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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 Column

인텔, 소비자를 위해 좀더 쉽게 다가선다

윌라멧
노스우드
프레슬러
켄츠필드...

이것들이 뭘 뜻하는 용어인지 아시겠어요? 아마 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아실수도 있지만 전국민의 95% 정도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실겁니다. 여러분들이 하루도 빼지않고 쓰고 계신 물건에 대한 표현인데 전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렇다면 이건요?

코어2듀오
코어2익스트림
코어2쿼드...

이것들의 차이는 아실까요?



컴퓨터랑 관련된 설명에서 많이 본듯한 단어들이긴 한데 정확히 답하실 수 있는 분 얼마 없으실겁니다. 저도 사실 설명하기 힘들정도로 종류도 많고 이름도 어려운데요, 아시다시피 인텔이 만든 컴퓨터 프로세서의 종류들을 뜻하는 말들입니다. 과거 펜티엄 시리즈에서부터 최근 코어 시리즈까지 코어의 성능과 아키텍처에 따라 구분하는 CPU의 이름들이 위에서 두번째군에 해당하는 이름들이구요... 그리고 각 CPU 군 내에서도 공정 차이라든가 클럭 속도, 특정 기술의 유무에 따라 코드명이 달라진 것이 첫번째 군과 같은 CPU에 따른 코드명입니다.

무지 복잡하죠?
두번째 군인 CPU 프로세서 이름은 컴퓨터나 노트북을 살때마다 보는 이름이라 그리 어색하진 않습니다만 그 차이가 정확히 뭔지, 뭐가 더 좋다는 것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듀오' 보다는 왠지 '쿼드'가 좋은거 같긴 한데... 그렇다면 '익스트림' 은 제일 좋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잘 모르겠습니다. PC 스펙에 이런 문구만 적혀 있는 모습들...
흡사 보통 사람들에겐 볼펜을 하나 사러 문구점에 갔는데 문구점 주인한테 이 볼펜 잘 나오냐고 물어봤더니, '이 볼펜심에는 제르코늄이라는 신물질이 첨가되어 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코늄보다 피치속도가 2배이며 휘발성을 재는 기준인 ISO8003 에도 수준급 클래스인 인터메이텀 클래스에 속합니다' 라는 말을 뱉어낸것과 비슷하죠 ^^ (지어낸 말들이니 행여나 검색하진 마시기 바랍니다 ^^)

그런 말을 들으면 한숨을 푹 쉬게 되죠. 그러면서 주절주절 외계어를 써가며 설명하는 그 주인한데 한마디 쏘아붙이겠죠. '그래서 어떻다는거요? 더 부드럽게 써진다는거요 뭐요?' 라고...

일반사용자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이 PC 에 들어있는 CPU 가 결국 어떻다는 건지.. 지금 내가 쓰고 있거나 비교하고 있는것 대비 더 빠르다는건지, 뭐가 더 낫다는건지.. 이런 부분에 대해 몇년간 그 어려운 코드명과 기술적인 용어들로 설명을 해왔던 것이죠.



90년대로 돌아가보면 오히려 심플했습니다.
펜티엄 1,2,3,4... 아주 명확했죠. 물론 그 안에서도 세분화될수 있었습니다만 지금처럼 복잡하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사용자들 기준에서는요. 그저 펜티엄 뒤에 붙는 숫자가 1,2,3 등으로 커가면 더 좋은, 더 빠른 CPU 였습니다. 그렇게 쉽게 인지되다보니 PC를 고르는 기준, 혹은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모두 'CPU' 였죠. 거의 인텔만이 인지되던 그때, '인텔 인사이드 (intel inside)' 라는 로고는 강력했고, 인텔은 PC 선택의 기준,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어느 제조사의 PC를 사느냐보다 펜티엄 몇짜리 CPU 를 선택하는가가 더 큰 기준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적어도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PC 선택의 기준은 더이상 CPU 가 아닙니다. (어떤 조사 결과를 들어보니 PC선택의 기준에서 CPU는 5위권 밖으로 밀려있다더군요) 다른 어떤것보다도 우선적인 선택기준으로 고려되어야 마땅하지만 보통 사용자들에게 CPU 는 이제 너무 어려워져버렸습니다. 코어2듀오니 익스트림이니 하는 다소 난해한 이름 뒤에 콘로며 요크필드며 하는 외계어같은 수식어까지 따라붙으니 이해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내 포기해버리고 그냥 PC는 어디껄 살까? 해버리게 되었죠.

인텔의 고민도 여기에 있습니다.
PC를 이루는 핵심 부품임에도 사용자들이 더이상 PC를 고를때 CPU 를 그다지 중요하게 보지 않는 작금의 현실... 인텔에게는 심각한 위험일수 있죠. 사용자들이 PC를 고르는 기준이 CPU 가 아닌 다른 것이라면 그쪽을 좌지우지하는 플레이어에게 주도권을 뺏길수 있을뿐 아니라 나중에는 PC의 CPU를 인텔것을 쓰던 AMD를 쓰던 VIA를 쓰던 크게 관여치 않을수도 있을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과거 펜티엄2냐 3냐를 따지면서 PC 선택의 기준이 되던 그때의 영화를 씁쓸하게 회상하게 될텐데요...




하지만 인텔이 다시 달라지는듯 합니다.
작년에 발표한 네할렘 아키텍처 기반의 새로운 프로세서, 코어 i5 / i7 에 이어 올해 발표한 코어 i3 까지... 엔트리 레벨에서 익스트림급 레벨까지 심플하게 코어 i 3/5/7 시리즈로 정리했습니다.

과거 펜티엄 1/2/3/4 로 이해하기 쉬웠던것처럼 3,5,7 이렇게 쉽게 사용자에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죠. 사용자들은 외래어같은 CPU 명에 더이상 당황하지 않아도 됩니다. 코어 뒤에 붙는 숫자가 크면 빠르고 쎈놈, 작으면 적당한 놈으로 이해햐면 되니까요.  코어i3 는 무난한 엔트리 레벨, 코어 i5 는 준전문가급 레벨이며 코어i7 은 프리미엄 전문가급 레벨이라고 단순하게 이해해도 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세부 스펙에 따라 'ㅇㅇ필드'와 같은 코드명이 따라붙긴 합니다만 일반 사용자분들은 그부분을 스킵해도 될만큼 심플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지난 1월8일 인텔의 코어i3/5/7 발표 행사장에서도 인텔은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CPU 이름 외에 강조한 것은 딱 2가지 였습니다.
  1. 터보 부스팅
  2. 하이퍼 쓰레딩

사실 이 말 자체도 일반 사용자에겐 어렵습니다. 좀더 바램이 있다면 인텔이 이런 용어에 대해서도 소비자의 언어로 바꾸는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사용자들은 저런 용어를 접하면 또한번 주눅이 들테니까요. 예를 들어 터보 부스팅은 자동차로 치면 그야말로 터보 추진을 한번 쭉 내주는 것이고, 하이퍼쓰레딩은 1차선을 2차선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이니 그렇게 보다 쉽게 설명해주는게 또하나의 바램입니다.






당장 확 바뀌진 않겠지만 이런 쉬운 구분과 함께 좀더 일반 사용자입장에서 마케팅을 한다면 조금씩 조금씩 사용자들도 다시 CPU 에 관심을 기울여나갈것입니다. 비단 이런 문제는 인텔뿐만 아니라 AMD 를 비롯한 다른 프로세서 제조사들에겐 더 어려운 과제이죠. 워낙 technoloty-driven 시장이다보니 내부 담당자들에겐 익숙한 이런 용어가 사용자들에게도 바로 사용되버리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만, 이제서라도 인텔이 보다 시장 마인드로 고객에게 쉽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최근의 모습은 상당히 의미있고 앞으로도 좀더 이해하기 쉬운 PC 시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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