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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제품에 대한 예측, 어떻게 해야 하는가?
    팁과 강좌 2015. 2. 5. 14:39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

    그 때 지금 이맘때 쓸 것 같은 mp3 플레이어를 디자인해보라고 했다면 어떤 것들이 나왔을까?


    당시 한참 주가를 올리던 아이리버, 그야말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 음악플레이어 시장을 호령하는 것과 다름없던 시기... 그 때 한 5~6년뒤 mp3 플레이어를 위한 아이디어 워크숍을 했다면 어떤 것들이 제시되었을까? 물론 5~6년뒤 현실성을 감안한 어느 정도의 기술적 제약을 모두 없애버리고 상상한다면 손톱만한 스티커로 음악을 들어요~ 뭐 이런 훨씬 더 먼 후의 컨셉들이 나왔겠지만 약 5년 후를 그려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아이리버의 프리즘 모델들, 그런 것들을 모태로 이리저리 비틀며, 슬림화하고, 컬러화하고, 거기에 뛰어난 음질과 화려한 기능들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을 것으로 예상해본다.


    하지만 지금 주위를 둘러보라. 어떤가? mp3 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불과 몇년이라는 짧은 시간 사이 충격적으로 변했다. mp3 플레이어라는 단독 카테고리는 이제 극심한 매니아층이 찾는 롱테일형 제품으로 전락(?)해버렸다. 그 자리를 너무나 빠르게 스마트폰에 내줘버리고 말이다.

     



    아이팟도 애플 제품의 전체 매출에서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그 비중이 약해진지가 제법 되었다. 후속이 더이상 나오지 않아도 시장에서 별로 이상하게 안느낄 정도로 말이다. 


    과연 불과 몇년전에, mp3 플레이어가 창궐하던 시절 해당 기기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이런 생각을 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했을까 생각해본다. 미래 제품 컨설팅을 하는데 있어 어떤 요소들을 고민해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1. 일단 '기술'의 변화를 보는 것은 매우 기본적이지만 해야 한다. 


    누구나 이 기술 분야를 보며 미래를 예측하려 하기 때문에 여기서 독특한 시각을 갖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선 안된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음악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채널이 어디인가? 바로 유투브(YouTube)이다. 이 역시 몇년 전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어디 동영상 서비스하는 곳이 가장 많이 음악을 듣는 곳이 되리라 상상했겠는가?

    유무선 네트웍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network cost가 그에 따라 하염없이 떨어지면서 이젠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것은 물론, 뮤직비디오와 같은 헤비한 데이터를 즐기는데도 어려움이 없다. 


    이런 '기술의 고속 진화'에 따라 mp3 플레이어도 대응했어야 했는데 더이상 그런 기술에 대응하지 않는 mp3 플레이어는 도태될 수 밖에 없었다



    2. 무엇보다 중요한 것, 비슷한 '본질'을 가진 제품의 진화를 보라.


    대상 제품의 기술진화를 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유사한 본질을 가진 영역을 찾아 그 영역은 어떻게 진화하는지 면밀히 보라는 것이다.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재생하고 그걸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본질, 과거 당시였다면 라디오가 그랬을 것이고 카셋트 테이프/CD플레이어가 그랬다. 하지만 면밀히 보라는 의미는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허접하기 짝이 없던 피처폰들도 그런 본질을 작게나마 가지고 있었다. 후기에는 mp3를 플레이하는 피처폰도 등장했지만 그 전에도 거기서 벨소리나 멀티카드라고 하는 그런 gif 같은 미디어들을 음악과 함께 즐겼던 추억이 있다. 16폴리 음악 소리에도 환호했었고 64폴리 벨소리가 적용된 휴대폰으로 전화가 오면 음악 벨소리를 듣기 위해 일부러 전화를 늦게 받기도 했었다.


    그런 유사한 본질을 가진 제품들도 나름 빠르게 진화한다.

    mp3 플레이어 영역에서만 진화를 보려 하면, 그래서 mp3 플레이어에 대한 기술과 폼팩터의 진화만 상상했다면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의 진화에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피처폰들이 작게나마 비슷한 본질을 가지고 있다면 그 영역 (전화기 영역) 이 또 어떻게 진화할지를 반드시 봐야한다. 융합은 더더욱 가속화되니 그처럼 작게라도 연관된 영역과의 거리는 계속 더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집에서 음악을 듣는 장치... 이렇게 생각하면 몇년 후에 그 자리를 TV가 차지하지 말라는 법 없다.

    예를 들어 집안에서 듣는 음악 기기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TV의 진화를 꼭 봐야 한다는 것이다.



    3. 사용자 욕구의 차원도 변화한다. 놓치지 말아라


    기술과 제품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적인 환경과 트렌드에 따라 사람들의 욕구(Needs)도 바뀐다.

    과거에는 mp3 플레이어 안에 음악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는, 그런 용량과 함께 음질 정도를 따졌지만 지금은 그런 것은 그냥 기본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되버렸다. 그저 방안에 혼자 가만히 앉아 좋은 음질로 음악을 감상하면 그만인, 그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SNS에 떠벌릴 수 있어야 하고 나랑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의 추천 음악을 받고 싶으며, 같이 듣자고 음악을 주고받을 수도 있어야 한다. 


    mp3 플레이어가 해줄 수 있는 음악에 대한 욕구는 그 일부에 불과하게 되었다. 그런 트렌드와 그에 따른 사용자의 욕구 변화를 봐야 하는데 이 작업은 사실 쉽지 않다. 현재 상황 진단을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은 쉽지만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5~10년후의 미래 욕구 변화를 찾기란 어렵다. 그렇기에 해당 영역만 좁게 보면 안되고 사회 거시적인 환경 변화와 큼지막한 트렌드를 연구해야 한다.


    위의 예라면 한 20년전부터 창궐했던 채팅 서비스나 월드컵 거리응원 문화 같은 현상에서 그런 clue 를 찾았어야 했던 것이다.



    4. 엉뚱한 곳에서 일어나는 컨텍스트의 변화, 이 또한 중요하다


    위 2번이 유사한 관련 영역의 이야기라면 이 4번은 전혀 연관없어보이는 비관련 영역의 이야기다.


    예를 들면 음악과 신발... 무슨 관계가 있었는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곰곰히 머릿속으로 마인드맵을 그려보다 보면 연결이 되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운동할 때 찾는 것이 음악이었다. 음악을 듣는 컨텍스트가 비단 음질과 용량, 편안함 이런 것만 따지는 환경이 아니고 이런 컨텍스트를 생각하면 신발까지 연결이 가능했다.


    이 컨텍스트에 주목한 것이 바로 나이키(NIKE)였던 것이다. 

    NIKE+ 를 통해 음악을 소비하는 컨텍스트를 거의 만들다시피 했다. 처음에는 갸우뚱했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그런 컨텍스트를 받아들이고 그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확장되는 컨텍스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mp3 플레이어가 어떻게 변했어야 좋았을까?



    기술 / 유사 본질 영역 / 사용자 욕구 변화 / 비관련 컨텍스트


    이런 차원들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그나마 상상의 변수들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을 것이다.

    더 작고 멋진 mp3 플레이어 아이디어를 내는 게 아니라, 아이폰 같은 녀석을 낼 수 있도록 말이다.


    각 차원에 대한 how 는 또 다른 이야기다. 그 부분은 다음에 또 얘기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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