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더운 여름으로 접어들 무렵
간만에 주말 라이딩을 해 본다. 타이어 교체도 했겠다, 약간은 민둥민둥해진 MTB를 이끌고 여의나루 쪽에서 팀원들과 조우
주말 라이딩의 목적은 운동이고 뭐고 무조건 맛집 탐방이다 ㅋ
그 주목적이 운동이라는 부목적과 헷갈리면 안된다. 절대 뒤집어져서도 안된다.
매주 탐방할 맛집을 정해놓고 달리자는 도원결의를 하고는 두번째 모임이다.
이 날 타겟은 여의도 진주집
모인 3명 중 딱 한 명만 가본 상태라... 그 친구 따라 쫄바지를 입은 채 여의도 도심 한복판을 달려 본다.
진주집 도착
여의도 백화점 건물 지하에 있어서 모르면 찾기 힘들게 되어 있다.
보통 평일 때는 도저히 줄 때문에 못먹는 집이라고... 토요일 아니면 쉽지 않다는 진주집. 그래서 이 날 라이딩도 토요일로 옮겼다. (일요일에는 휴무)
이 날 방문한 시간이 오전 10시 반
10시 반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놀랍다. 까페도 아니고 밥집이 말이다.
지난 번 첫번째 라이딩 모임에서도 콩국수를 즐겼다. 당시에는 가로수길 삼백집.
삼백집 콩국수도 매우 훌륭했기에 여기 진주집과의 느낌 차이가 궁금했다.
콩국수 가격은 9,500원이었다.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어...
첫 비주얼은... 뭐 장식 하나 없이 순수한 모습
국물이 아니라 거의 죽 수준의 점도를 보인다.
어릴 때 먹던 콩국수에는 수박도 들어가고 토마토나 오이 고명도 좀 얹어져 있었는데 그 딴 건 없다.
7천원이던 삼백집에 비해서는 제법 비싼 가격...
일단 국물을 떠먹어 본다...
이런 젠장 !!!
뭐 이래...
지금까지 먹어왔던 콩국수는 다 사기였다!
물론 삼백집은 괜찮았지만 ... 어릴 때 부터 지금까지 먹어온 수많은 콩국수들이 스치듯 지나간다.
거짓말...거짓말...거짓말...
진짜다 라는 생각과 함께 정말 콩 한줌을 들이씹는 듯한 고소함이 훅 들어온다. 비릿하지 않으면서 입 한가득 채우는 풍미...
간이 적절히 되어 있어서 뭐 더 넣을 것도 없다.
이건 뭐 ... 상대적으로 뭐라 표현할 말이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미친 듯이 몇 젓가락 먹다 보니 가격이 저렴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 걸 넓은 접시에 대충 퍼뜨린 크림 파스타 따위를 18,000원 받는 세상에... 최고의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의 한국형 아이스 버전 셈인 이 콩국수가 9,500원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 진주집의 김치...
보쌈 김치 생각하면 되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우리 일행이 이건 분명 리필에 돈 받는 김치다 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는 아주 조심스레... '이 김치 추가하면 얼마인가요?' 했다는...
흔쾌히 부족해요? 더 드릴께요~ 하는 이모님들...
아마 이 김치 맛에 감동받을 것이다. 게다가 무료라는 게 고마울 정도
부족할까봐 시켰던 만두도 정말 일품이었다.
웬만한 만두 전문점보다 맛있는 진주집 만두
이 집은 못하는 게 뭘까 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된다.
처절했던 전투의 흔적, 아니 감동의 흔적이다.
배가 터질 것 같다
뒤늦게 진주집에 도착한 또 다른 팀원 한명에게 그렇게 권했건만, 본인은 콩국수 원래 못먹는다며 고사했다.
내 기어이 전도하리라...
다음주에 또 한번 오기로 하고 근처 파스쿠치로 자리를 옮긴다. 쫄쫄이를 입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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