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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면위로 올라온 '제로 레이팅' 이슈, 어떻게 봐야 하나IT/IT Column 2016. 4. 19. 07:38
zero-rating (제로 레이팅) 이슈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올라올 모양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주재로 지난 4월 1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서 가진 제 11차 ICT 정책 해우소에서 이 제로 레이팅 의제가 논의되었다는 소식이다. 제로 레이팅이란 쉬운 예로 SKT의 멜론 상품을 보면 된다. 멜론 정액제 상품을 사용하면 음악을 듣는데 들어가는 데이터 비용은 따로 부과가 안되고 그 정액제 안에서 네트워크 비용까지 다 포함된 걸 볼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제로 레이팅의 예이다.
즉 특정 인터넷서비스 사업자가 망사업자와의 제휴 등을 통해 망 사용비용을 사용자 (end user)로부터 걷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사업자에게 부과를 하거나, 사용자에게 부과하더라도 할인된 상품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제로 레이팅 서비스의 유형은 아래와 같은데, 이미 국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만날 수 있는 형태라 그리 새롭진 않다.
SKT 를 사용하면서 11번가 모바일 쇼핑을 하면 그 네트워크 비용은 과금이 되지 않는 것도 제로 레이팅의 예이고, 통신사들의 고객센터 서비스에서부터 KT의 지니 혹은 카카오와의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카카오톡 전용 데이터 상품도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간다.
뜨거운 이슈가 된 그 중심에는 '망중립성'이 있다.
사용자든 사업자든 모두가 인터넷에서는 평등해야 한다는 망중립성에 이 제로레이팅이 위반된다는 이야기다. 누구는 좀 다르게 과금되거나 특별하게 취급되는 것이니 망중립성 이슈에 논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사실 망중립성 이슈만으로 이를 바라보는 것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꽤 늦은 상황이고 사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기에도 힘들다. 이미 수많은 사례가 있는 것처럼 제로 레이팅 형태의 서비스는 꽤 오래된 서비스로 자리잡았고, 사용자들은 그로 인해 좀 더 가볍게 서비스를 즐길 수 있기에 현재까지는 사용자 편익이 있음이 분명하다. mVoIP 이슈만 해도 이미 통신사업자가 원하는 쪽으로 망중립성 원칙과는 다른 결론으로 가져간 상황이니 이 제로 레이팅 역시 이 망중립성 이슈로는 결론이 나기 힘들다.
오히려 심각할 수 있는 것은 '공정경쟁' 이슈이다.
멜론이나 지니, 혹은 카카오톡이 차별적인 상품을 망사업자와 함께 만들어낸 것처럼 돈 있는 자만이 제로 레이팅 형태를 만들 수 있고 그를 통해 가입자 확보를 보다 공고히 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하거나 유사한 서비스 경쟁에 이제 막 뛰어든 그런 신생업체들은 이런 제로 레이팅 서비스들이 많아지면 경쟁력이 더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사용자들의 부담은 적어지니 환영할만한 일일까?
공정경쟁이 어려워지면 결국 서비스의 다양성과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 수많은 스타트업/벤처들이 저런 기존 사업자들의 제로 레이팅 마케팅(?)에 내세울 무기는 그만큼 더 없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줄어든 경쟁은 서비스의 열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피처폰 시절 그런 예를 많이 볼 수 있었다.
망사업자들은 영원히 망이 중립적인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망 내 서비스와 컨텐츠를 계속 제어하고 싶고 그를 통해 차별적인 움직임들을 만들어내고 싶어한다. 그런 헤게모니와 컨트롤을 통해 결국엔 좀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내니까...
물론 사용자들 주머니에서 나갈 돈을 서비스 사업자들의 경쟁으로 그들의 주머니에서 좀 더 부담해준다면 사용자들은 why not을 외칠 수 있지만 결국 저하될 서비스의 질과, 그로 인한 국내 인터넷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는 우리가 또 떠안아야 할 것이다.
공정경쟁 문제와 서비스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제로 레이팅, 좀 더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야 할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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