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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mart Phones

아이폰4의 FaceTime, 이통사는 고마워하게 될것

영상전화, 쓰고 계신가요?

WCDMA 서비스가 개시된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만 이통사들이 앞다투어 홍보하던 WCDMA 통신의 대표적인 서비스, 영상전화는 아직까지 성공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영상전화를 쓰는 환경이 워낙 개인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자주 못볼수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주변에서 영상전화를 쓰는 모습들을 그렇게 자주 접하진 못하죠.
저같은 경우에는 아이폰을 쓰기전까지는 어느정도 영상전화를 즐기긴 했습니다. 아마 저처럼 아이들이 있는 집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아이들 보여주거나 아이들과 떨어져있는 경우 영상전화로 아이들 모습을 보고싶을때 자주 쓰실거에요. 하지만 그것도 그렇게 흔히 볼수 있는 모습은 아니죠. 이통사들이 애초 가졌던 목표가 있다면 아마 그것보다 처참하게 못미치는 수준일 것입니다.

그렇게 휴대폰에서의 영상전화가 부진한 이유는 뭘까요?

일단 요금? 요금이 비싸서일까요? 사실 그렇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그리 비싸진 않지만 화상데이터가 오간다는 것때문에 실제보다 더 비싸다고 느껴지기가 쉽죠.
분명 요금부담이 다소 가기에 꺼려지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사실 그게 가장 큰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가 그만한 가치가 있으면 어느정도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쓰는 세상이니까요

그렇다면 서비스 퀄리티?
3G 패킷망을 통한 영상전화가 퀄리티가 불만족스러워서일까요? 그것도 일견 맞습니다. 매끄럽지 않고 버벅대는 영상과 그리 깨끗하게 싱크되지 않는 소리 등은 분명 제약이죠. 그리고 블루투스나 일반 이어셋 없이 공공장소에서 스피커폰으로 영상통화를 즐겨야하는 그런 scene 은 그리 탐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부분도 영상전화를 즐겨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큰 장벽은 아닙니다. 좀 퀄리티가 불만족스럽지만 아주 멀리 떨어진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가치이니까요. 충분히 감내할만한 퀄리티일겁니다.

그렇다면 뭘까요? 왜 영상전화는 크게 활성화가 안될까요?
당연히 시장 니즈(needs)가 크지 않아서이겠습니다만 왜 니즈가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말 지금처럼 처참할 정도로 니즈가 없을까요? 분명 쓰는 분들은 어느정도 만족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먼저 동영상 한편 보시죠.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겁니다.



네. 바로 이번에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4 홍보 동영상중 FaceTime 을 위한 광고물입니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감독,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을 맡아서 더 화제가 되었던 동영상이죠. 실제 이 광고물을 봤을때 저도 코가 찡해질만큼 영상전화가 가져다줄수 있는 가치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또 감동할만큼 분명 이 영상전화라는 서비스에 '매혹적 모멘트'는 있습니다. 즉 영상전화에 대한 '니즈'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클거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죠. 그런데도 그 느껴지는 니즈만큼 실사용이 안되고 있는 건?

저는 앞서 말한 '가격'이나 '서비스 퀄리티' 보다는 더 큰 이유로 꼽는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경험 부족' 입니다. 

제가 우스갯 소리로 자주 인용하는 장난말이 하나 있습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먹는다' 라는 말이죠. 장난스럽긴 하지만 꽤 통용되는 진리중 하나라고 믿고 산답니다 ^^
경험 부족... 휴대폰 사용자들중에는 이런 영상전화를 써본 경험이 없어서 필요성을 못느낄뿐 저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이미 사용할 준비가 될만큼 니즈가 있다고 믿습니다. 밥만 먹고 살게 되면 '고기'라는 것이 얼마나 맛있는줄 모르지만 '고기'를 경험하게되면 왜 이런 세계를 모르고 살았을까 하며 즐겨찾는 것이 세상의 이치니까요.

 


이번 아이폰4 와 함께 소개된 FaceTime (페이스타임)

저는 이 FaceTime 이 조금씩 조금씩 퍼뜨릴 '영상전화라는 경험' 의 크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록 당장은 아이폰4 사용자들끼리지만 '와이파이(wifi)' 기반의 무료 영상전화는 사람들에게 많은 trial 과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그동안 비싸서 꺼렸던 사람들도, 퀄리티가 불만이었던 사람들도 모두 이 FaceTime 에서는 해결이 될뿐만 아니라, what's app 이나 카카오톡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아이폰 사용자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보면 평소 영상전화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많은 경험을 양산해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샘 멘데스 감독이 보여준 저런 감동적인 씬뿐만 아니라 또래들끼리 아주 재밌고 유치한, 때로는 좀 비밀스러운 영상 커뮤니케이션의 사례들을 많이 만들어낼겁니다. 그렇게 그렇게 고기를 먹어보게 되면 이제 다른 식당에 가서도 고기를 사먹게 되는거죠 ^^




이 FaceTime 발표 이후, 영상통화 이용전망을 아주 밝게 보는 분석자료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 GigaOM Pro 에서 나온 자료만 보더라도 올해를 기점으로 2015년까지 모바일 영상통화 이용자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비단 아이폰4 뿐만 아니라 TV 나 기타 네트웍 디바이스들이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장치들을 갖춰가면서 그동안 휴대폰 대 휴대폰으로만 사용했던 영상전화를 보다 다양한 형태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도 무선랜과 같이 네트웍 비용이 거의 없는 인프라를 통해 말이죠.

일각에서는 아이폰4의 FaceTime 을 보고 이통사들이 아주 싫어할만한 짓을 애플이 또 했구나 라며 이통사 입장에서는 우려할 것이라는 얘기도 많이 하는데요, 저는 반대의견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죽어가는 3G 영상전화 시장이 이 FaceTime 덕에 제대로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입니다. FaceTime 과 같은 경험이 지인에게 전이되고, 또 전이되고 또한 그런 경험들을 자주 하게되면 이젠 생활이 되가게 되죠. 더이상 낯선 상품이 아닌 영상전화가 되는 그런 상황... 그렇게 되면 무선랜 환경이 아닌 곳에서도 기꺼이 우리 아이를 보기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직접 느끼기 위해 영상전화 버튼을 누를 것입니다.  

지금 지지부진한 영상전화 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험'이고 이런 FaceTime 과 같은 상품이 아이폰4와 같은 Killer 상품에 탑재되면서 그런 경험은 엄청나게 확대될 것입니다. 결국 나중에 이통사 담당자들의 입가에는 분명 미소가 머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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