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울어버린 경쟁의 추, 소니 미러리스 NEX-6, NEX-5R

IT 하드웨어 각 분야별로 굵직굵직한 제조사들이 워낙 많다보니 아주 치열한 양상을 보이죠. 어느 한곳이 이걸 내놓으면 질세라 금새 다른 한곳에서 따라가고, 또 다른 곳에서는 좀더 개선된 걸 내놓으면서 혼전 양상이 되는... 그런 엇갈린 호흡을 통해 엎치락 뒷치락 하는게 어느정도 균형 잡힌 '경쟁의 추'라는 것이고 마치 짜릿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승부를 보는 것처럼 흥미롭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보면 꼭 그렇지 않은 분야들도 좀 보이죠. 선두 업체가 너무 달려버리는 바람에 그런 균형이 좀 무너져 버린 곳... 그런 예를 찾는다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있어서 삼성전자가 그 주인공일 수 있을 겁니다. 생태계가 다른 애플을 제외한다면,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 속에서 치열한 다툼을 했던 메이저 제조사 중 한군데에 불과(?)한 모습이었다면 최근 삼성이 갤럭시S3 나 갤럭시노트 등으로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그런 경쟁자들로부터 훌쩍 달아나버린 모습이죠. 

또 다른 예는 미러리스 카메라계의 SONY라고 보여집니다.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에서부터 미러리스까지, DSLR 아래쪽 동네는 무섭게 달리고 있는 소니의 행보였는데요 그 호흡을 잠시 쉬지도 않고 이번에 또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카메라인 소니 NEX-F3의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생각보다 빨리 신제품이 발표된 느낌도 있었는데요, 그 전에도 미러리스에 있어서는 이미 경쟁사들이 따라가기 벅찰 정도의 행보를 보이고 있었었는데 이번 제품을 보니 또 경쟁사들의 한숨과 탄식이 느껴질 정도로 성큼 달아나버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새로 발표된 NEX-5R과 NEX-6 를 보면 기존 소니의 미러리스인 NEX 라인업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이 항상 그랬듯 또 꾹꾹 채워진 느낌입니다. 일단 DSLR이나 DSLT 대비 아쉬웠던 AF 성능이 수준급으로 올라온게 가장 반갑게 보이구요. 아무래도 출발이 보급기이다보니 메뉴를 찾아들어가 모드를 바꾸거나 하는게 조금 불편했는데 NEX-6 같은 경우 모드 다이얼을 적용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NEX-6 보시면 기존에 NEX-7 을 생각했던 타겟층을 많이 겨냥했다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마치 후속기 같은 기분이죠.

그리고 NEX-5R 은 NEX-5 시리즈의 성능을 택했지만 NEX-F3 의 셀카 LCD가 너무 부러웠던 분들... 아마 여성층이 주 타겟일텐데요 그런 셀카LCD에 터치 셔터도 적용하면서도 5시리즈급의 성능을 부여한, 보급기의 끝판왕 같은 녀석입니다.

 

잠시 실물을 보시죠

바디 왕국이라 일컬어지는 소니 카메라의 바디 진화는 워낙 호흡이 짧은 편이라 솔직히 '또 좋아졌군' 하는 느낌과 함께 이제 다음 라인업은 대략 이런 요소들로 무장되겠구나 하는 예상까지 가능해집니다.

NEX-5R 에 적용된 플립형 LCD는 이번 NEX-6에 적용되지 않았는데요, 아무래도 전문가형에 가까운 성능 중심이다보니 뺀 것도 있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뷰파인더와 핫슈를 적용하면서 플립형 LCD 까지 적용하기에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는 것이 그 이유일 듯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이나 와이프 생각하면 NEX-6의 성능도 성능이지만 셀카 LCD가 꼭 필요해보이는데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이 녀석 차기버전에서는 뷰파인더를 날리고 핫슈는 유지하면서 셀카 LCD 까지 꼭 적용해주길 기대해봅니다 ^^

모드 다이얼 꼭 필요했는데 반갑구요

사실 바디 기능에 대해 얘기를 드렸습니다만 가장 탐났던 것은 바로 저 렌즈였습니다.

팬케잌에 가까운 두께로 NEX-6 에 붙어있는 저 렌즈가 이번에 새로나온 번들렌즈인데요

화각이 16-50 인 것도 매력적이지만... 깜짝 놀랄만큼 가벼운 무게와 부피 는 그동안 넥스를 쓰면서 18-55 들고 나갈까 16mm 단렌즈 들고 나갈까 했던 고민을 그냥 한방에 해결해버리는군요!  16-50 화각을 즐기면서 팬케익과 같은 느낌으로 거의 바디캡이 될 렌즈입니다.

거기다가 전동줌이 장착되어 있는데요 그 줌 속도는 아마도 카메라 사상 가장 빠른듯 합니다.

동영상 촬영시 편의성뿐만 아니라 사진 촬영시에도 상당한 편리함을 가져다주겠더군요

아주 침을 질질 흘리다 왔습니다. 저 렌즈때문에 ^^

NEX-6 의 뒷모습... 

지금도 틸트 LCD 이긴 하지만 차기작에서는 셀카 LCD까지 되길 희망하며...

이번엔 NEX-5R 입니다

 

딱 봐도 여성 타겟 느낌의 NEX-5R...

거기에 장착된 실버 색상의 16-50 렌즈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친한 블로거 한분이 이 녀석으로 찍은 사진을 무선으로 본인의 갤럭시노트 10.1 에 전송하고 있더군요. 그러다보니 뒷쪽에 갤럭시노트 10.1이 찍혔습니다 ^^

소니 e마운트 렌즈를 기다리던 분들에게는 참 단비 같은 소식일겁니다.

위에서 말한 16-50 렌즈 외에, 35mm 1.8 그리고 초광각 렌즈인 10-18mm 까지 세가지를 함께 출시했죠

e마운트에 이런 렌즈가 추가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유저들이 많이 얘기하던 것들인데 다 대응해줬네요. 이제 소니 미러리스를 쓰면서도 렌즈가 부족하다는 얘기는 못할듯 해요. 이런 e마운트 렌즈 외에도 어댑터와 함께 쓸수 있는 알파 마운트 렌즈들까지 하면 소니 미러리스에 대응되는 렌즈는 무지 많아지는 셈입니다. 거기다가 타사 렌즈까지 붙여 쓸 수 있으니 렌즈 쓰는 재미때문에 소니의 NEX 를 선택하는 분들도 계시죠

 

화질이라든가 동영상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도 개선을 꽤 이뤄냈습니다만 마지막으로 또하나 인상적인 부분을 말씀드린다면 이것입니다. 

바로 소니도 카메라에 와이파이를 적용했다는 것인데요

 

이 부분은 뭐 스마트 카메라라는 용어를 통해 삼성이 먼저 치고 나간 부분이긴 합니다만, 생각보다 빨리 따라갔네요.

AP나 에그가 없더라도 카메라와 기기간 다이렉트 연결이 되서 저렇게 스마트폰과 연결이 됩니다. PC와도 연결이 되서 사진을 무선으로 전송이 가능하구요

스마트폰에 바로바로 사진을 보낼 수 있으니 활용도는 당연히 저렇게 다양해지겠죠

전에 삼성 NX210 으로도 이용해본 부분이니 그리 놀랍지는 않습니다만 이처럼 카메라가 '플랫폼'화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한가지 놀라운 진화가 엿보인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 소니 NEX 신제품에 적용된 'Play Memories Camera Apps' (플레이 메모리즈 카메라 앱스) 라는 녀석이에요

(다 좋은데 이놈의 이름은 누가 이렇게 지었는지 ㅎㅎ)

쉽게 말해 카메라가 스마트폰처럼 앱을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추가적인 필터를 다운받는다거나 포토샵 같은 편집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거나 다양한 보조 기능들이 앱으로 만들어져서 사용자가 무선으로 다운받을수 있는 것이죠

카메라를 구입하면 보통 그걸로 끝이고 추가적인 기능에 대해서는 나중에 후속제품만을 바라보면서 손가락만 빨았어야 하는데 이제 이런 기능을 통해 내 구형 카메라가 오징어에서 벗어나 신기능을 장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물론 소니가 얼마나 많은 역량을 이곳에 쏟느냐가 관건이긴 합니다만 이런 카메라를 기다려온 만큼 상당히 반가운 기능입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적용한 삼성 갤럭시 카메라와는 달리 자체 플랫폼을 적용한 모습인데요, 범용성을 택하느냐 보다 OEM과 integration 되느냐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겠습니다만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기대되는 부분임은 틀림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또한번 저만큼 달아나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이번 소니 NEX 신제품 발표... 좀 살살 달려달라고 누군가는 외치고 있지 않으까요? ^^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때 빨간 박스 안에 이런거 넣어서 선물해주는 사람 있으면 참 행복할텐데 말이죠... 

참고로 출시가격은

• NEX-6 가격 : 번들킷 기준 124만 8천원
• NEX-5R 가격 : 번들킷 기준 99만 8천원

와이프, 보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