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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가족펜션 여행 셋째날, 방주교회와 개똥이네 감귤체험농장
    Travel/Korea 2015. 11. 14. 08:40

    아쉬운 마지막날 드디어 햇살이 아침을 깨운다.

    제주도에서 수영장 있는 펜션을 떠나려고 하니 애들이 더 아쉬운 것 같다. 아침에도 키즈코지 수영장에 물을 받아달라고 했지만 마지막날 일정이 있다보니 미안하지만 설득을 하고...

     

    다행히 저녁 비행기라 조금 시간이 있긴 하지만 어제도 오후 1시가 넘어 나갔던지라 긴장하지 않으면 하루를 그냥 홀라당 날린다 ^^

     

     

    너무 만족했던 키즈펜션, 키즈코지

     

    이런 제주도 가을 하늘의 푸르름을 마지막날에 와서야 본다는 감격에 b는 바로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따갑지 않은 가을아침 햇살이 너무 기분이 좋게 간지른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이 조용한 마을의 향기가 금새 또 그리워질까봐 걱정부터 든다.

     

    정말 제주도로 내려와서 살까?

    애들 키우기도 괜찮고... 창작활동하기에 너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b 스스로 설득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일단 마지막날을 즐기자.

     

     

     

     

     

    뽀송뽀송한 하얀 침구의 마력은 나에게만 적용된 것이 아니었다.

    왕비님과 공주님은 이런 찬란한 아침햇살에도 꿈쩍을 안하신다.

     

    오늘도 늦게 생겼군

    배고파서라도 빨리 나가겠지라는 생각에 아침은 일부러 준비를 하지 않았다. 배고프니까 빨리 나가자 하는 분위기를 기대해서이다.

     

     

     

     

    네스프레소 커피는 오늘 아침에도 좋은 친구가 된다.

    가을아침 햇살과 함께 이 해먹의자에 앉아 마시는 커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흐뭇함이다. 이런 햇살, 그리고 이런 커피 한잔의 여유... 이런 것과 함께하는 작업환경이라면 평생 창작작업에 매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순진한 생각이 든다.

     

    라떼를 만들어먹고 싶어진다. 갑자기...

     

     

     

     

    적당한 바람에 청명한 가을 햇살,

    이것들을 다른 곳도 아닌 제주도에서 만난다는 건 최고의 축복이다.

     

    이런 날씨에 제주도 내륙 도로를 달려본 적이 있는가? 안대를 썼다가 뗀다면 여기가 우리나라라고는 생각 못할 그런 풍광을 안겨준다.

     

    11시가 조금 넘어 겨우겨우 키즈코지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애들이 훨씬 더 아쉬워했던 이곳. 짐을 싸는 마지막 순간까지 놀아보겠다고 놀이방에서 소꼽놀이까지 하던 아들녀석들. 이 녀석들 때문에라도 다음에 또 키즈코지를 방문해야겠다.

     

     

     

     

    키즈코지에서 나와 도로 옆에 있는 백반집에서 일단 허기를 달랜다.

    바로 감귤체험 농장으로 가는 일정이라 일하려면 배를 채워야지...

     

    동광에 오면... 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맛있는 밥집. 편안한 백반집이라 생각하면 된다.

     

     

     

     

    주인장께서 직접 잡아 손질했다는 생선 튀김과 함께 돼지볶음과 맛있는 된장국이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찾아둔 농장체험하는 곳은 제주시에서 동쪽에 자리잡은 곳이다. 50분 가까이 걸린다고 올레내비가 말해주는데 출발하다가 문득 생각이 한가지 났다.

     

    그래, 방주교회가 이 근처에 있다고 안했던가?

    서울에서 키즈코지를 찾아놓고는 근처 갈만한 곳을 보다가 생각해 둔 곳. 키즈코지 근처에는 헬로키티 박물관이나 세계 자동차 박물관 등 다양한 가족 위락 시설들이 있지만 그 중에 오히려 눈에 띈 곳은 방주교회였다. 몇몇 지인들이 추천해 주었던 기억...

     

    친한 디자이너는 생각보다 좀 그랬다고, 호불호가 있긴 하던데 기왕 이 근처에 있다니 한번 가봐야지...

     

     

     

     

     

    차를 살짝 돌려 방문한 이 곳 방주교회

    사진도 전혀 안보고 갔었는데 예상과는 꽤 다른 모습이었다. 방주라고 하니 상당히 클래식한 모습에 목조 건물이려나 생각했는데, 햇빛에 강하게 반사되는 지붕 패턴때문인지 상당히 세련된 모습에 가까웠다.

     

    예배당 안에는 들어가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워낙 파란 이날의 제주 하늘과 어우러져서 방주교회의 풍광은 제법 근사했다.

     

     

     

     

    스트레스의 홍수에서 살고 있는 요즘 한국인들, 그저 들어갔다 나오면 그런 스트레스들이 사라지는 마법의 방주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제주도를 b가 좋아하는 이유 또 한가지는, 외국같지만 외국과 다른 독특한 느낌이 하나 있어서이다.

    외국 휴양지로 여행을 가면, 첫날부터 조금씩 돌아갈 날이 생각되면서 약간씩 초조해지곤 하는데 제주도는 그런게 별로 없다. 같은 한국이라는 느낌이 공존해서인지 그런 생각은 거의 안들고, 같은 한국이라는 기존 공간에 있으면서 그대로 시간이 잠시 멈춘 느낌?

     

    제주도만의 그런 독특한 느낌때문에 더 좋아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건 모르겠고... 흔적이나 남기고 가자 ~

     

     

     

     

     

     

    차도 후진거 빌렸다고 하는 타박을 마지막날까지 들으며 삐걱거리는 소나타는 우리를 개똥이네 감귤체험 농장으로 인도했다.

    이맘 때가 이제 막 본격적인 감귤 수확철이라 제주도 여기저기에 탐스럽게 열린 감귤들을 볼 수 있다. 감귤 향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풍성한 가지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런 결실들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사람 기분이 좋아진다.

     

     

     

     

    개똥이네 감귤체험 농장에서 아이들과 감귤 따는 체험과 함께 동물 먹이주는 체험까지 같이 한다.

    b의 반려자는 그런데 이곳 귤은 맛이 없다며 실망하고 있다. 어제 해물라면 먹던 동네의 귤이 훨씬 맛있다며 지금이라도 다시 가자는 무리수까지 던진다.

     

    제주도 안에서도 남쪽 귤이 더 맛있는건가 ... 그렇다고 곧 공항에 가야하는데 다시 서귀포쪽으로 갈 수는 없잖아?

     

     

     

     

    그러기엔 애들이 이곳 동물들을 너무 좋아한다는 핑계로 겨우 말렸다.

    그런데 귤 맛이 어제보다 못한 건 맞다. 아니면 먼저 간 사람들이 맛있는 걸 다 따버린건가?

     

    어떤 귤이 맛있냐고 운영하는 분께 물었더니 작고 잘 익은 걸 따라는데... 어찌 되었건 기대보다는 맛이 못하다.

     

     

     

     

    그래도 여유로운 햇살과 함께 한 오후는 역시 최고였다.

    동물 농장쪽에 쉬는 곳들이 제법 있으니 이곳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누워있으면 낙원이 따로 없다.

     

    보니까 펜션도 몇 채 함께 있던데 여기서 머물면 동물원 갈 필요는 없겠다. 

     

     

     

     

    잘 찾아보면 이곳에 새끼 캥거루도 있다.

    네 어미는 어디 갔니?

     

     

    원래 에코랜드까지 갔다 와서 공항으로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동물들과 워낙 잘 노는 녀석들을 보다보니 시간이 훅 가버렸다. 적어도 에코랜드에서 좀 놀고 기차도 타려면 1시간 이상은 있어야 할텐데... 주어진 시간이 정말 딱 1시간 정도밖에 안남았다.

     

    결국 에코랜드는 다음을 기약했다.

    에코랜드 입구를 지나가며 우리가 향한 곳은 산굼부리. 원래 그 전에 오름이라는 독특한 환경을 그녀에게 구경시켜주고 싶었던 b는 검색 끝에 세미오름을 찾았다. 더 멋진 오름들이야 많지만 짧은 시간 가야하니 그래도 주변에서 찾은게 세미오름이었는데...

     

    갔더니 등산로 공사중 -_-

     

     

     

     

    산굼부리는 그녀들에게 무지막지한 셀카질을 하게 하는 곳이었다.

    찬바람때문에 날씨가 급추워졌길 망정이지 날씨가지 따뜻했다면 셀카질하다가 비행기 못탈 뻔 했으리라.

     

    산굼부리 입구에서 오메기떡을 보니 이마를 치게 된다. 아... 서귀포쪽에 있는 그 시장터를 가서 오메기떡을 먹었어야 하는데 말이다. 

    저번에 와서 시장에서 먹은 오메기떡을 생각하니 이곳 산굼부리 입구에서 파는 오메기떡은 거의 사기급이다. 둘째 녀석이 떡을 무지 좋아하는데 맛있는 떡을 못먹여 아쉽다. 그래도 이 정도 오메기떡이라도 잘 먹어주는 녀석을 보니 흐뭇하다.

     

     

    힘들어하는 소나타를 10분 늦게 반납하고는 공항에 들어갔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만찬은 갈치와 고등어가 장식한다. 더 맛있는 곳이야 많겠지만 시간때문에 공항에서 즐긴다.

     

     

     

     

    갈치구이와 갈치조림, 그리고 고등어 구이를 주문하라고 그녀의 명을 받았는데

    중간에 머리를 맞았는지 b는 갈치조림 대신 고등어 조림을 주문하고 말았다.

     

    고등어로 머리를 맞을 뻔 했다.

    제주도에 와서 노래를 부른 메뉴가 그녀의 갈치조림이었는데... 그 대신 고등어 조림이 나온 걸 보니 눈이 희번뜩 뒤집어진다.

     

     

     

     

    이것도 맛있지 않냐고 위로하면서 겨우겨우 막아본다.

     

    여행 재밌게 하고 막판에 다 망칠뻔했다. 가뜩이나 먹는거에 민망한 분인데 말야...

     

    티웨이 항공은 게다가 지연이 되고 또 짐도 많은데 버스를 태워대니 여간 눈치를 보게 되는게 아니다. 

     

     

     

     

    불편한 내색을 제대로 해주시기에 집까지는 편안하게 택시로 모셨다. 이 날 따라 애들의 애교도 안나오고... 힘든 귀성길이었다.

     

    밤늦게 도착해서는 또 밀린 숙제를 해대는 녀석들을 보니 되새김질 할 틈도 없이 다시 삶의 정글로 돌아온 느낌이다.

    아까 그 멈춘 시계들이 한꺼번에 회복하며 내달리고 있다.

     

    그렇게 짧았던 우리 가족여행은 신기루처럼 지나가버린다. 

    이번 여행 사진은 그래도 인화해서 좀 특별하게 남겨봐야지. 즐거운 기억들로 빨리 덮어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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