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구라고 해서 다 글을 쓰기 위한 도구로서의 느낌은 아니다
필자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아니지만, 특별한 느낌을 주는 필기구를 하나 꼽으라면 이 녀석을 꼽는다.
그림을 위해 사진 않았다
그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샤프들이 죄다 디자인이 마음에 안들었을 뿐
다 고만고만한 실용적인 샤프들만 보다가 이 녀석을 본 순간 갖고 싶었을 뿐이다.
파버카스텔 이모션 시리즈
갈색 나무 배럴이 너무나 이뻤던 녀석, 이모션 크롬 배나무 갈색 모델이다.
사진만큼 실물도 참 마음에 들었던 녀석이다.
냉정한 크롬이 있지만 배나무 몸통으로 인해 이 녀석을 잡는 느낌은 따뜻하다.
두껍고 뭉툭해 보이지만 쥐었을 때의 스타일은 나무랄 데 없이 시선을 끈다.
뿍뿍 누르는 샤프가 아닌, 돌려쓰는 샤프라는 점도 더 사랑스럽게 만든다.
점점 내 분비물(?)을 흡수할 녀석의 바디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제법 기분 좋은 일이다
마감도 꽤 훌륭해서 아마 평생을 쓰지 않을까 싶다
1.4mm 샤프심
비단 그 굵은 샤프심때문에 이 느낌이 드는 건 아닐텐데
이 파버카스텔 이모션 샤프를 쥐는 순간 다른 필기구와는 전혀 다른 상태로 바뀐다
다른 필기구와는 나를 다르게 만드는 이녀석
이녀석을 쥐고 있으면 글씨보다는 그림을 더 많이 그리게 된다.
희한하고 신기하다
마음가짐을 다르게 만드는 필기구
기획자들한테도 많이 주문하는 부분이다.
손그림을 많이 그려보라고
생각을 글로만 표현하지 말고 스케치해보라고
다이어그램도 좋고
UI 스케치도 좋고
디자인 컨셉도 좋다
스케치를 대충이라도 할 줄 아는 기획자와 그렇지 않은 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상당히 달라진다.
암튼...
이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번 이 녀석을 질러보라
그림에 전혀 문외한이더라도 일단 마음가짐부터라도 달라질 것이다.
그런 마법이 있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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