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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G5를 사이에 둔 얼리어답터와 대중과의 간극, 결국 성공은 차기 G6에 달렸다
    IT/Smart Phones 2016. 3. 11. 07:37

    MWC 2016에서 최고 혁신 스마트폰상을 받은 LG G5, 해외에서도 이 혁신성에 대한 호평은 꽤 많은 상황이다.

    이런 모듈식 디자인은 과거 PDA에서부터, 그리고 다른 모바일 기기에서도 좀 보였기에 처음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그게 처음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쓸만할 정도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는지, 그래서 대중들에게 실제 의미있을 정도의 상용화를 했는지 그런 실행이 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측면에 있어 LG의 용단과 실행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은 맞다.


    요즘처럼 차별화가 어려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번 G5 처럼 큰 변화를 주기란 사실 쉽지 않다. 내부에서도 의사결정에 많은 진통이 있었을 거라 예상해본다. 




    단순히 디자인을 좀 과감하게 가져가거나 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좀 다르게 말해보면 LG는 이번에 전에 없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이 만들어가는, 소프트웨어나 컨텐츠와 융합하는 그런 차원의 생태계는 아니지만 하나의 스마트폰 안에서 작은 하드웨어 생태계를 제시한 셈이다.


    모듈식으로 하드웨어를 강화할 수 있는 설계. 현재 LG가 G5를 통해 추가로 판매하려는 모듈은 카메라 모듈과 뱅앤올룹슨과 협업을 통해 만든 DAC 모듈이다. 사용자가 카메라나 오디오 부분에 좀 더 좋은 성능을 내고 싶다면 추가로 이런 모듈을 장착해서 쓸 수 있는 컨셉이다. 바로 이런 부분이 IT 전시회를 찾은 기자들과 얼리어답터들의 관심을 크게 이끌었고 기대를 담은 많은 기사들을 양산하고 있다.


    필자는 그런 호평이 대중들에게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사람이지만 냉정히 말해 의심을 갖는 쪽에 더 가깝다.

    구글의 아라 프로젝트를 알 것이다. 마치 레고처럼 유닛들을 조립해서 만들 수 있는 스마트폰... 필자는 구글의 아라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이라고 거의 100% 확신하는 사람이다. 뭐 그 얘기를 하자면 길어지나 한마디로 얘기하면 아라폰과 같은 형태가 주는 사용자 가치가 득보다는 실이 훨씬 커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득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냉정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So What?'이기에... 모듈 조립식이 주는 그런 약간의 커스터마이즈 가치보다 못생겨지고 내구성 떨어지고 리소스 효율도 떨어질 것이고 등등. 다른 건 다 방어된다고 쳐도 디자인만 얘기하더라도 이미 게임셋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얇고 스타일리쉬한 랩탑들이 넘치는 시장에 두껍고 너덜거릴 수 있는 조립식 노트북을 만드는 격...


    암튼 그렇다고 LG G5가 아라폰은 아니니 그 얘기는 그만해도 좋겠다. 정확히 아라폰같은 컨셉은 아니지만 시장과 어느 정도 타협할 수 있는 수준의 모듈링(?)을 시도했다는 것은 역시 높이 살만 하다. 배터리 교환이라는 기본적 니즈에서 출발해서 부분적 기능 강화를 위한 모듈링을 한 것인데...


    사실 남자라면, 특히나 IT geeks나 얼리어답터들은 레고와 같은 느낌에, 뭔가 변신하고 내 손으로 뚝딱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에 일단 흥분하기 마련이다. 어른이지만 여전히 블럭들을 가지고 놀고 애들의 터닝메카드에도 관심이 크며 조립식 가구나 제품이 배달되면 절대 남에게 그 작업을 양보하기 힘든 습성이 그 층에는 있다. (필자도 마찬가지 ^^) 그렇기 때문에 G5 같은 컨셉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실제 제품이 나와서 그 평가와 반응이 얼리어답터가 아닌 대중에게로 넘어오면 어떻게 될까?

    어린 아이처럼 흥분케 했던 그런 요소들에 정말 '반응'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매우 적을 수 있다. 특히나 싸지 않은 제품에 지갑을 열 정도의 반응 말이다.


    모듈식으로 만들어진 하드웨어들이 견뎌야 하는 어쩔 수 없는 반응들이 있다.

    1. 불안해 보인다는 것과

    2. 안 이쁘다는 것

    설계가 어떻게 되었든 이렇게 분리가 되는 제품들을 보면 사람은 '쓰다보면 어긋나지 않을까'하는 불안함을 느끼게 되어 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이런 분리 결합형 제품들은 일체형보다 스타일적인 매력도가 떨어지는게 대부분이다. 이번 LG G5도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이 부분이다. 절대적으로 보면 스타일이 not bad 이지만 경쟁사들의 플래그십 모델들과 비교하면 솔직히 디자인의 우위를 얘기하긴 힘들다.


    이 2가지가 제품을 처음 봤을 때 구매할지 말지 70%가 결정된다는 그 모멘트와 직결되는 것이기에 과연 대중들도 호평을 하고 반응을 해줄 지에 대해 의심을 갖는 것이다.


    그 간극은 상당히 클 수 있겠다는 생각인데... 그렇다면 그 간극을 최소화하면서 G5가 제시한 이 용감한 생태계가 연착륙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필자는 그 성공은 차기작 G6에 달려있다고 본다.





    최종 가격은 아직 안나왔지만 이런 모듈들에 제법 부담이 되는 가격을 또 지불해야 이 생태계를 활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부담을 갖고 지불한 모듈들이 그냥 또 다음 세대에 백지화되어버린다면? 더 이상 이런 모듈 생태계는 하지 않아요 우리~ 해버린다면? 

    생태계가 생태계다워지려면 '지속성'이 생명이다. 내가 구매한 게임 컨텐츠가 기기가 바뀌어도, OS가 업그레이드되어도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 일부 모듈이 고장나거나 없어져도 시장에서 여전히 그걸 구할 수 있다고 안심이 되어야 그런 생태계에 참여하는 것이다.


    LG는 그런 믿음을 줘야 하는 것이 숙제이다.

    위와 같은 모듈들이 LG G6에서도 호환이 되면 좋겠는데 너무 큰 욕심일까? 가능은 하겠지만 또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 제조사의 습성상 이뤄지긴 힘든 바램일 것이다. 정 그렇게 안되더라도 최소한 이런 생태계를 계속 하겠다는 의지가 보여야 써드파티들도 참여하고 이번 뱅앤올룹슨처럼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들도 늘어날 것이다. 


    사용자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서야 비로소 참여할 것이다. 삼성이 만든 웨이브라는 스마트폰도 비슷했다. 어찌될 지 모르는, '지속성'을 의심해야 하는 그런 OS 생태계에 결국 사람들은 지갑을 열지 않았다. 섣불리 들어가는 것 보다는 정말 쓸만한 지 LG가 계속 이걸 키워나갈지를 보고 지불의사를 밝힐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의외로 G5의 실제 열기는 출시된 지 한참 후에 생겨날 수도 있다. LG가 그런 믿음을 준 후에 말이다.


    정작 시장에서는 초반에 큰 실속이 없을 수 있는 LG G5, 그 성공은 차기작에까지 이런 생태계를 꾸준히 키우겠다는 LG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리하여 안정적인 생태계 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면 LG는 다 고만고만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법 굳건한 포지셔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G5 B&O 모듈에 포함될 지가 관건인 베오플레이 H3 이어폰에 대한 리뷰 (루머대로 이 이어폰 포함 모듈가격이 31만원이라면 그냥 질러도 된다!)


    2013/10/04 - 뱅앤올룹슨 최초의 커널형 이어폰, 베오플레이 H3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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