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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녀석,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만년필 P145 후기남자의 물건 2017. 2. 13. 13:02
뭐 한 종류에 탐닉하게 되면 그에 대한 이런 저런 정보들과 많은 제품들을 검색하게 된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그 중 가장 합리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고
또는 왠만하면 한방에 간다 라는 생각으로 꽤 고가의, 누구나 인정하는 베스트 제품을 지르는 사람이 있다.
또 한 종류는 뭐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위해 적정한 scope 안에 들어오는 제품들을 이것저것 다 경험해보려는 사람이 있는데, 필자는 좀 후자에 속하는 편이다. (물론 그 제품의 단가가 만만치 않다면 그러고 싶어도 못하지만...)
만년필도 예외는 아니다.
쓰다보면 이 녀석은 또 어떤 느낌일까, 저 녀석도 괜찮다는데 지겹게 하나만 쓸 이유는 없지...라는 생각에 여러 자루 만년필을 지르게 되는데...
몽블랑 P145 만년필은 그렇게 필자의 필통 속에 들어와있는 라인업 중 저 위에 있는 모델인 셈이다.
2017/01/22 - 손글씨에 다시 주목한 이 때, 나를 향한 선물 몽블랑 P145
아직까지 저 쇼팽의 음악은 듣지 않고 있지만 이 P145와는 늘 함께 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지고 있는 만년필 중 이녀석이 가장 이뻐서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가장 비싸게 산 녀석이니 뽕을 뽑아야 돼 하는 생각으로 가장 자주 함께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
아직 나한테 좀 까다롭게 굴고 있어서 길들이고 있는 중이다.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이 녀석이 보여준 특성때문인데, 그 부분을 간단히 얘기해본다.
일단 외모는 뭐 나무랄 데 없다.
일부러 과도한 멋을 내는 느낌없이, 아주 말쑥한 수트 차림에 부토니에만 약간 멋을 낸 느낌...
은근히 빛나는 금촉의 자태는 블랙 레진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
그런 외모 탓일까? 이 녀석 좀 가린다.
필자가 가진 여러 자루의 만년필들과 비교해 본 결과 몽블랑 만년필은 종이와 잉크를 좀 가리는 느낌이다.
그다지 만년필에 최적화되지 않은 종이를 만나면 헛발질도 좀 잦은 편으로 바뀌고
잉크도 체질에 맞지 않은 녀석을 만나면 종이에 좀 번지는 느낌도 있다 (물론 위에서 말한 그런 맞지 않은 종이인 경우)
오히려 저가 만년필들이 이런저런 가리는 거 없이 대충 소화한다면 이 녀석은 그렇지 않다.
약간 샌님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몽블랑 로열블루 병잉크에 담긴 잉크를 넣어 쓰는 모습. 잉크 흐름이 꽤 좋다.
정말 손에 힘을 하나도 안줘도 술술 흘러가는 느낌
잉크 흐름이 좋아서 그런지 F촉이지만 거의 M촉 느낌이 든다. 그만큼 세필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일상 필기용이라기 보다는 사인용이 좀 더 어울린다.
보통 A4지에 쓰면 어떤 느낌인지 잠깐 영상으로 찍어봤다.
영상에도 나오지만 가끔 첫획 헛발질이 약간의 스트레스를 준다.
종이나 잉크에 따라 좀 민감함이 나타나서 이 녀석을 좀 까다롭다고 평을 했다.
물론 쓰는 중에는 필기감은 아주 좋다. 미끄럽지 않은 부드러움.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종이와 잉크만 잘 만나면 나무랄 데 없이 날라다니는 녀석
천연 수지로 제작된 바디가 충분하 내구성을 내주기만을 바란다.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몽블랑 라인업 중 많은 필기구 업체들에 레퍼런스 역할을 한 모델이라 만년필과 볼펜은 이 시리즈로 함께 하기로 했다. 아마 나이가 더 들어 글씨가 많이 흔들릴 때까지 이 녀석들과는 함께 하지 않을까 싶다.
좀 더 큰 모델들로 가면 펜촉도 커지면서 존재감 또한 커지겠지만 보통 손이라면 딱 좋은 크기일 것이다.
몽블랑 P145 만년필, 약간은 까다롭지만 그만큼 가장 자주 꺼내는 만년필로 등극하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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