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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우저 시작페이지, 그 힘든싸움에 도전하는 zum
    IT/Software & UX 2011. 8. 10. 11:49
    브라우저의 시작페이지 싸움, 참 오래된 싸움이고 힘든 싸움이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란 참 어렵기도 하면서 동시에 너무나 쉽게 경쟁자들에게 뺏겨버리기도 하는, 어찌 보면 아주 낮은 고지를 향해 싸우는 고지전 같기도 하다.

    물론 그 고지에 올라 높이를 공고히 하는 순간 얻는 열매는 너무나 달콤할 것이 보이기에 수많은 선수들이 그 고지를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고 그런 열매를 맺은 지금의 포털들은 다소 느긋한 자세로 형세를 관망해오고 있었다.


    아주 평범한 진리... 물이 고이면 조금씩 썩어간다는다는 것...
    그런 고지에 오랜동안 머물러 있던 네이버같은 포털은 그 고지에서 아주 뻑쩌지근한 잔치를 벌리느라 '브라우저 초기페이지' 가 갖춰야할 요소들을 조금씩 조금씩 잊어가는 것 같다. portal 이라는 기본 개념에서 점차 벗어나 자기들만의 가두리로 꾸미다보니 점점 갇히면서 점점 느려진 현재의 모습... 

    브라우저 초기페이지에 가장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단순하다.  

    '사용자가 원하는 곳을 쉽고 빠르게 찾게 하는 것'

    이것이 수십년간 이 초기페이지 고지를 위해 싸워온 검색포털과 디렉토리 서비스들, 개인화 포털들이 지향해온 제 1의 가치일 것이다.  

    자주가는 곳을 썸네일로 제공하는 사파리의 초기화면 모습


    필자의 경우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기기가 집/사무실/모바일 합치면 대략 10개정도 되는 것 같은데 기기마다 각각의 초기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다시말해 특정한 곳으로 통일이 안될만큼 마음에 드는 솔루션을 찾지 못한 것이다. 한동안은 그냥 빠른 접속이 최고라서 blank 페이지를 초기페이지로도 했었다. 왠만한 곳은 그냥 즐겨찾기로 해놓으면 되니 굳이 초기페이지를 특정 사이트로 꾸밀 필요가 없어서였는데 이 마저도 이 고지전에 참가한 다른 선수들은 가만히 두질 않았다.

    간단한 프로그램 하나를 설치하거나 동영상 스트리밍을 보려고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슬쩍 초기페이지 설정을 끼워넣거나 강제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그런 건당 수수료 모델이 만연하다보니 컴퓨터를 좀 사용하다보면, 특히 그런 설정에 대해 잘 모르는 가족들이나 아이들이 PC를 사용하고 나면 여지없이 브라우저 초기페이지가 바뀌어있곤 한다. (특히 사이트를 아예 탈퇴한 네이트닷컴이 초기페이지로 설정되어있으면 짜증이 치민다 ^^)
     
    암튼 그렇게 바뀐 초기페이지를 다시 수동으로 재설정하고, 그러고나면 또 바뀌고 뭐 이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보니 좀 지친것도 있다. 그냥 그러려니 내버려두기도 하고, 최근에는 사파리나 크롬 브라우저 등 브라우저 자체에서 썸네일로 자주가는 사이트를 보여주는 UX가 제법 마음에 들어서 그냥 그것으로 쓰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쓰는 기기마다 초기페이지가 각각이 되버렸다.

    여전히 한켠에 있는 생각... '브라우저 초기화면으로는 뭐가 가장 좋을까?'

    내가 가장 가고싶은, 자주 가는 곳으로 빨리 가게 하는 초기페이지 본연의 목적에 비추어보면, 최근 브라우저들이 자체 제공하는 썸네일 형태의 초기화면 (위 사진)이 가장 맞는 것 같다. 그래서 굳이 초기화면 설정을 손댈때는 저걸 쓰겠다고 설정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싸움에 최근 뛰어든 서비스 줌 (zum.com)

    기존 포털이라는 아주 다양한 무기를 갖고 있는 맹수들과 함께, 브라우저라는 신흥 세력들마저 자체 필살기를 들고 싸우고 있는 이곳에 어찌보면 무모하게 뛰어든듯한 모습...

    썸네일형 바로가기앱과 멀티 검색, 그리고 광고없는 쾌적한 뉴스 라는 3가지를 메인 무기로 들고 나온 것이 zum 이었다. 현재 클로즈드 베타인 상태로 아마 이달말쯤에는 베타 오픈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zum 도 그동안 고지전에서 별다른 진군을 못한 다른 플레이어들처럼 그냥 전락할까?

    그냥 또하나의 개인화 포털이네 라고 생각하고 솔직히 실패쪽에 무게를 많이 두었었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단순히 평가해버리고 끝내기에는 실제 베타서비스를 사용해보면서 그렇게 단순히만 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zum 을 런칭한 이스트인터넷에서도 얘기하는 zum 서비스의 미션은 '브라우저 초기화면으로서 가져야할 모습에 충실하겠다' 였다. 기존의 묵은 포털들이 잔뜩 가든을 꾸미다보니 놓치고 있는 요소들을 분석하고 또 그네들이 가지고 있는 요소중 초기화면에 어울리는 포인트들은 취하고자 하는 모습을 다소 엿볼수가 있어서 초반에 가졌던 그런 부정적인 선입견들은 조금씩 다시 생각해볼 여지를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줌앱스토어의 모습...
    앱스토어라는 표현이 다소 무리수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썸네일형 바로가기나 위젯을 만들어 사용자가 자주가는 곳을 빨리 가게하는 니즈를 해결하면서도, 포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인 초기화면에서 필요한 간단한 정보를 바로 확인할수 있게 하는 것들, 예를 들어 날씨나 증권정보, 실시간 검색어 등 정보를 일람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위젯으로 구현한 부분들은 꽤 인상적이었다. 그것도 플랫폼에 무관하게 구동될수 있도록 html 로 구현되었다는 점 또한...

    물론 처음 보는 모습은 아니다. 이런 시도는 다른 곳에서도 제법 있었기에 이것만으로 가능성을 논할수는 없다. 비슷한 목적을 가졌지만 '얼마나 그런 설정을 쉽게, 그리고 얼마나 보기좋게' 하는가 하는 UI의 문제가 대두되어야 할 것이다. 똑같은 목적이지만 얼마만큼 쉽고 이쁘게 쓸수 있는가가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이바닥이기에 이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뒷따라야 한다.

    줌앱을 다루거나 검색창을 통해 멀티검색을 처리하는 모습들은 이런 면에서 제법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아직 내가 원하는 사이트를 등록하거나 검색엔진을 선택하는 경험에 있어서는 처음 접하는 사용자들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개선을 요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거부감 없이 방향을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이 서비스를 사용해보면서 의외로 괜찮겠다 라고 생각한 사용처가 있는데, 바로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사용하는 PC의 초기화면 이었다.



    줌에서 노출하는 뉴스를 클릭하면 보여지는 모습이다.
    뉴스기사가 zum 안에서 보여지게 되며 이때 그 어떤 광고나 사이드배너 광고들이 뜨지 않는다. 그야말로 순수한 기사 자체만 보이는 구조이다.

    초등 2학년인 딸아이도 이제 제법 뉴스를 보게 되면서 두려운 것 중 하나가,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에서 뉴스를 접하다보면 언제 아빠한테 '아빠, 사타구니가 뭐야?' 이런 질문을 할까 두렵다. 낯뜨거운 광고와 아이들에게 유해한 컨텐츠들이 워낙 도배를 하는 곳이 포털 뉴스 공간이라 주니어 네이버같은 서비스를 즐겨쓰게 하고는 있지만 아주 탐탁지 않은 곳이 바로 포털이기에...

    2011/05/18 - 사창가로 전락해버린 대한민국 뉴스 미디어, 그리고 네이버

    이렇게 뉴스를 처리하는 zum 의 모습을 보니 아이들에게 제공해도 될만한 초기화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집 데스크탑에 설정된 아이들 계정으로 들어가 초기화면을 이 zum 으로 설정해줬다. 그러면서 아이가 자주 가는 사이트들도 썸네일로 만들어주고...

    시간날때 저 박보영 배경화면도 아이들 사진으로 바꿔주면 좋아하겠지? ^^
      
    당장은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안심할수 있는 초기화면으로 사용해보고 있다. iGoogle 의 투박한 모습보다는 아이들이나 성인이나 조금 더 다가가기 쉽고 보기 좋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는데, 암튼 zum 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브라우저 초기화면이 가져야 할 본연의 가치' 를 훼손하지 않고 쾌적하게 잘 유지한다면 적어도 가든형 포털을 초기화면으로 사용하는 것 보다는 개인적으로 괜찮은 옵션이 될 것으로 본다.

    많이 힘든 싸움이겠지만 향후 웹브라우저와 웹어플리케이션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수 있게 될 즈음, 진정 사용자들이 원하는 브라우저 초기화면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빠른 학습과 흔들림 없는 기획을 통해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자칫 '부가적인' BM 의 유혹에 절대 흔들리지 말기를...
    그래서 초반에 가진 내 선입견에도 많은 희망을 줬으면 한다



    # 덧붙임

    검색 결과에도 보다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zum 에서는 그동안 개발해온 자체 검색 서비스도 조만간 이곳에 내놓을 것이라고 합니다. 뉴스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재 광고 검색 일색인 기존 포털들과 다른 제대로 된 검색 서비스를 볼수 있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추가로 줌앱스토어에 제 블로그도 이렇게 검색이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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