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맛집 포스팅해보네요. 아는 분이 좋은 주점하나 소개해주신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역삼동에 있는 한 일식 주점인데요, 술보다는 안주류를 즐겨하는 저이기에 ^^ 주점을 많이 다니지는 않아서 잘 몰랐던 곳인데 제법 명성이 있는 곳이더군요.
故 이병철 회장의 쉐프로 계셨던 명인께서 운영하시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날 직접 내려오셔서 인사도 나눴었는데요 따듯한 인상과 말씀 덕분에 편안한 분위기의 저녁을 할수 있었네요.
강남역에서 국기원 가는 골목 건너편, 즉 특허청쪽인가요? 그쪽 길로 접어들어 한 100미터 내려가면 나오는 '에도주가'라는 곳입니다.
안개낀 에도주가의 분위기...
는 아니구요 ^^ 워낙 날씨가 더워서인지 가방에서 꺼낸 카메라에 서리가 금방 끼더군요. 오히려위기가 좋아서 이대로 촬영해봤습니다 ^^
위에서 소개해드린 주인분께서는 이곳 건물주이시기도 하고 같은 건물안에 고급 일식집 '에도긴'을 함께 운영하시는 중이라고 합니다. 에도긴이나 에도주가를 발견하면 되니 찾아오기는 아주 쉽습니다.
일식주점이지만 간판에 가장 먼저, 사께보다도 내세우고 있는 것이 '막걸리'라고 표현되어 있죠. 그만큼 이곳에는 다양한 막걸리가 준비되어 있고 그 덕에 그간 막걸리라고 해봐야 서울 장수막걸리가 최고라고 알고 있었던 제 입은 꽤 호강을 했습니다 ^^
일단 자리에 앉자마자 맛보기 시작한 호랑이 막걸리.
하얗고 걸죽~한 막거리와는 거리가 있는 맑~은편의 막걸리였습니다. 저녁 자리의 첫시작에 있어 입안을 깔끔하게 정돈해주는 듯한 청량감을 주는 녀석이었지요
첫술부터 진하고 걸쭉한 막걸리를 마시는 것보다 차분하고 맑게 시작하기에 좋은 술이었고, 음식 중간중간 마치 와인처럼 입안을 정리하면서도 미각을 북돋워주기에 괜찮은 막걸리였습니다.
첫 스타터로 나온 닭가슴살 샐러드.
일식주점이라고 해서 가진 예상과는 다소 다른 음식이었죠 ^^ 닭가슴살과 양파, 무순 등이 메인이면서 그 위에 아몬드와 크래커칩을 뿌려 명란소스와 함께한 샐러드였는데요 회요리가 들어가기 전에 위 안을 다지는 스타터로 꽤 훌륭한 맛을 냈습니다.
요즘 가끔 운동은 하면서도 단백질 보충은 별로 신경을 못쓰고 있었는터에 닭가슴살을 보니 벌써 배부르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허겁지겁 먹었네요 ^^
그리고 등장한 이녀석...
이녀석 역시 막걸리이고 친숙한 브랜드인 국순당에서 나온 걸 알수 있습니다. (국순당 이화주)
아시는 분이 특별한 자리를 기념하기위해 내주신 선물인 셈이었는데요, 늘 함께하던 국순당 국민술일 것이라고 생각하던 저의 뒷통수를 제대로 친 녀석이었습니다.
8번 메뉴에 해당하는 녀석이었죠
두눈을 씻고 보게 만드는 막걸리의 가격이었습니다 ^^
위 설명대로 고려시대 왕족들이 즐기던 최고급 탁주로 막걸리계의 플래그쉽이라고 할까요? ^^
이녀석은 이 앞에 마신 호랑이 막걸리와는 아주 반대의 성질을 가진 녀석이었습니다.
마치 요거트 같죠?
그정도의 걸쭉~함, 발효 요거트와 같은 점성을 지녔습니다. 술이라고 표현할만한 그런 액체의 느낌과는 많이 달랐었는데요, 이런 술을 마셔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요구르트를 마시는듯한 느낌과 더불어 그런 요구르트를 입안에 넣고 음미하는 것처럼 혀로 살살 돌리게 되는 막걸리였는데요 그 덕(?)에 입안 전체를 막걸리향으로 가득 채우는 즐거움을 맛볼수 있습니다. 알콜 도수도 꽤 되지만 저는 그 진~한 맛 자체가 상당히 유쾌한 경험이었습니다.
워낙 술을 못마시는 저이지만 이녀석을 머금고 혀를 돌돌 돌리는 재미에 취할뻔 했네요 ^^
이렇게 이화주로 인해 휘감긴 혀를 차가운 회로 달래주었습니다.
여러가지 사시미와 함께 개불과 전복 회도 함께했죠
사시미의 퀄리티 역시 상당한 수준급입니다.
참기름장에 찍어먹는 전복회는 일품~
역시 사시미에는 생와사비가 최고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그런 와사비와는 차원이 다르죠.
이렇게 무순과 함께 올려서 살짝만 간장을 찍어 먹는다는...
이화주가 너무 걸쭉한 분들은 이 막걸리와 섞어서 마셔보라며 권하시네요. 반정도 남은 이화주와 섞어서 마셔보라는데 pure 를 좋아하는 저는 그냥 이화주만 즐겼습니다 ^^
아래 병에 적힌 문구를 보니 섞어마시라는 이 막걸리도 그냥 막걸리가 아닌 것 같군요
벌써 배가 차오릅니다.
한잔정도도 못마신 이화주이지만 슬슬 취기도 올라오구요 ^^
인테리어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아주 넓거나 큰 주점은 아닙니다. 그리고 휘황찬란한 그런 고급 분위기보다는 좀더 아늑하고 편안해 보이는 분위기이구요, 칸칸이 마련된 룸에서 친한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자리를 하기에는 충분한 자리입니다.
아게다시도후...일본식 두부튀김입니다.
사시미를 빼고 이날 먹은 음식중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게 맛본 녀석인데요,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을 내는 튀김옷과 간장소스가 잘 어우러진, 일본 요리의 진수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요리들의 가격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죠? ^^
이화주를 비롯한 다른 막걸리들과도 잘 어울리는 아게다시도후... 한그릇 더 먹고싶은 충동을 애써 참았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사께, 다이긴죠입니다.
음식들과 다양한 연주를 해줬던 막걸리들을 마치고 깨끗하게 마무리하기 좋은 것이 사께죠. 명성답게 아주 깔끔한 맛입니다.
이미 배가 터진 관계로 포장해가고 싶었던 빈대떡과 오뎅 꼬치 ^^
이곳 에도주가가 주점이기에 이렇게 다양한 안주꺼리가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명인의 솜씨가 깃들어서인지 대체적으로 맛도 훌륭하구요
그리고 제대로된 마무리를 보여준 아주 시원~한 나가사키 나베입니다.
꽃게가 들어가서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죠. 역시 한국사람은 이런 걸로 마무리해줘야 제대로 된 저녁식사의 느낌이 나나봅니다.
이 배부른 마당에 공기밥 생각까지 나게 하는 이 시원함... 다시 맛보고 싶군요 ^^
친한 지인들과 함께 조용한 분위기에서 한잔 기울이기에 추천할만한 곳이었습니다. 다양한 막걸리와 사께 뿐만 아니라 하나하나 혀를 일깨우는 안주꺼리의 맛들이 상당히 기억에 남을 정도니까요. 식도락을 즐기시는 분들께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제가 만일 총각이었다면 꽤 드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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