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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mart Phones

어쩔수 없는 윈도우폰7의 포지셔닝 변화, 갈길이 멀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돼?

최근 윈도우폰7 의 행보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더 드는 생각일 것이다. 영어권 및 유럽에서는 이미 출시하긴 했으니...

생각보다 윈도우폰7이 완성도를 갖춰나가는 속도가 더디다보니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과거 KIN 을 내놓으면서, 킨은 피처폰과 같은 단순한 폰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보급형 포지셔닝으로 가져가고 제대로 된 윈도우폰7은 하이엔드 포지셔닝으로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아성에 직격탄을 날리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MS가 발표한 하드웨어 샛시 (chassis) 정책을 보더라도 chassis 1 은 그때 기준으로 하이엔드 스펙이었다.


그렇게 당시 프리미엄 사양에 맞는 윈폰7 단말기들이 출시가 되었고 그 윈폰7 단말기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 빛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하드웨어 자체는 당시 하이엔드급 안드로이드폰들과 그리 다르지 않았지만 그 하드웨어로 할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차이는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때부터 아이폰/안드로이드 와의 격차는 더 빠르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아이폰이야 특별하다 치고, 동일한 OS 라이센스 정책으로 인해 앞으로도 거의 같은 제조사들 (노키아를 제외한다면) 로부터 생산될 안드로이드와의 경쟁에서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되는 안드로이드 진영과는 거의 게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같은 삼성폰, 같은 LG폰이라고 해도 안드로이드가 할수 있는 것과 윈도우폰7으로 할수 있는 것의 차이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도 마찬가지.
더 높은 해상도와 더 빠른 프로세서, 새로운 센서 장치와 카메라 등 하드웨어 API 를 빠르게 지원해가고 있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MS의 속도는 너무도 느린 것이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얼마전 MS쪽에서, 현재의 윈도우폰7 의 포지셔닝은 mid-tier 라는 언급이 나온 것이다. 누가 봐도 울며 겨자먹기식의 포지셔닝 변화. 한동안 큰 진전을 안보이다 보니 하이엔드 포지셔닝이 저절로 미드티어로 바뀔수밖에...


하지만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MS의 느림을 무작정 탓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늦게 출발한 이상, '섣부른 서두름'으로 인해 예전처럼(?) 일을 그르치는 걸 보고싶지는 않다. 이미 늦은것 충분히 준비하고 충분히 점검하면서 충분히 쓸만한 윈도우폰7 스마트폰을 MS가 내놓기를 바란다. 미드 티어로 출발하는 것도 괜찮다. 아마 내부적으로는 이미 하이엔드를 위한 새로운 chassis 를 많이 고민했을테고 준비도 잘 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역시 걱정이 되는건 2010~2011 에 겪은 그런 '선택이 아닌 뒤쳐짐'을 또 겪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MS의 예상보다도 빠르게 경쟁자들은 앞으로 치고 나가고 있기 때문에 벌써 그 호흡의 레벨 자체가 이미 달라졌을까봐 걱정이 된다. 

무선 핫스팟도 안되고 영상통화도 안되며 하이엔드 유저들 입맛에 맞는 customize 도 어려운 현재의 모습... 많은 것들을 캐취업하면서 하이엔드 하드웨어에 맞는 wp7 뉴버전을 내놓을때쯤에는 경쟁자들은 또 저만치 앞서버려서 말만 하이엔드가 되버리진 않을지... 




망고를 만져보면서도 약간의 걱정과 씁쓸함을 느낀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아직 한국에 정식출시가 안되었기에 이런 기다림은 일부 얼리어답터들만 참아주면 되는 것이겠지만 그 시작이 어떻든 한국에 출시가 되고 나면 그때부터는 더이상 기다림이 아닌 '비교'가 시작될 것이다.

그렇게 기다림을 참아줄 시간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아무리 천천히 해도 사용자들이 비교할 대상도 없고 그게 기다림이라는 것도 느끼지 못했던 PC windows 이야기와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것을 MS도 깨닫고 지금보다도 훨씬 더 긴장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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