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hp 제품이 크게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던가?
한참 주가를 날리던 시절에 비하면 그렇게 핫한 반응을 보이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수군대는 그런 제품을 냈던 적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떠들썩한 모바일 제품군을 아직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확실히 그런 '한방'이 hp에게서 나온지는 꽤 되었다
상해에서 예전에 만났던 hp의 스펙터 (당시 스펙터XT) 를 볼 때만 해도 잘만 진화하면 hp의 노트북 제품군에 있어서는 상당한 무기가 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후 2년이 지나도록 그렇게 큰 흔적은 남기지 못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스펙터를 잠깐 사용해보고 있다 (hp 스펙터 13 3006TU)
이제는 좀 멀리서 보더라도 '저거 스펙터네~' 라고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 느낌을 많이 유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당시 스펙터의 디자인 컨셉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컨셉은 유지하면서 좀더 얇아지고 경쾌해진 모습.
그러면서 일단 보기에 눈에 띄었던 것은 저 트랙패드가 상당히 넓게 마련되어 있다는 것 외에는 스타일 상 큰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었다
진한 브라운 색상은 헤어라인 메탈 소재와 제법 잘 어울렸지만 그 소재 처리와 휴렛패커드라는 로고가 쓰여진 힌지의 모습 역시 친숙한 모습 그대로였다. 세간에서는 예전 hp의 전성시대때만큼 눈길을 주진 않았지만 어느새 hp 디자인의 특징이 되어가고 있는...
2년전 스펙터XT의 모습을 다시 보고자 한다면 잠시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라
2012/05/16 - 조금 다른 울트라북, HP ENVY 스펙터XT 자세히 보기
이 hp spectre13 3006TU 는 요즘 윈도우8.1 노트북이 요구하는 요소를 모두 갖춘 녀석이다.
- 얇고,
- 고급스러운 메탈 소재에,
- 손가락 터치까지 되는, ,
- 2,560*1,440 QHD 해상도를 가진 밝은 IPS액정을 갖고 있으며,
- 4세대 하스웰 기반 코어i5 프로세서에 4GB 램, 128기가 SSD에
- 필요한 인터페이스는 다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별 부러울게 없는 녀석, 스펙만 보더라도 빠지는 게 없다.
QHD 해상도는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이고, 이녀석을 만지는 느낌도 꽤 괜찮다
hp 특유의 훌륭한 키보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저 넓어진 트랙패드는 윈도우 노트북 중에서도 수준급이다.
hp 멀티 제스처 이미지 패드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붙여진 저 트랙패드 영역은 윈도우 8.1에 최적화되어있는 트랙패드이다.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양쪽 영역을 구분해 놓은 총 3 영역으로 되어 있는데 윈8 특유의 좌우 화면 UI를 저 양쪽에서 별도로 처리하고 있다.
손으로 만져지는 촉감도 영역별로 좀 달라서 (좌우 제스처 영역은 좀 더 거칠고, 가운데 넓은 컨트롤 존은 매끄럽다) 윈도우 8.1의 인터페이스를 좀 더 쉽게 사용하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손가락 10개까지 가능한 LCD상의 멀티터치와 함께 윈도우 8.1을 다루기에는 가장 편한 노트북일 것이다.
그렇게 모든 것을 갖춘, 빈 틈 없어 보이는 이 스펙터를 보며 약간의 아쉬움이 드는 것은 왜일까?
분명 하나하나 뜯어보면 매력 덩어리다. 스펙도 특별히 빠지는 것 없이 최신 사양을 다 반영하고 있고 저렴해보이는 플라스틱 대신 알루미늄의 고급스러움도 잘 살렸다
과거 스펙터XT보다 더 얇아지면서 유선랜 인터페이스가 어댑터로 대체된 부분은 있지만 여전히 sd카드 슬롯과 풀사이즈 hdmi 단자 등 인터페이스도 좋은 편이다.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만한 모습이다.
비츠 오디오가 적용된 모습 역시 hp 노트북이 가진 매력에 하나를 더하고 있는데 뭔가가 아쉽다.
아쉽다는 느낌과 뭔가 부족한 느낌은 좀 다르다.
굳이 이녀석을 보면서 부족하니까 개선되는게 좋겠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이녀석의 무게와 어댑터이다.
1.48kg라는 무게는 13인치 최신 노트북으로는 그리 가벼운 편은 아니다. 물론 터치까지 되는 액정에 메탈 하우징, 그리고 9시간 배터리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무게이지만 체감적으로 다가오는 무게에 좀 더 가벼움을 바라게 되는 건 무리가 아니다.
어댑터의 크기 자체는 괜찮지만 케이블들이 다소 무겁다는 점 또한 약간 거슬리는데...
이것이 그렇다고 그 '아쉬움'을 설명해주진 않는다. 설명하기 힘든 아쉬움보다는 그것은 눈에 보이는 약간의 부족함...
이렇게 부족함이 없는 녀석을 보며 왜 자꾸 아쉬움이 느껴질까 생각을 해봤다.
'한방'이 없는 것 같은 아쉬움... 2% 가 채 안되는 그런 아쉬움...
마치 자동차로 치면 어느 수입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성능과 기능을 가진 팔방미인 일본 세단과 같은 느낌...
필자의 결론은 '과감한 스타일 탈바꿈'이었다.
글 서두에서도 얘기했지만 크게 바뀌지 않은 스펙터만의 스타일링... 2년전 당시에는 꽤 신선했지만 그동안의 경쟁을 물리치며 눈에 띄기에는 스타일에 있어서의 진화가 다소 더뎠던 것이다. 지금 보면 좀 무난해지기까지 한 스펙터의 스타일...
이 스타일에 있어서의 무난함을 벗어던지는 것이 hp의 숙제로 보여진다
물론 그런 면도 있다. 필자가 예전부터 스펙터를 눈여겨봤었고 또 사용하기도 했기에 그로 인한 약간의 지겨움이 묻어있어서 그럴 수도 있는...
그리고 이녀석의 스타일이 절대적으로 보면 결코 경쟁력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많은 경쟁사 노트북들 중 이 녀석보다 못한 녀석들도 아주 많으니까
하지만 개인적으로라도 이런 아쉬움이 떨쳐지진 않는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얇아졌다면 그 슬림해진 부분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설령 그게 fake 성이라고 해도 과감한 디자인을 도입해보는 것도 하나의 예일텐데, 지금까지 hp는 그런 파격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이 녀석의 스타일이 그 아쉬움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스테이시 울프 (hp 수석 디자이너 총괄) 의 손길을 벗어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외부에서 특별 디자이너와 함께 별도의 프로젝트를 한번 진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hp가 가진 많은 장점들에 날개를 달려면 정말 디자인에 있어 사고를 한번 쳐야 할 때라고 본다. 이 뛰어난 팔방미인형 노트북이 그 부분때문에 매장 매대에서 그리 눈에 띄지 않을까봐 살짝 걱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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