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휴가는 아니지만 주말에 가까운 곳이라도 지인들과 다녀와야 여름 나는 맛이 날것 같아서 짧게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바다도 보고 여행온 느낌도 낼만한 지역으로 꼽은 곳이 이곳 강화도. 서울에서 약 2시간을 달려 예약한 펜션까지 도달했는데요, 남쪽이 아닌 강화도는 그래도 많이 막히진 않았는데 강화도 입구 초입에서 강화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동막해수욕장까지는 일차선이라 그런지 많이 막히더군요 ㅠ.ㅠ
10명이 넘어가는 대식구가 즐기고 가기에 아주 만족스러운 펜션이었습니다. 15명이 max라고는 하지만 제가 볼때는 15명이 넘더라도 여유가 있을 정도입니다. 무엇보다도 저런 복층 구조 덕에 천장이 엄청 높고 대리석 포함 인테리어도 좋아서 굉장히 쾌적했습니다. 여러분께도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네요. 이날 이렇게 즐기고는 가을에 어르신들 모시고 다시한번 오자고 다짐했습니다. 휴가시즌이 아닌 가을에는 차도 덜 막히고 더 여유있게 즐기고 갈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강화도 안에서 차가 막히는 중에 응가가 마렵다는 둘째 녀석. 차가 꼼짝 않고 있으니 그냥 괜찮겠지 하고 둘째 손을 잡고 와이프는 숲으로 숲으로 향했는데... 신기하게도 그러고 나니 차가 좀 움직이더군요. 와이프랑 둘째를 수풀에 남겨둔채 저~만치 달아나버렸다는 ^^
암튼 일행들중 가장 늦게 오후 4시좀 넘어서 펜션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에 함께 한 일행들이 총 4가족 해서 11명... 좀 많았죠. 그래서 이 많은 수를 다 수용할수 있는 펜션이 있을까 걱정했는데요. 오픈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크고 깔끔한것 같아서 예약한 이 펜션, '신안 비버리힐즈'에 들어서는 순간, 저 TV 화면처럼 입이 귀에 걸리더군요. 널찍~하고 시원하게 빠진 공간에 오픈한지 며칠 안되서 아주 깨끗한 실내가 이곳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어린애답지 않게 '호텔'을 좋아하는 우리 첫째딸까지 환호성을 지를 정도면 좋은겁니다 ㅋㅋ
오는 길에 점심을 먹는둥 마는둥 해서 도착하자마자 라면을 간단히 때린 후 동막해수욕장이나 돌아볼 생각이었는데요. 시원~한 에어콘에 일행들이 모두다 이 펜션을 보니 아예 나갈 생각을 안합니다. 해수욕장을 가든가 뭐라도 하자라는 제 제안에 일언반구도 없는 사람들 -_-
더운데 있다가 시원한 곳으로 들어오니 저도 솔솔 잠이 오긴 옵니다. 그래서 저 역시 한시간 정도 씨에스타를 즐기려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이곳 신안비버리힐즈 펜션은 복층구조로 되어있는데요 기본적으로 15명정도를 수용할수 있다고 홈페이지에 되어있습니다. 거실 포함 잠잘수 있는 곳이 5개, 욕실도 무려 3개나 갖추고 있어 11명이라는 우리 대일행이 갔어도 아주 여유있는 공간이더군요
빨리 저 월풀욕조에 몸을 담궈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그것보다는 쏟아지는 잠에 일단 침대에 몸을 던집니다. 애들은 좋다고 1층 2층 에 3층 다락방까지 뛰어다닙니다만 아랑곳하지 않고 드르렁에 들어가는 전형적인 꼴불견 아빠의 모습 ㅎㅎ
아주 꿀같은 오수를 혼자 즐기고 있는데 '여기까지 와서 뭐하는거냐' 고 타박하는 와이프 소리에 겨우겨우 몸을 일으킵니다. 그러게 해수욕장이나 가자니깐 그러긴 싫다고하니 이렇게 잠이라도 자야지 말이야 ㅎ
사실 이날 저녁을 아주 벼르고 벼른 우리 와이프. 평소 펜션~ 펜션~ 노래를 부르고 이런 곳에서 바베큐로 고기를 구워먹는 것을 낙으로 삼기에 (와이프 뿐만 아니라 저도 워낙 고기 귀신이라 ^^) 저녁 시간이 다가왔을때 서둘러 저를 깨운것이죠. 사가지고 올 고기를 선택하는 것도 딸래미 학원 선택하는것보다 5배는 공을 들이는 모습 ㅋㅋ
복층으로 된 집으로 이사가자는 이야기도 가끔 하는데 실제로 복층에다가 이처럼 3층 다락방까지 있는 집을 보니 욕심이 나긴 합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고...
시골에다가 이렇게 멋진 집 하나 지어서 아이들과 건강하게 사는게 최고라는 생각을 하긴 합니다만... 한번 저질러볼까 ?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중에 와서 불피우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ㅎㅎ
펜션에서 준비된 참숯과 바베큐 그릴을 보자 벌써부터 우리는 흥분 모드!
이번 1박2일에서 가장 중요한 거사를 치르는 비장한 의식입니다. 토치로 숯불을 일으키는 의식이죠. 불피우라는 명령을 듣고 앞마당으로 내려왔는데 이날 동생들이 많아서 저는 사진촬영만 큭큭... (언제부턴가 이런 모임하면 항상 이젠 연장자쪽에 ㅠ.ㅠ)
펜션 앞마당쪽... 분위기 괜찮죠?
이곳은 여러 펜션이 붙어있는게 아니라 이렇게 완전한 독채로 되어있습니다. 즉 별장 한채를 통째로 쓰듯 저희 식구들이 집한채와 앞마당을 포함해 모든 것을 단독으로 쓰는 스타일이죠. 제아무리 떠들고 방방 뛰어도 걱정 없겠습니다.^^
아오~ 이거거든요 !!
바알갛게 달아오른 숯불 위로 구워지는 저 연기와 향기...
이거이거 별장 하나 질러야 할까요? (와이프 몰래? 응?)
아까 라면먹고 잠을 좀 때렸더니 저는 배가 좀 덜고픕니다. 그렇기에 일단 다른 일행들 먹이는 용도로 먼저 꺼낸 목살 ㅋㅋ 진정 맛있는 것은 나중에 나갑니다 ^^
또한 아주 신선한 녀석으로 준비된 대하까지
바깥에서 숯불 바베큐를 하는 동안 실내에서는 이처럼 대하구이가 준비됩니다. 강화도에서 왕소금과 함께 갓 사가지고 온 녀석이라 맛이 아주 끝내줍니다. 그래도 고기 먹어야하는데 자꾸 이녀석들을 입에 넣어주는 통에 배고파질 시간을 안주네요 ㅠ.ㅠ
강화도까지 왔으니 이런 대하를 비롯한 해물도 빠뜨릴수 없겠죠? 아주 맛있습니다. 강화도쪽 펜션에 오실일 있으시면 꼭한번 오시는 길에 사오세요. 제대로입니다
이렇게 배고파지길 기다리면서 일단 다른 식구들 먹이고 있는데 전해지는 대박 소식 하나. 뒤늦게 도착하는 일행 한명이 오는 길에 한우를 들고온다는군요 0.0
음핫핫 고기 안먹고 기다린 보람이 있는겁니다 !!
냐하~
그렇게 공수되어 온 두툼~한 꽃등심과 갈비를 숯불에 올립니다. 하악하악~
같이 고기를 굽던 동생들도 목살과 삼겹살을 안먹고 버틴 보람이 있다며 먼저 돼지고기를 즐긴 팀들에게 본방사수가 아닌 꽃등사수에 들어갑니다.
이날 고기를 굽는중 조금씩 비도 좀 내렸지만 마당에 있는 천막 아래로 바베큐 그릴을 옮기면 되니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살짝 내리는 비와 함께 이렇게 바깥에서 익어가는 고기를 보니 운치도 짱이네요 ^^
덕분에 사람들도 완전 들뜬 분위기로 직행!
이날 양주만 4병 해치웠다죠 ^^
키친 공간도 아주 모던하고 깨끗해서 요리할 맛도 쑥쑥. 많은 펜션은 못다녀봤지만 내부 시설이나 소재에 있어서는 제가 경험한 것중 최고네요 이곳.
펜션에서 준비해준 와인잔에 와인도 따르고, 예쁜 샹들리에 아래 아주 기나긴 저녁식사를 즐겼습니다. 저렇게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사실 즐긴 것은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술마시기 게임 ㅋㅋ 애들 있는데 괜찮겠나 싶었는데 뭐 한두잔 들어가니 그런거 신경도 안쓰고 ^^
집에서 닌텐도 위(wii)를 가져오길 잘했습니다.
어른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 이렇게 애들은 닌텐도에 빠지게 해주고 ^^ 나몰라라~~
집에서 가끔 닌텐도를 하면서도 층간소음때문에 맘껏 못뛰었었는데 이날은 아주 원없이 넓은 공간에서 뛰어다니니 너무 좋아하는군요. 그동안 도시에서 못보던 어른 손바닥만한 나방을 비롯해 무섭지만 신기한 곤충들도 많이 보고...
최대한 자주 놀러나와야겠습니다 ^^
술못마시는 제가 게임에 걸리면 와이프가 흑장미 뛰어주시고... 그렇게 새벽 4시까지 노는 무서운 체력들...
우리끼리 찍은 1박 2일은 그렇게 저물어 갔습니다 ^^
이튿날...
SK 행복날개님께서 아침문안을 왔군요 ^^
처음에는 거의 뭐 '새'인줄 알정도로 커다란 나방이었는데 이녀석도 이곳에 붙어 밤을 세웠나봅니다.
밤새 또한차례 비를 쏟았는지 세상은 조금 젖어있네요
보골보골 .. 이런곳에서의 아침은 김치찌개가 제격이죠.
부엌이 좋다보니 우리 낭자들께서 좀 무리하시더군요. 자기들이 쉐프인 줄 알았는지 그저 이런날에는 김치찌개만 있어도 충분한데 말입니다. 아침부터 카레 라이스를 만들지 않나 심지어는 이녀석까지...
전날 배터지게 먹고도 남은 대하를 가지고 만든 새우튀김입니다.
바삭바삭하게 우리 또 일류 요리블로거님께서 잘 만들어주셨죠 ^^ 덕분에 양주 4병 까고난 다음날 아침으로는 예상치 못하게 화려한 아침식사를 즐겼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안일어나서 펜션 주변 간단한 산책...
이 신안버비리힐즈 펜션은 이름처럼 강화도에 있지만 마니산을 바로 뒤에 둔듯한 느낌의 작은 언덕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 펜션 주위에도 이런 민박 시설들이 개발중인듯 여기저기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아직 주변경관까지 뛰어나지는 못하다는게 한가지 아쉬운점이긴 합니다.
대신 저렇게 독채시설로 되어 있어서 아주 조용하고 쾌적하게 쉬었다 갈수 있는게 장점이네요
10명이 넘어가는 대식구가 즐기고 가기에 아주 만족스러운 펜션이었습니다. 15명이 max라고는 하지만 제가 볼때는 15명이 넘더라도 여유가 있을 정도입니다. 무엇보다도 저런 복층 구조 덕에 천장이 엄청 높고 대리석 포함 인테리어도 좋아서 굉장히 쾌적했습니다. 여러분께도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네요. 이날 이렇게 즐기고는 가을에 어르신들 모시고 다시한번 오자고 다짐했습니다. 휴가시즌이 아닌 가을에는 차도 덜 막히고 더 여유있게 즐기고 갈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드디어 아이들이 일어났네요 ^^
어제 그렇게 새벽까지 뛰어놀았는데도 피곤하지 않은지 욕조에 들어가서 거품을 틀어줬더니 또 방방 뜁니다 ^^ 저희 식구만 있었으면 저도 마음껏 아이들과 물장구 치며 목욕을 즐겼을텐데 그럴 상황은 아니라서 아쉬웠어요 ㅋ
다음에 오면 저렇게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 아래 저도 마음껏 월풀 (적절한 용어가 생각이 안나네요 ^^) 을 즐기고 가야겠습니다.
친절하신 주인 아주머님께서 체크아웃 시간도 좀 배려해주셔서는 점심까지 아주 맛있게 해먹고 나왔습니다.
문을 닫고 귀경길에 나서기가 못내 아쉬운 발걸음이었지만 다음을 또 기약해야겠죠 ^^ 즐거운 우리만의 1박 2일이었습니다~
# 사진촬영 by Panasonic LX3 & Sony TX5 (욕조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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