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스마트폰들의 경쟁 포인트가 시각적인 면에 주로 포커싱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필자도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 퀄리티에 다시 집중하게 된 계기는 G5에 별도 모듈로 들어간 B&O 모듈을 접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2016/03/25 - LG G5, 실제 만져보고 풀린 궁금했던 것들
별도 모듈이긴 했지만 G5에 별도로 부착하는 DAC는 소리의 해상력과 파워를 분명 의미있게 바꾸고 있었고, 거기에 B&O 이어폰까지 더해져 G5에서 나오는 소리를 기존 스마트폰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느끼게 했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스마트폰의 새로운 경쟁영역으로서 소리 퀄리티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 보게 된 것 같다.
그런 G5에서의 한차원 다른 사운드 경험은 LG V20에서는 쿼드 DAC를 탑재하면서 더 강화되었다. 확실히 LG는 디스플레이에 이어 듣는 것에서도 남다른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LG G6에서는 V20에 탑재된 쿼드 DAC보다 더 신형의 그것이 탑재되었다고 한다.
일단 전작인 G5와 달리 별도 모듈이 아닌 기본 탑재되었다는 점이 반갑고, V20보다도 더 향상된 녀석이 탑재되었다는 소식은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 기본 탑재
이 포인트는 그 수많은 스마트폰들 가운데서도 LG G6를 좀 더 특별하게 보이게 하는데, 이런 소리들에 대한 이야기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이런 온라인이나 광고를 통해 그리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 같진 않다.
암튼, 더 좋은 녀석이 들어갔다니 얼마나 다른지 경험해봤다.
G6 번들 이어폰도 좋지만 한동안 좀 소홀히 집안 한구석에 놓아 둔 젠하이저 모멘텀을 물려본다. 음악은 힙합이나 랩 쪽으로 우선...
응? 젠하이저 모멘텀 맞아?
애들을 잠시 놀이터에서 알아서 놀게 놔두고 이제 좀 쉬자 하면서 머리에 올려 본 모멘텀... 오랜만이라서 그럴까? 모멘텀은 예전과 많이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다.
예전에도 소리가 균형감 있게 충실한 표현을 했지만 아웃도어에서 들을 때 들려오는 소리의 파워는 좀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더욱 바깥에 데리고 나가지 않고 집에 두곤 했었는데... 이 G6와 함께 머리에 얹어진 모멘텀은 아예 체급이 달라져 있었다. 언제 아웃도어에 좀 아쉬웠냐 싶을 만큼 소리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 있었고 세션에 참여한 타악기들과 선율을 책임진 악기들의 소리는 또렷하게 살아났다.
예전에 V20때에도 소리의 질에 다소 놀랐지만 이 녀석도 그렇다.
쿼드 DAC와 함께 한 이 G6에서도 LG는 '소리만큼은...' 이라는 평가를 들을 법하다.
하이파이 Quad DAC를 켜지 않아도 기본적인 소리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번들 이어폰이 꽤 괜찮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헤드폰들을 물려봐도 확실히 소리의 해상력과 파워가 좋다.
그렇게 하이파이 쿼드 DAC를 켜지 않은 것과 켜는 것을 간단히 비교해볼 수 있었는데,
켜지 않았을 때 무대가 필자로부터 한 1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면, 쿼드 DAC을 위와 같이 켰을 때 그 무대는 3~4미터 앞으로 바짝 다가선다. 무대가 그렇게 가까워졌다는 것이 단순히 파워만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나를 중심으로 한 무대가 좌우로 확장되는 셈이 되는데 그렇듯 소리의 스테이지도 뚜렷하게 넓어졌다.
그 느낌은 재즈를 들을 때나 힙합을 들을 때나, 일렉트로닉을 들을 때나 모두 만족스럽게 다가왔다.
야외에서는 해상력 향상이 주는 느낌이 주로 고음역대에서 느껴졌다면 집에 와서 조용한 곳에서 들으니 저음역대까지 풍성하게 경험을 키워준다.
2:1 화면은 이렇게 음악을 듣다가 가로로 볼 때도 보기 좋은 UI를 보여준다
확실히 차이가 느껴진다는 것이, 이 G6를 듣다가 전에 쓰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소리가 밋밋해진다.
그리고 자꾸 이 쿼드 DAC를 경험하고 나면 생기는 상대적인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블루투스 헤드셋을 잘 안쓰게 된다는 점이다. 블루투스를 쓰면 쿼드 DAC가 작동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리 차이가 제법 난다.
그래서 그동안 잠자고 있던 집에 있는 많은 헤드폰들이 버선 발로 나와 이녀석을 맞이하고 있다. 하나씩 하나씩 집어 들면서 이 녀석과 궁합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KOSS KSC75도, 스포타프로도 이 G6와의 궁합이 상당히 좋다. 저가지만 명기에 속하는 헤드폰들인데 아주 물을 만난 격이다.
G6에 있는 LG 스마트 월드 라는 앱에 들어가면 24bit 32bit 에 달하는 아주 고음질 음악들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으니 테스트해봐도 좋다.
G6 덕에 5천원에 겟할 수 있는 이 LG 톤플러스도 오면 찬밥 신세가 되진 않을지 걱정이다. 블루투스라...
그리고 그렇게 유선 헤드폰을 다시 쓰게 된 것과 함께, 이 G6 덕분에 새로운 습관이 생겼는데 바로 아이들의 소리를 담는 것이다.
전에도 잠깐 얘기했지만 이 녀석이 녹음하는 소리의 퀄리티가 상당하다. 고음질 녹음 앱을 통해 녹음만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동영상 촬영에서도 전문가 모드를 통해 담아내는 주변 소리는 발군이었다.
기본 앱으로 포함되어 있는 고음질 녹음 앱에서는 기본 모드 외에 콘서트 모드와 사용자 설정 모드가 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낀 채로 여기 녹음 앱에 들어가면 본인이 내는 소리에 좀 놀랄 수 있다. 상당히 민감하게 이어폰 안으로 자기 호흡소리까지 다 들리는 것이... 아마도 ASMR까지 이 G6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체험하는 중에 콘서트장에 못 간 것이 못내 아쉽다.
스튜디오 모드라고 폰 안에 있는 음악과 함께 주변을 녹음할 수 있다.
뭐 필자는 예상했겠지만 고음질 노래방처럼 쓰면서 놀고 있다. 원곡을 들으며 노래를 부르면 그대로 다 녹음된다. ^^
해외 여행을 가면 거리에 버스커 공연도 많고 다양한 꺼리들을 만날 수 있는데, 여행지에서의 생생한 소리를 담아온다면 훨씬 더 그 추억은 커질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음악소리를 듣기 위해 무지막지하게 투자를 하곤 한다.
리시버에서부터 휴대용 앰프, 무손실 플레이어 등 수십 수백에 달하는 장비들도 쉽게 저지르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소리인데, 글쎄...
이번에 G6가 내주는 소리를 들은 소감은, 아주 전문적으로 장비를 다루는 음악 분야 종사자들이야 그런 값비싼 기기를 선택한다고 하지만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일상의 기기가 내주는 소리는 이 정도도 이미 차고 넘친다는 생각이다.
분명 울림을 주고 있는 G6의 사운드, 주변에 매장이 있다면 주로 듣는 헤드폰/이어폰을 들고 한번 방문해보길 권한다.
LG전자로부터 체험 기기를 지원받아 쓴 주관적 후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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