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모션 게임의 진화, 그 중심에는 '카메라'가 있었다
    IT/IT Column 2010. 9. 20. 08:41
    솔직히 예전에는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과거 소니 PS2 아이토이(EyeToy)의 전례나 Microsoft 의 프로젝트 나탈 (Natal) 이 소개되었을때 그동안 유선 컨트롤러를 통해 즐기던 콘솔게임에 아주 획기적인 변화를 그런 '카메라'를 통한 동작인식이 가져오기란 무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생각으로는 그 이유가 '반응속도와 정확성' 그리고 '게임에 필요한 다양한 동작을 소화못해서' 였습니다. 컨트롤러와 비교했을때 그 2가지 부분때문에 현실적인 성공을 거두기에 꽤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했지요.

    TV 아래에 배치된 카메라 유닛을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그 신호를 아무리 빠르게 전환하여 게임에 반영한다고 해도 그 피드백이 올때까지의 랙과, 그리고 아무래도 카메라 앞에서 펼쳐질수 있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때문에 게이머의 동작과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었습니다. 게다가 사람이 손과 발을 움직여 수행할 수 있는 동작의 다양함에는 한계가 있죠. 예를 들어 슈팅게임과 같은 종류에서 사격을 위해 움직이는 손가락 같은 미세한 동작을 카메라로 인식하기란 어려울 것이니까요. 그런 이유로 카메라를 통한 모션 인식 게임의 구현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화제만 될 뿐 일반 가정의 거실을 차지하기란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카메라를 통한 모션 인식이 어울리는 장르들은 당연히 있죠. 리모콘으로 하기 힘든 손발 동작 자체가 재미를 주는 그런 장르들에는 제대로 어울리는 게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게임들이 얼마나 다양해지면서 재미를 '꾸준히' 줄수 있겠는가에는 여전히 의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따라 모션 인식을 하더라도 대세는 카메라보다는 닌텐도 위(wii)와 같은 컨트롤러 스타일이 아니겠느냐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번 동경게임쇼 2010 에서 Xbox 360의 키넥트 (KINECT) 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의 무브(Move) 를 직접 체험해보면서 조금씩 걱정과 의심을 덜 수 있었고 급기야는 생각을 좀 바꾸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서 잠깐 볼까요?




    닌텐도 위(wii) 기반의 마이클잭슨 the Experience 게임 (UbiSoft 제작)을 보면 위모트 컨트롤러를 들고 마이클잭슨의 춤을 열심히 추면서 흔드는 게임입니다만 사실 춤추는 게이머의 모든 동작을 다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는 '위모트 컨트롤러'의 동작만 감지하는 것이죠. 위모트를 들지 않은 왼손이나 양 다리 등은 어떻게 움직이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게임 소재 자체는 좋지만 위모트 만으로는 제대로 즐기기 조금 아쉬운 순간이죠. 동작은 화려하지만 사실 좀 업그레이드된 DDR 과 크게 다르진 않은 수준입니다.




    이렇듯 모션인식 게임은 그 장르와 소재에 따라 컨트롤러만으로는 한계를 드러내는데요, 기존에는 이 컨트롤러로 인한 한계보다 카메라로 인한 한계가 더 클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상용화되는 키넥트나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를 보고나니 그 상황이 좀 역전되는 느낌입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가 드디어 상용화하는 키넥트(KINECT)를 한번 볼까요?

    춤을 따라하는 비슷한 게임류인 댄스 에볼루션 (Dance Evloution, KONAMI 제작) 이 닌텐도 위가 아닌 이 키넥트 기반으로 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동영상을 한번 보시죠.




    사용자의 동작과 함께 동영상에 담느라 화면이 잘 안보입니다만, 이 댄스 에볼루션에서는 아예 화면안에 게이머 자신이 저 댄스가수 그룹의 일원이 되서 화면에 전신이 나타납니다. 자신이 걸그룹의 일원이 되어 팀원들과 춤을 함께 하는 것이죠.

    키넥트는 카메라를 기반으로한 모션 인식이기에 보시다시피 전신 모두, 일거수 일투족을 다 인식할수 있습니다. 위모콘으로만 하는 위 마이클잭슨 게임과는 수준 차이가 꽤 나죠. 기술적인 수준뿐만 아니라 게임하는 재미도 상당히 다를 것 같았습니다.




    카메라를 기반으로 한 키넥트에서 또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게임 소재의 발굴' 측면이었습니다. 예전같으면 콘솔에 달린 컨트롤러를 통해 간단하게 했을 게임도 카메라를 통한 모션인식으로 좀더 새로운 장르로 거듭나는 것이죠.

    위에 보이는 것은 닌텐도 DS 나 혹은 wii 같은 것으로 많이 나옴직한 소재입니다. 간단한 산수 문제를 시간안에 푸는 형식이죠. 18-4-3 = 얼마냐? 라는 것으로 정답을 왼쪽과 오른쪽에서 고르는 문제로 닌텐도 위(wii) 같은 컨트롤러형 게임에 오히려 어울리는 장르입니다. 정답을 리모콘으로 골라 클릭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이런 단순한 장르를 키넥트와 같은 카메라 모션인식을 통하면 새로워지더군요. 저 순간을 축구 승부차기와 응용해서 정답에 맞는 방향으로 발을 차게끔 만듭니다. 왼발과 오른발로 정답을 골라 차게되면 그걸 인식해서 골인이 되는 게임이죠. 자칫 지루하기 쉬운 단순한 게임을 카메라 모션인식을 통해 새로운 장르로 바꾸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키넥트는 이런 게임 외에도 카메라 모션인식을 통한 다양한 타이틀들을 선보였는데요, 랜덤한 방향에서 나타나는 물체에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성격의 게임들도 실제로 즐기는 모습을 보면 리모콘으로 화살표를 쫒아 클릭하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만지듯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실감나게 실행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그렇게 게임에 빠져드는 순간을 보면 그러한 동작들을 리모콘을 통한 화살표로 움직이는 것과 직접 만지듯 내 손으로 하는 것 중... 게임에 응하는 사람들의 즐거운 표정만 봐도 어느쪽 게임이 더 즐거운가는 판명이 나더군요.

    이처럼 카메라를 통한 모션인식의 응용범위는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커질수 있겠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고 꼭 칼로 자르듯 그것만이 어울리는 별도의 장르가 있는것이 아니라 기존에 컨트롤러로 하던 장르도 카메라 인식으로 얼마든지 더 재미있게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니(SONY)가 내놓은 Playstation Move 는 이것들보다 좀 더 진화한 하이브리드 (Hybrid) 형태였습니다. wii 는 리모콘만 있고, KINECT 는 카메라만 쓰지만 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는 이 두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형태였는데요, 어느 한가지만을 가지고 있으면서 생기는 한계를 없애면서도 이 두가지가 같이 응용되는 형태로 낼 수 있는 시너지까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날 도쿄게임쇼에서 소니가 선보인 무브용 게임만 해도 20여가지 정도 되었는데요




    분명 리모트 컨트롤러만이 줄수 있는 리얼감과 특장점이 있기에 이것 역시 소니는 가져가면서 동시에 카메라 유닛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컨트롤러로 제어 가능한 부분은 이렇게 컨트롤러만의 재미를 주면서 이 컨트롤러와 사람이 움직이는 무브와 각도 등은 카메라를 통해 감지하는 것이죠.
    그리고 카메라 하나만 가지고는 다소 약점으로 나타날수 밖에 없었던 '반응속도와 정확성' 까지 소니는 특유의 기술인 'Color 추적 기능'을 카메라에 탑재함으로써 아주 많이 잡아낸 것 같습니다. 

    '카메라 + 컨트롤러' 가 주는 시너지는 곳곳에서 느낄수 있었습니다. 타이거우즈 골프 게임에서도 컨트롤러는 골프채의 역할을 가지고 있으면서 게임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코스를 바라보는 방향과 몸의 움직임 등은 카메라로 게이머의 몸통 전체를 인식하면서 조절할 수 있었는데요 그런 부분 때문에 보다 현실감 있는 게임이 가능하더군요.

    그동안 닌텐도 wii 로 즐기던 골프게임과도 현실감에 있어 꽤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런 하이브리드 형태의 진수는 'Me & MyPet' (미 앤 마이펫) 이라는 무브용 게임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3D 게임으로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사이버펫과 노는 게임인데요. 실제로 애완동물과 거실에서 노는걸 상상해보면 물고 장난칠수 있는 장난감을 애완동물과 함께 가지고 놀수도 있고 먹을거리를 줄수도 있죠. 그리고 그런 장난감이나 먹을거리가 없더라도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얼마든지 시간을 함께 보낼수 있을텐데요

    바로 그런 순간이 왜 소니가 카메라와 컨트롤러를 둘다 포기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대답이 될것입니다. 장난감이나 먹을거리처럼 개별적인 객체가 되어 표현되어야 하는 부분을 컨트롤러가 담당하게 됩니다. 드라이기로 젖은 애완동물을 말려주거나 장난감이 필요한 경우 이 역할을 컨트롤러가 맡아서 보다 정교한 동작과 함께 3D TV를 통해 표현되기도 하면서, 실제로 게이머의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를 통해 TV에 보여주고 이들의 손동작 발동작을 그대로 게임에 투영시키기도 하는 것이죠.

    이 Me & My Pet 에서 카메라를 통해 어떻게 응용하고 있는지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이해가 가실겁니다. 컨트롤러가 애완견이 가지고노는 장난감이 되는 모습도 동영상에 담으면 좋았는데 그 부분은 지나가버린 후에 촬영했네요 ^^




    이처럼 사용자의 모션을 인식하여 동작하는 모션게임들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진화의 중심에는 바로 '카메라' 가 있고 카메라가 어느정도 성능을 내주느냐에 따라 게임에 응용할수 있는 정도의 차이가 생기고 있는 것이죠.

    어느덧 이제 가정용 콘솔 게임에서의 카메라는 더이상 신기한 것이 아닌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직접 경험해본 저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오히려 닌텐도 wii 가 가지고 있는 컨트롤러 위주의 모션 인식 방식은 그 단순함과 쉽게 질리게 되는 특성때문에 점점 경쟁력을 잃지 않을까 생각까지 하게 되네요. Xbox 키넥트가 보여준 새로운 형태의 게임은 우리에게 그동안 즐기던 장르와는 조금 또 다른 세상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이구요, 그것을 넘어 소니가 아이토이의 경험을 토대로 제대로 준비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모션인식 플랫폼인 무브(moov)는 컨트롤러와 카메라가 함께 투입되면 이런 게임들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입니다.

    게임제작자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기술이 아빠들의 지갑만 자꾸 얇아지게 만드는군요 ^^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는지요?
     
     
    2010/09/18 - 도쿄 게임쇼 2010 현장스케치

    반응형
Copyright by bru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