 모습을 유지해준다면 맨 위에서 제가 예상하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걸릴진 모르겠습니다만 그리 틀리진 않을것 같았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그분들에게 절대 기본기를 잃지 말라고 부탁을 드리고 싶구요...
이번에 NX20/NX210과 함께 새로 버전3으로 나온 18-55 번들렌즈 같은 경우도 번들렌즈로서의 화질로는 상당히 훌륭한 것을 보면 렌즈 퀄리티는 정말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외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도 '카메라'를 향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정을 쏟아준다면 스마트폰이나 TV에서와 같은 영광도 그리 먼 미래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온 저녁이었습니다.
#덧붙임
하반기에 새롭게 나오는 NX 렌즈도 한번 기대해보시길... 대신 가격만 예전에 30mm 팬케잌 렌즈 초기가격 정도로 착하게 나오길 바래봅니다 ^^
'IT > Camera & AV'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각같은 디테일 인정 ! 아토믹 플로이드 HiDefDrum+Remote 이어폰 리뷰 (2) | 2012.07.17 |
---|---|
닥터드레보다 이쁜 이어폰, 아토믹 플로이드 HiDefDrum+Remote (하이데프드럼 리모트) 개봉기 (2) | 2012.07.09 |
궁극의 컴팩트 카메라, 소니 RX100을 만나던 날... (4) | 2012.06.30 |
소니 RX100 스페셜 에디션 1호 개봉기 (SONY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 (8) | 2012.06.28 |
도대체 스마트 카메라 라는게 뭐야? (NX210으로 할수 있는 것들) (0) | 2012.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