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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요리 & food

아이 셋을 가진 아빠의 주말아침

아.. 사실 총각시절에는 제가 이런 삶을 살거라곤 생각을 못했단 말입니다 ^^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제가 어쩌다보니... 스쳐도 한방이라고 아이 셋의 아버지가 되어 있는 저를 보면 아직도 가끔은 어색하답니다. 저 아이들이 내가 책임져야될 애들이 맞나~싶을때도 있고 ^^ 내 아이들 덕에 이제 다른 아이들까지 많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만 애들이 많아지고 커가면서 신경써야 할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부모 자리라는 것... 삶에 대한 태도도 많이 바뀐것 같구요 지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도 점점 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진지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구요 ^^
당장 뼈저리게 느끼는 달라짐은 주말 아침입니다. 일요일 아침은 언제부터인가 암묵적으로 동의된 분위기... 아빠인 제가  식구들의 브런치와 그 이후 점심까지 책임지고 다 준비해야되는 거죠. 꿈나라에 가있는 와이프는 둘째 치고 아이들까지 으레 주말에는 아빠가 다 챙겨주는거다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전날부터 '아빠, 내일은 뭐해줄꺼야?  이러이런거 먹고 싶다. 해줄수 있어?' 라고 주문아닌 메뉴 주문을 하죠. 한두 주말이 아니기때문에 한번 성공했던 메뉴는 괜찮지만 애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던 ㅋ 메뉴들은 빛을 보지도 못한채 사라지곤 했죠. 그렇다보니 시도되었던 메뉴들은 많습니다만 성공했던 메뉴는 몇개 되질 않고, 그것도 아이들은 쉽게 질려하기에 늘 또 새로운 걸 만들어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달엔가 시도했던 프렌치 토스트는 '아빠 다시는 이거 만들지 마라' 라는 말까지 들었다는... ㅠ.ㅠ

 


이렇게 잘 먹어주면 대신 아주아주 엔돌핀이 급상승이죠 !
실제로 예전에는 정말 뻥인줄 알았던 옛어르신들의 말... '아이들이 먹는것만 봐도 배부르다'라는 표현은 정말 맞는 말이랍니다 ^^

음식을 만들어서 애들한테 내주는 순간만큼은 회사 임원진 앞에서 PT를 하는것보다 더 떨리기도 한답니다. 특히 프렌치 토스트에 처참히 좌절한 이후엔 말이죠 ㅠ.ㅠ

이날 아침에도 새로운 메뉴를 아이들에게 시도해봤습니다. 뭐 안해본 것은 결과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사실 해보는 재미가 있어서요,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보는 재미도 크죠




이날 브런치로 시도한 것은 이겁니다. 흠... 이것은 '오믈렛' 이라고 하기도 뭐한... 사진상으로는 상태가 메롱이죠? ㅋ 그래도 나름 감자와 파프리카, 양파, 쏘시지 등을 계란스크램블과 섞은... 회심의 오믈렛

사실 초보요리사 아빠에겐 공수가 꽤 들어간 요리에요 ^^ 감자를 삶는 시간 조절과 양파와 소시지 볶음을 동시에 멀티태스킹해야하는 초난이도 공수... 이거 하고 나면 은근 지칩니다 ㅎ
그래도 이날은 아주 성공작이었어요. 한접시만 살짝 했었는데 애들이 너무 맛있다면서 싹싹 비우더니 더 만들어달라네요 ^^

이렇게 일단 첫째 둘째 녀석의 배를 불려놓을 때가 되면 아우성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바로 막내 녀석이 왜 자기는 안주냐는 거죠. 아침일찍 먹였던 분유는 효과도 이제 없는지 음식 하는것만 보면 아주 환장을 하고 달라듭니다.

애가 둘만 되도 무지 편할거 같다는 생각을 살짝 합니다 ㅠ.ㅠ
첫째 둘째를 위한 저런 요리는 이제 갓 돌이 된 막내에게 부담될때가 많아요. 재료야 괜찮은걸 쓰긴 하지만 소금간이나 가끔 좀 매콤한 것도 만드니까요 바로 막내에게 그런 음식을 배부르게 먹이기엔 좀 꺼려집니다. 그럴때는 따로 밥이나 이유식으로 막내를 달래게 되는데요

이날은 이 오믈렛에 너무 기를 썼는지 뭐 또 따로 만들기도 무지 귀찮습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반짝 드는 생각... 흐흐흐 마침 배달되온 이유식이 생각났습니다.




요즘엔 이런 이유식도 배달이 되더군요
한번 체험해보라고 일주일간 넣어주는 풀무원의 베이비밀 이라는 이유식인데요 막내녀석이 역시나 잘먹는다고 해서 이날은 그냥 이걸 꺼냈습니다.




참 좋은 세상이네요. 이런것도 배달되고.. 배달 문화는 정말이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인것 같습니다. 사실 이유식이 하나 만들려면 손이 꽤 가는 요리인데 바쁜 사람들한테는 좋겠더군요

모르는 제조사였다면 불안해서 거절했을텐데 풀무원이 한다고 하니 한번 체험해보겠다고 했어요 ^^ 재료나 영양성분도 꼼꼼히 점검했는데 괜찮은것 같습니다.
 
물에다 따뜻하게 중탕만 해서 바로 먹이면 되더라구요




자기껏인줄 벌써 알았는지 마구 달려든다는 ㅎㅎ

된장국에 밥말아 먹여도 좋지만 사실 영양소를 좀더 골고루 갖춰서 먹이는게 좋아서요, 믿음이 가게만 만들어준다면 이런 음식도 괜찮은거 같습니다.




이렇게 세녀석 모두 나름 '브런치'를 챙기고나면 12시가 훌쩍 지나가요
그리고는 한 한시간 있으면 또 점심을 챙겨야 하는... 엄마들은 정말 대단하다는데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는 주말 아침입니다. 물론 이걸 몇번 하면 바로 출근해야하는 월요일이 돌아와버려서 이거 뭔 주말이 이리 짧아 하는 생각을 늘 하죠

주 4일제... 빨리 추진되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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