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 Photo

자동차 접촉사고 이야기, 그리고 당황스러운 카센터

처형이 집에 놀러왔다가 저녁에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조카들 보고싶어서 자주 놀러오거든요. 이날도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저녁을 즐기고 처형을 보내는 순간이었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 처형은 출발을 했고 잘 배웅을 했는데, 약 10분후에 전화가 오더군요.
집근처에서 접촉사고가 생겼으니 빨리 좀 와달라고...

허둥지둥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고 가벼운 사고 수준이었지요. 동네 교차로에서 비상등을 깜박이며 정차해있는 처형 차를 발견하고는 바로 차를 세웠습니다.



대충 사고의 경위는 이렇습니다.
처형 차 (위 그림의 붉은색 차) 는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해서 가던차, 횡단보도가 있다보니 서행을 해서 우측에 붙어가고 있었구요. 문제의 파란차는 교차로 좌측에서 직진을 하던 차입니다. 이 파란차는 A 라는 카센터가 우측에 있어서 그곳이 목적지였는데 처형차가 서행을 하다보니 지나칠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1차선에서 바로 우측 카센터 진입을 시도하다가 접촉사고를 낸 것이죠.

파란차 주인의 이야기는 처형의 빨간차가 정차하고 있는 차인줄 알고 카센터 진입을 시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처형은 우회전을 한 직후인데다 횡단보도에 사람들도 서있다보니 당연히 천천히 보면서 진행하고 있는데 좌측에서 파란색 큰 차가 갑자기 자기 앞으로 들어오니 깜짝 놀랐던 거죠.

뭐 별 사고 아닙니다. 충분히 있을수 있는 사고이고, 파란색 차주인의 부주의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지라 실수를 인정하고 서로 보험처리하면 되는 간단한 사고였죠. 깜짝 놀란 처형으로서는 좀 운이 없었지만 어찌할수 있는 상황은 아니니까요. 차 좌측 휀더만 좀 손상이 있고 다른 다친곳은 없는 경미한 측에 속하는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이날 당황스럽게 한 2가지가 있었는데 이것입니다.

첫번째. 저도 남자지만 이런 접촉사고에서 가끔 이런 남자분들 꽤 계십니다. 특히 다른 일행이 없는 단독 운전자인 경우, 남자 (아저씨) 운전자와 여성 운전자의 차량이 접촉사고를 내면 무작정 큰소리로 윽박지르는 남자들이 제법 있다는거죠.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커녕 일단 무조건 화부터 큰 소리로 냅니다. 행여나 자기 잘못이 드러날까 유리한 위치에 서보겠다는 것일수도 있고 뭐 여성 운전자를 주눅들게 해서 무마시키고자 하는 것도 있겠죠. 
이날 저 파란차주인도 40대 남자였는데 그런 스타일이더군요. 분명 1차적으로 부주의한 것은 본인임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시비조로 얘기하고는 중간중간 여성비하 발언까지 해대는... 그것때문에 다소 언성이 높아질뻔 하기도 했습니다만 저런 사람과 싸워봐야 뭐하겠냐 싶었는데요. 나중에는 처음에 사건 정황에 대해 얘기하던것과 다른 진술을 보험사에게 하는것까지 보니 이건 뭐... 이래서 여성운전자들이 경험이 없거나 주변에 거들어주는 편이 없으면 많이 당하겠구나 싶더라구요. 




두번째는 저 A라는 카센터가 저를 황당하게 했습니다.
얘기하다보니 A라는 카센터와 저 파란차 주인은 단골 관계더군요. 단골 카센터라서 이날도 파란차주인은 이곳에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제가 현장에 도착할 당시까지는 카센터 직원은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자기네 업장 앞에서 사고가 났고 자기네 단골 손님이 사고를 냈으니 관심을 갖고 나오는건 당연한 일이겠죠. 접촉사고를 낸 후 그 자리에 처형의 차가 그대로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길가였고 하니 문제도 없었죠. 카센터 직원은 도로에 표시를 하기 위해 하얀 marker 를 들고나와 도로에 표시하면서 좋은 말로 물어보더군요. 

'차 휀더 이거 수리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근처에 사세요?'

처형은 제 동네와 아주 먼곳에 떨어져 살고 있었기에 집근처에 다니던 카센터로 가겠다고 대답을 했는데 이때부터 카센터 직원은 태도가 돌변하더군요. 

일단 가장 황당한건, 왜 자기네 영업장 앞에 차를 세우냐고 '영업방해' 하지말고 어서 나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네 카센터로 진입하는 진입로를 가로막는 것도 아니었고 그 진입로 이전이 사건 현장이었기에 그곳에 처형차가 있었는데도 그런 주장을 계속 하더군요. 보험사에서 나와서 사건 상황을 보기 전까지 기다리라는 말에 목소리에 핏대를 높이며 영업방해 하지말라고, 왜 여기다 세우냐고 아주 싸울듯한 기세로 돌변했습니다. 그곳에 세운게 아니라 교통사고 현장인 것이고 게다가 진입로를 막은것도 아니어서 영업방해는 말도 안되는 것이었죠.

아마 처형이 자기 카센터에 차 처리를 맡겼다면 있을수 없는 일이었겠죠 ^^;

또 황당한 것은 대놓고 파란차는 자기네 단골 손님이라 내가 이렇게 나서는 거라고 아주 대놓고 표현하면서 편을 들더군요. 뭐 단골손님이라니 편을 들게 되는건 인지상정이겠지요. 하지만 오지랖도 오지랖 나름이지 민감할 수 있는 사건 정황 설명에까지 본인의 일인양 와서 목소리를 높이는데다 웃긴건 '내 단골손님이다. 어쩔래' 라는 표현을 계속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웃겼죠 ^^ 어느정도 단골인줄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굽신대는걸 보니 나도 이 카센터를 이용하고픈 심정까지 들더군요. 오바해서 끼어들지 말라고 계속 얘기하면서 크게 한번 싸울뻔 했습니다.

별 사고도 아닌 가벼운 일에 별일을 다 겪는다 라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더군요. 그러던 중 처형측 보험사 (삼성화재) 가 먼저 나왔고 20분후쯤 상대방측 보험사도 나와서 또 한참을 실랑이한 끝에 일단락은 되었습니다.

재수없게 쌍방 다 어느정도 배상액은 생길 것은 각오하게 되었지만 그걸 떠나 참 기분이 좋지않았습니다. 저렇게 대응하나 그렇지 않게 대응하나 결과는 보험사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별 다를바 없을걸 왜 저런식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살까 하는 생각에 참 씁쓸해지더군요. 조금만 배려하고 상대방 입장에서 좀더 생각하면 서로 기분좋게 마무리 될수 있는데 말입니다. 저 카센터도 저렇게 행동하는게 더 유리하다고 순간 판단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목격자들 많은 상황에서 잠재 고객들 많이 만들어낼수 있었는데 제가 봐도 좀 아쉬웠습니다. (저런 충직이라면 나도 한번 애용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저런 도리에 안맞는 사고를 가진 카센터라면 잃는게 더 많겠다 싶어 그만두었습니다 ^^)

세상은 여전히... 아니 점점 더 각박해지는것 같습니다. 서로간에 스트레스만 더 주고받으면서 사는거 같아요. 좀더 여유를 갖고 좋은 마음을 나눌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