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중 가장 긴 시간 만지고 계신 기기는 뭔가요?
직장을 다니시거나, 컴퓨터로 여러가지 작업을 하는 분이라면 휴대폰만큼, 혹은 오히려 휴대폰보다 더 많이 접하는 기기가 다름 아닌 '키보드'일 겁니다. 노트북을 많이들 사용하시겠지만 그 노트북에서도 결국 우리들과 만나는 인터페이스에는 바로 키보드가 자리잡고 있죠.
정보를 입력하고, 명령하고...
사람대 사람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우리가 입으로 말을 하듯
사람이 차가운 기기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도구는 바로 이 키보드입니다.
그만큼 일상의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이 키보드는 우리들의 손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기에 사실 어떤 다른 가젯들보다 소중합니다. 소중해야 하죠. 그렇게 많은 시간을 만지고 있는데 불만족스럽거나 불편한 구석이 있으면 영향이 꽤 있기 마련이죠.
특히 사무직이나 프로그래밍, 게이머들 처럼 거의 종일 키보드와 마우스를 쥐고 계신 분들에게 그런 기기로부터 불편함이 있다면 누적되는 피로감은 말도 못할 정도일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부분을 깨닫고 랩탑을 고를 때도, 블루투스 키보드를 고를 때도 오히려 태블릿이나 휴대폰을 고를 때보다 더 신중해지곤 하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녀석은 레이저 사에서 새로 업그레이드된 블랙 위도우 얼티밋 (Black Widow Ultimate) 키보드입니다.
레이저 (Razer) 하면 게임 전문 기기 회사이죠. 최근 게임용 태블릿도 내놓으면서 더욱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역시나 이 키보드도 게임 애호가들을 위해 나온 게임용 키보드입니다.
제 독자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그렇게 게임광이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이 키보드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비단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위에서 말한 이유로 장시간 함께 해야 하는 파트너로서 아주 흡족한 느낌을 전해줬기 때문입니다.
'타이핑'이라는 것도 어떤 키보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꽤 즐거운' 기분을 가져다줄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일단 이 레이저 블랙 위도우 얼티밋 키보드는 완전 기계식 키보드입니다. 독일 체리사의 청축 스위치를 적용한 녀석으로 상쾌한 키감을 전해주지만 대신 소음도 만만치 않죠.
그래서 사실 조용해야 하는 사무실 같은 공간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과감하게 기계식의 타격감과 소리를 누가 뭐래도 느끼련다 하는 분들은 과감하게 사무실용으로도 질러 주십니다 ^^
레이저가 워낙 게임용으로 많이 어필하다보니 이녀석의 특징도 게이머들에 많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10 키 롤오버 (Rollover) 지원, 즉 키를 10개까지 동시에 눌러도 다 인식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인식이 안되는 현상인 고스트 없이 모두 제대로 인식합니다. 그처럼 안티-고스팅이 강화된 10 키 롤오버 기능은 게이밍 키보드다운 모습이죠
실제로 사용해보니 이게 어떤 효과를 또 주는가 하면, 블로깅을 이렇게 하다보면 타이핑을 상당히 빠르게 치게 되고 그러다보면 키들을 겹치면서 치게 되는데, 비슷한 경우 기존 키보드를 쓰던 경우에는 '했ㅇ써습니다' 뭐 이렇게 오타가 나던 일이 이녀석을 쓰고 나서는 한번도 나타나질 않네요. 겹쳐서 눌리더라도 약간의 시간차라도 있다면 정확히 인식하는듯 합니다. 그 부분도 편해진 부분이에요
그 외에도 민첩한 반응속도의 척도가 될만한 1,000Hz 폴링에 1ms 응답시간, 거기에 다양한 매크로 기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묵직한 박스를 꺼내서 그럼 실물을 한 번 보죠
보시다시피 좌측에 m1~m5까지 5개의 매크로 전용 키가 별도로 할당되어 있습니다.
게임 안에서 따로 매크로 조합을 만들어 쓸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전용키가 있으면 아무래도 더 편하죠. 그걸 5개까지 할 수 있구요,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레이저사가 만든 드라이버 프로그램, synapse 2.0 (시냅스 2.0)을 통해 매크로 설정 및 게임모드 설정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가 보기보다 꽤 묵직합니다.(1.5kg) 게임과 같은 격한 타이핑에도 흔들림이 없어야 할 만큼 묵직한 무게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것 때문인지 꽤나 이녀석 믿음 가게 생겼습니다. 약간 몬스터 같기도 하고 헤비한 기계같기도 한 느낌이 지금까지 제가 사용하던 가벼운 키보드들과는 많이 다른 외관 느낌을 풍기네요
우측에는 이렇게 USB 포트와 함께 마이크/헤드폰 잭이 있습니다. 데스크탑을 쓰는 경우 저런 잭들 넣었다 뺐다 할때 본체 뒤로 가려면 꽤 귀찮죠. 그리고 헤드폰이나 이어폰 선이 짧은 경우에는 난감해지기도 하기에 키보드에 저런 인터페이스가 있는 건 꽤 편합니다.
그리고 저런 것들 포함해서 타이핑 하기 좋은 각을 만들어 내느라 두께도 제법 됩니다.
본체 뿐만 아니라 아주 두터운 섬유형 케이블도 고급스러우면서 신뢰감을 주죠
USB 포트에 이어폰과 마이크까지 연결시키니 선이 총 4가닥입니다.
키보드는 화려하지 않으면서 상당히 잘 생겼다고 봅니다. 키보드가 잘 생겼다고 하니 좀 이상합니다만 다부지게 잘 생겼습니다 ^^
그리고 번들거리지 않고 매트한 재질 역시 마음에 드네요
무엇보다도 이 녀석 최고의 장점은 저에겐 역시나 키감입니다.
옛날에 기계식 키보드를 좀 쓰다가 아이도 태어나고 해서 멀리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렇게 제 손끝이 이런 기억을 잊었나 했는데, 이 레이저 블랙 위도우 얼티밋을 만지니 그 때 가졌던 타이핑의 쾌감이 다시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군요. 같은 기계식이라고 해도 사실 예전에 쓰던 키보드와는 그 쾌감 차이가 제법 납니다. (옛날에 쓰던게 좀 저가형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흑축 방식이라 키압이 좀 셌는지 ㅎㅎ)
기계식 청축 (클릭) 방식으로 텐션이 가볍고 경쾌해서, 장시간 타이핑을 하더라도 피로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가볍게 칠 수 있지만 얕지 않은 기계식 특유의 느낌과 소리 때문에 기분이 상당히 좋아집니다. 타이핑 하면서 이런 타격감과 손맛을 느낄 수 있기에 기계식 키보드 매니아분들이 생겨나시는 거죠
그런 쾌감은 백라이트와 함께 배가됩니다
어두워지면 저절로 들어오는.... 건 아니구요 ^^
백라이트 조명키가 있어서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레이저사의 아이덴티티 컬러인 이 밝은 녹색 라이트가 들어오는데
연상되는 건 바로 '매트릭스 !!!!'
영화 매트릭스의 그 녹색이 생각나네요
키보드 글씨를 선명하게 밝혀주면서 각 키버튼들 아래쪽을 은은하게 조명해주는 것이 ... 속된 말로 '간지'라고들 하죠. (사실 이런 말 쓰면 안되는데 죄송합니다 ^^)
솔직히 이런 조명까지 보고 나니, 검은색 계열 키보드들 중에 가장 멋있다고 해도 될만한 포스를 풍깁니다
키보드 타이핑을 할 때 팜을 받쳐주면서 좀더 편안한 타이핑을 하게 해주는 저 아래 부위에도, 레이저 로고에 라이팅이 들어오고 있죠
이런 불빛으로는 무슨 게임을 해야 어울릴까요? ^^
개인적으로 제 맥북에어 키보드도 영문만 있는 키보드라서 마음에 드는데 역시 키보드는 디자인만 보면 한글까지 각인된 모습보다는 이게 더 심플하니 멋진듯 해요 ㅎ
이 키보드를 가지고 계신다면 꼭 설치해야 하는 프로그램, 바로 레이저사의 시냅스 2.0 입니다.
지난번에 크레이트 마우스 소개해드릴 때도 말씀드렸던 프로그램이죠.
2013/03/03 - 마우스의 클래스, 레이저 크레이트 신형 (게이밍 마우스)
자신의 게임 환경에 맞게 각종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특정 키에 대한 액션을 다르게 커스터마이즈 할 수도 있고 그런 환경을 개별적인 프로파일로 저장할 수 있죠
별도로 배치된 5가지 매크로 키 설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와 같이 각각의 매크로 키에 대해 다양한 종류의 액션을 지정할 수 있구요
아예 녹화하듯 기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 빨간색 기록 버튼을 누르면 각 매크로 기능에 직접 액션들을 기록해둘 수 있죠
그리고 게이밍 키보드 답게 이 블랙 위도우 얼티밋에는 '게임 모드'라는게 있는데요
특정 키 및 키보드 조합으로 인해 게임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차원입니다.
Alt Tab 이나 Alt F4 (종료), 윈도우키 이런 것들이 게임을 한참 하는 중에 실수로 먹어버리면 지대한 영향을 미치겠죠 ㅎ 그런 위험을 막는 차원에서 저런 걸 활성화해두고 게임 모드를 켜면 저런 키들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특히 윈도우키 같은 단일 키버튼은 컨트롤키 옆에 있어서 정신없이 게임하다보면 눌려버리기가 쉬운데 윈도우8 같은 운영체제에서는 아주 욕 나오겠죠? ㅎㅎ
저런 게임 모드와 매크로키 활성화 모드를 그럼 저렇게 켤 때 마다 시냅스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On The Fly 라고, 저런 기능 온오프를 바로 키보드에서 다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나 작업을 한참 하다가 저런 모드를 켰다 껐다 하는 경우가 유저에 따라서는 발생할 수 있는데 게임을 멈추지 않고 바로 할 수 있어야 함은 당연하겠죠. 그래서 레이저 블랙 위도우 키보드에서는 토글키를 따로 배치해두었고, 그걸 선택하면 저렇게 표시등이 뜹니다.
지금 이 포스팅도 이 키보드로 쓰는 중인데 느낌은 참 좋습니다.
물론 저같은 경우 소음때문에 사무실에서는 못쓰고, 집에서도 제 방에서만 쓰고 있습니다만 이정도 쾌감이라면 아예 집안 식구들 귀를 이녀석 소리에 적응시키고 그냥 거실에서도 써버릴까봐요 ^^
그만큼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게임을 무지무지 즐기시거나 소리때문에 누구 눈치 볼 필요 없는 혼자 자취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탐나는 물건일 것이구요
비록 게임을 많이 즐기지 않는 저도 이녀석을 써보고는 참 욕심이 많이 나네요
'그동안 너무 키보드를 대충 골랐던 거 아니야? 라는 제 자신에 대한 질책과 함께 말이죠. ^^
이상 레이저사의 블랙 위도우 얼티밋 키보드에 대한 소감 및 사용기였습니다.
제품 설명 사이트 > http://www.razerzone.com/kr-kr/gaming-keyboards-keypads/razer-blackwidow-ultimate-2013/
덧붙임
그나저나 왜 별칭이 Black Widow 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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