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년 전이네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학위 논문이 조금씩 모습을 갖춰가고
떨리는 마음으로 매주 교수님과 세미나를 가지면서
가설로 세웠던 이야기들을 검증해나가는 내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고
또 한편 '아... 사실 이런 헛점이 있는데...' 그 빈곳을 감추려 노심초사하면서 버텼던 그 시간들...
그립네요. 그만큼 빠른 시간이 야속하구요
올해도 제자들의 논문심사날이 다가왔습니다.
웃고는 있지만 떨리는 눈빛으로 논문을 건네는 긴장어린 손길... 많은 것들을 이해하기에 그냥 수고했다고 다독여주고 싶더라구요
그들이 뭘 걱정하는지, 또 어떤 부분들이 힘들었을지 짐작도 가고
또 논문 하나하나를 읽어내려가면서 열정을 쏟은 부분, 조금은 타협한 부분을 보면서 나를 보는 것 같아 피식 하지도 했지만
그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올해에도 좀 더 일찍 이 친구들과 만나서 얘기해주지 못한 제 자신이 좀 아쉬워졌습니다. (작년에도 그랬었는데 말이죠)
그리 길지 않은 인생에서 꽤 긴 시간 자신을 따라다닐 석사학위 논문...
그 의미에 대해 좀 더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면 이 친구들이 훨씬 더 많은걸 할 수 있었을텐데,
조금이라도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써줄걸 ... 하는 아쉬움이죠
그래도 바쁜 가운데 이 많은 것들을 해결해가면서 맺음말에 표현한 여정들을 보니 아주 대견하고 뿌듯하네요 ^^
이제 이렇게 자신의 결과물들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그 시작에 선 친구들
심사가 아닌, 떨리는 목소리에 많은 힘이 될 수 있는 한마디를 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건 니가 앞으로 보여줄 최소한의 것에 불과해~" 라고 말이죠
이 자리를 빌어 여기까지 힘들게 버텨준 제자들에게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 덧글
이 봉투가 뭔지도 잘 모를텐데 딸아이는 보자마자 그러더군요
'아빠, 그냥 통과시켜줘~'
얘는 가끔 보면 귀신이 하나 들어앉아있는거 같다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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