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사용하는데 있어 키보드의 중요성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해 온 터라 필자가 노트북을 고를 때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바로 키보드입니다. 오늘은 키보드를 볼 때 어떤 요소들을 보는지에 대해 말하려 합니다. 무엇보다 노트북을 불편없이 쓰려면 키보드가 편해야 합니다. 제아무리 노트북이 예쁘고 빨라도 키보드가 불편하면 쓸때마다 자기 옷이 아닌 작은 옷을 입은듯한 불편함에 끝내 그냥 기변하고 말거든요 ^^
다시 한번 말하지만 노트북을 구매하는데 있어 키보드만큼은 꼭 직접 만져보시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제원이나 디자인만을 보고 온라인에서 그냥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서는 절대 안됩니다.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노트북을 사려거든 무조건 만져보고 결정하고, 특히 키보드를 손가락으로 최소한 30초라도 쳐보고는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그냥 제품 사진만 봐서는 절대 키보드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 직접 만져보는데 있어 뭘 봐야 할까요?
무엇보다 키보드는 타이핑할때 편해야 합니다. 그럼 작은 노트북들은 무조건 불편한거 아니냐 라고 반문하시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작은 노트북 중에도 넉넉한 게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지요. 넉넉함의 중요한 기준은 '키피치' 입니다.
'키피치'는 쉽게 말해 키와 키 사이의 벌어진 거리를 이야기하는데요. 단순히 키버튼 사이의 틈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키버튼의 한가운데를 기준으로 그 중심간의 거리를 얘기합니다. 손가락이 실제로 닿는곳의 기준은 그 키버튼의 중간이므로 키피치가 넓다는건 그만큼 타이핑시에 손가락을 충분히 벌릴수 있다는 것이지요.
노 트북의 절대적인 크기만을 봐서는 안됩니다. 노트북 제조사에 따라 키보드를 어떻게 설계했느냐가 모두 다르지요. 어떤 노트북의 하판은 넉넉하지만 좌우를 많이 남겨두고 키보드를 배열해서 키피치가 매우 좁은 것이 있는 반면 어떤 노트북들은 전체 크기는 꽤 작지만 최대한 키피치를 벌려서 타이핑이 꽤 편한 노트북들도 있습니다. 키피치의 크기를 좁게 만드는 요소로는 키보드 양쪽 좌우에 빈공간 (마치 베젤처럼) 이랄지, 특수 기능키들을 우측이나 기타 자리에 무리하게 배치한다던지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노트북 키보드를 보면 꼭 직접 만져보면서 키피치가 충분히 넉넉한지를 살피세요
키가 눌려지는 깊이의 정도, 그리고 눌렸다가 다시 복원될때의 그 텐션의 강도는 오랜 시간 타이핑시 피로도에 영향을 줍니다. 키가 눌려지는 깊이가 좀 깊은 경우에는 특정키를 눌렀다가 다른 키로 손가락이 옮겨가려하는 순간 동작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 손가락이 옆 키에 걸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깊이가 깊은데다 키끼리 서로 밀착되어 있는 경우 그런 일가 발생하게 되죠. 얼핏 봐서는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몇 줄 정도 타이핑을 하다보면 키 깊이가 느껴질겁니다. 깊이가 너무 깊으면 한글자 한글자 누를 때 확실히 눌러줘야 하는 느낌 때문에 좀 피곤하기도 하고 앞서 말한 것처럼 손톱이 주변키에 걸리다보면 살짝 짜증도 납니다. 그러니 꼭 테스트를 해보시라는 얘기구요.
눌 렀다가 다시 손가락을 밀어내는 그런 텐션이 너무 강하면 타이핑을 하는 손가락이 쉽게 피로해집니다. 반발력이 있는 모든 물체들은 반대방향으로 누르는데 있어 그만큼 힘이 들어가게 되니까요, 각 키가 얼마나 부드럽게 눌려지는지도 중요한 체크 항목입니다.
제가 자주쓰는 기능키는 왼쪽 shift키와 ctrl키, 그리고 delete 와 backspace 키입니다. 오른쪽 shift 키는 거의 안쓰는 키이므로 오른쪽 shift키는 어떻게 만들어져 있어도 상관없지만 이런 키보드에 있어 기능키에 대한 중요도는 개인의 습관에 따라 다 다르니 이래야한다 라는 법칙은 없습니다. 본인이 자주 쓰는 기능키가 충분히 크게 만들어져있는지 면밀히 보시기 바랍니다. 필자가 경험한 일부 넷북의 경우에는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키를 늘어놓느라 좌측 탭키와 쉬프트키, 그리고 백스페이스키가 너무 작게 나와서 도저히 못쓰겠더군요. 그리고 저는 스페이스키를 보통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치는데, 어떤 미니노트북은 제 오른손 엄지 위치로는 스페이스키를 누를수 없고 왼손 엄지로만 가능할만큼 작게, 그것도 왼쪽으로 치우치게 만들어졌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 리고 좌측 아래에 있는 기능키중 ctrl 키와 Fn(펑션)키의 위치도 중요합니다. 사진 편집작업이나 기타 단축키를 자주 쓰는 작업을 하는 경우 ctrl 키 및 shift 키와의 조합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이럴때 ctrl 키가 좌측 최하단이 아니라 펑션키 우측에 있다거나 이런 배치가 된 노트북들은 역시 저는 불편합니다. 엔터키처럼 습관화된 위치에 있어야 하는 키들의 위치도 중요하구요. 꼼꼼히 보셔야 할 부분입니다.
키보드의 모양이나 스타일은 꼭 이래야 편하다 라고 단정짓긴 힘듭니다만, 쓰다보면 본인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을 겁니다. 저는 노트북 키보드중에서는 분리형(페블식, isolated) 키보드를 선호합니다. 확실히 나눠진 각각의 키패드가 손가락이 두개의 키를 한꺼번에 눌릴일 없이 명확한 느낌을 전해주기에 좋고, 또한 이런 페블식 키보드가 보통 키 깊이도 얕고 부드럽기때문에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페블식이 일반적으로 흔한 방식의 노트북 키보드보다 무조건 좋으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스타일만 페블식이면서 키피치가 아주 좁다거나 키들의 배치를 잘못해놓으면 역시 불편하게 되겠죠 ^^
그리고 저는 밤이나 어두운 곳에서 작업할 일이 꽤 있어서 키보드에 백라이트 조명이 들어오는 것들을 선호합니다. 백라이트 들어오는 키보드 한번 써보시면 분명 만족하시리라 봅니다. 이런 조명 기능이라든가 상하좌우 네비게이션키의 배치 스타일 등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보세요. 특히 게임을 즐겨하시는 분들은 키보드에 따라 게임의 퍼포먼스에 영향이 있으니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렇듯 노트북의 키보드에서 만족감을 좌우하는 요소들은 다양합니다. 그만큼 개인마다 민감하게 다를수 있으니 반드시 구매전에 테스트해봐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부분입니다. 데스크탑에서의 키보드야 충분히 크고 어느정도 표준화되다보니 그렇게 불편한 키보드는 별로 없었습니다만, 노트북이 점점 작아지면서 넷북이나 umpc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노트북 키보드의 모습 또한 작아지면서도 아주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변수가 많아지고 있으니 각자의 주관에 따라 기준을 가지고 위와 같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세요.
"그냥 뭐 왠만큼 잘 만들었겠지~"라는 생각으로 실물을 만져보지도 않은채 온라인 주문을 넣어버리기에는 노트북을 받고 난 후에 두고두고 후회할만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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