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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년전 베를린에 대한 작은 기억
    Travel/Europe 2008. 6. 6. 23:34
    아담하고 예쁜 풍경을 가득 간직한 베네룩스 3국을 지나 독일로 진입한 첫 도시가 베를린이었다

    차가움...

    베를린의 첫인상은 차가움이었다
    네덜란드의 포근함은 전혀 느낄수 없는 묵직한 분위기...

    그것은 동독과 서독으로 나눠졌던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 특유의 긴장감
    혹은 과거 전범국가로서의 독일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
    또 혹은, 많은 여행가이드에서 약간은 주의를 요한다는 몇몇 문구가 만들어낸 공포심이 원인일 수 있다

    통일독일이 된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상태의 베를린은
    여전히 브란덴부르크 문 사이로 조금은 이질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고
    간혹 들리는 신나치주의자들의 동양인 테러소식도 나를 충분히 긴장케 하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91년 당시 브란덴부르크 문 앞)

    베를린 장벽은 다 무너지고 사람들이 떼가서 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당시 시점에서 들른 나같은 외국인, 그것도 같은 분단국가 처지에서 온 이방인에게는 다소 허무하리만큼 통일이란게 너무 간단해보이기도 했다

    휴전선과도 같은 저런 벽만 없애면 끝나는 건데...

    과거 베를린 장벽을 사이에 둔 동독과 서독의 풍광은 같은 나라라고 보기 힘들만큼 달라 보였다
    발전 격차가 꽤 커보이는 풍광 뿐만 아니라 넘나드는 사람들을 보더라도 조금은 달라 보이는 같은 게르만 사람들...

    같이 여행을 하던 사람들에게 통일 이후에 속속 드러나는 골치아픈 갈등꺼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 서독쪽에 있는 베를린 시내로 접어들자 그래도 서유럽다운 여유로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거리 공연들
    게르만족이 아닌 적지않은 외래민족들이 펼치는 그런 거리 공연들, 특히 사진에서 보고 있는 흥겨운 레게리듬은 아직까지도 통일 독일을 축하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베를린을 빨리 빠져나와 하이델베르크로 향했다
    위에서 말한 그런 차가움과 긴장감이 싫었던 것


    그랬던 베를린을 거의 17년만에 다시 찾는다
    지금으로부터 이틀 후에는 베를린땅을 다시 밟을텐데 어떤 느낌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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