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에 문외한일 때는 닙이 여러가지 종류인 지도 몰랐었다
(뭐 그렇다고 지금은 그렇게 문외한이 아니냐면 그렇지도 않다 ㅎ)
암튼 F닙이니 EF닙이니 M닙이니 하는 것들
그렇게 다양한 줄도 몰랐던 때가 있었으니, 아무렇게나 만년필을 고르기만 하면 다 거기서 거기인 줄 알았다
이런 펜촉의 굵기를 표현하는 표기는 그런데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EF닙은 몇mm 이하여야 하고 F닙은 몇mm 구간이어야 하고 그런 절대적 기준이 없다는 거다.
그렇다 보니 이게 제조사마다 조금씩 해석이 다르다.
대체적으로 일본의 만년필 제조사들이 세필에 가깝게, 좀 얇게 나오는 편이고
같은 닙 레벨일 때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만년필 제조사들은 좀 두껍게 나오는 편이다.
물론 이런 대륙별 경향도 꼭 그렇지는 않다.
만년필 입문할 때 거의 대부분 사용자가 거치게 되는 이 라미 사파리
집에 있는 사파리의 닙이 다 F닙인 줄 알았더니 돌아다니던 다른 닙을 보니 EF닙이 있어 바꿔 끼워봤다.
라미는 독일 제조사라서 그런지 역시 일본 만년필 보다 동일한 F닙일 때 조금 더 두껍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다.
EF닙은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다.
일단 스틸 펜촉인 이 라미 사파리의 닙 느낌은 어느 촉이냐에 관계없이 동일하다.
다소 딱딱하면서 사각거리는 느낌...
몽블랑 만년필이 아주 부드럽게 써진다면 라미 사파리는 좀 사각거린다
EF닙도 마찬가지
딱딱한 필기감은 보통 날카롭게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LAMY 사파리 EF촉은 생각보다 얇지는 않았다.
물론 F촉보다는 약간 얇은 느낌이지만 그것도 느낌일 뿐, 별 차이는 나지 않는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세필을 쓰고 싶다면 라미 사파리의 EF닙은 피하라. 그냥 일본 만년필을 써라
그리고 사파리를 쓴다면 굳이 EF닙을 찾을 필요는 없어보인다. F닙과 유의미한 차이까지는 없다
라미 사파리라면 EF든 F든 아무거나 고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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