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펜싱이라는 게임 체인저를 보여준 대한민국 펜싱 (2012 런던올림픽)

어제밤도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면서 런던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을 봤네요.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놀라운 에너지는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흥분과 기쁨으로 이어져 잠을 잘수가 없더군요. 저처럼 잠을 못이루신분 많이 계시리라 봅니다.

저도 펜싱에는 완전완전 문외한이에요. 뭐 불어로 된 용어들은 뭐라고 하는지도 아직 모르겠고 ㅎㅎ 룰도 잘 모르는 것이 이번에 '펜싱'이라는 스포츠를 제대론 본게 거의 처음이라 봐도 될 정도였어요. 예전에 김영호 선수나 남현희 선수가 메달 딸때 잠깐 보긴 했지만 그다지 흥미를 못느꼈었는데요

이번에는 어느새 펜싱이라는 경기에 푹 빠져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죠

바로 거기엔 '대한민국'만이 보여줄 수 있는 펜싱 스타일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금메달을 따는 순간 해설자분의 코멘트중 귀에 쏙 들어오는 것이 있더군요. 무슨 펜싱선수가 '산악훈련'을 하냐며 미쳤다고 했지만 우리는 했다고... 그런 산악훈련을 통해 단련한 하체를 통해 저런 펜싱이 가능했다고...

단순히 고개를 끄덕임을 넘어 그 짧은 한마디로 선수들이 치렀을 고생과 오늘의 결실을 가져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가 느껴져서 울컥 할 정도였습니다.

발펜싱...

튼튼하게 단련된 하체에 기반한 놀라운 스피드...

정말 육안으로 믿기 힘들정도의 스피드였죠. 어떻게 저런 민첩함을 보일수 있는지, 상대국가 선수들 속도에 두배속으로 돌리는 정도의 경기 스피드였습니다. 상대 국가들이 혀를 내두르며 당황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더군요

이건 정말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 였습니다.

김지연 선수가 그랬고

신아람, 남현희 선수도 그랬으며

최병철 선수는 또 어떻습니까... 그 괴짜 검객이라는 별칭을 얻은 놀라운 움직임이 모두 이 하체와 스피드 기반인 것이죠

그리고 남자 단체 선수들의 놀라운 감동...

한국인들은 원래 손으로 하는 것은 잘합니다. 그게 젓가락이 원인이든 뭐든 워낙 손기술이 좋고 재주가 많아서 손을 많이 쓰는 스포츠는 전통적으로 잘해왔죠. 생각해보면 펜싱도 충분히 그런 영역에 들만한 후보였습니다. 하지만 워낙 인프라가 열악한데다 종주국들인 유럽 세력이 워낙 세서 별달리 기대도 안하고 주목도 못받는 스포츠였죠

기본적으로 갖춰진 한국인의 손기술에 지옥훈련을 통해 다져진 하체가 동반되면 뭘 만들어낼수 있는지 이번 런던올림픽 펜싱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전에 없던 '스타일'을 만들고 있죠

강남 스딸~이 아닌 korea style~~ ^^

아마 외신들도 깜짝 놀라고 있을 것이고, 올림픽이 끝나고나면 펜싱 선진국들도 한국 스타일을 연구하며 여기저기서 벤치마킹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보여준 발펜싱은 충격 그 자체였으니까요.

아마 동남아시아나 중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자신감을 가진 계기였을겁니다. 순간 스피드라면 아시아인들이 지진 않기때문에 펜싱 열위국가였던 아시아 각국에서도 앞다투어 펜싱을 다시 검토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펜싱 강국으로 상당한 위력을 떨칠 것으로 자신합니다. 이번 올림픽때 보여준 경기력, 특히 기본 스피드와 기술에 대한민국 남자 단체 선수들이 보여준 신명나는 정신력까지 똘똘 뭉치면 정말 무서울게 없죠. 그런 신명나는 정신력은 정말 찾기 힘든 우리만의 자산이니까요

그정도 분위기를 만든 펜싱 국가대표 코치진

대한민국만의 펜싱 스타일을 발견하고 훈련시킨 감독 이하 펜싱대표 전원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단순히 금메달 하나를 딴 것이 아닙니다.

세계 펜싱 자체를 흔들어버렸습니다. 펜싱은 팔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 똑똑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당신들이 얼만큼 펜싱이라는 스포츠를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바꿔버렸는지는 몇년 후에야 느낄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엄청난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들... ^^

다시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