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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러리스, 바디가 아닌 렌즈로 차별화하는 삼성의 idea
    IT/Camera & AV 2010. 10. 7. 07:32
    2010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키워드는 아마 '미러리스' 일 것입니다. 미러리스... 거울이 없는 (mirrorless) 이란 뜻으로 렌즈 교환은 가능하지만 SLR 처럼 거울을 통한 일안 리플렉스 방식이 아닌 컴팩트형 디지털 카메라를 통칭하게 되었는데요. 금년 한해는 올림푸스, 소니, 파나소닉, 삼성 등 카메라 업체들이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들을 쏟아내고 또 다른 제조사들도 거의 다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그야말로 미러리스의 전쟁이 제대로 커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찾는 사용자들의 큰 니즈는 무엇일까요? 대략 이런 것들이겠죠
    1. DSLR급의 좋은 화질로 노이즈/색감이 만족스러울것
    2. 컴팩트지만 심도표현이 어느정도 가능할것
    3. 가볍고 작아서 카메라 가방이 아니더라도 휴대하기 좋을것
    4. 렌즈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선택의 폭이 넓을것
    5. 동영상의 퀄리티가 충분할 것

    저는 이중에서도 첫 2가지 요소가 어느정도 만족스러워야 현재 사용중인 DSLR 을 버리고 미러리스를 선택할 수 있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첫 2가지를 좌우하는건 바로 디지털 카메라의 심장인 '디지털 필름'인데요. CMOS 사이즈가 얼마나 큰걸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1번과 2번 항목을 가장 크게 좌우하기때문에 개인적으로 디지털카메라를 고를때 항상 CMOS (혹은 CCD) 의 사이즈 크기를 첫번째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CMOS 의 사이즈가 클수록 화질도 좋고 심도표현의 폭도 좀더 넓어지니까요.  미러리스라고 해도 이 CMOS 의 사이즈는 기종마다 다르기때문에 이 부분을 가장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렌즈교환식 미러리스에도 CMOS 사이즈로 보면 크게 두가지 군으로 나뉩니다. 바로 마이크로포서드 진영과 APS-C 사이즈 진영으로 나눌수 있죠.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주도하는 마이크로 포서드의 센서 사이즈는 18mm * 13.5mm 로 APS-C 사이즈 (대략 24mm * 16mm) 보다 약 30~40% 작습니다. APS-C 사이즈의 센서를 채용하는 미러리스 제품을 만드는 쪽은 소니(SONY) 와 삼성전자가 있죠. APS-C 라고 얘기하는 센서의 사이즈는 일반적인 DSLR 들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센서입니다. 흔히 크롭바디라고 하는 DSLR 들의 센서와 동일한 센서를 가진 미러리스를 소니와 삼성이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특히 NX10 이라고, 세계 최초로 APS-C 사이즈 센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렌즈교환도 되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삼성이 만들었다는 소식은 상당히 신선했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메이저 업체와 비교해서 다소 follower 의 모습을 보여줘왔기에 NX10 과 같은 카메라를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점은 꽤 놀랄만 했었는데요

    이번에 이 NX10 을 이은 후속작 NX100 을 출시한다고 발표를 해서 직접 발표회장에 다녀왔습니다. 




    전작인 NX10 과 마찬가지로 DSLR 크롭바디와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 센서 (APS-C) 를 그대로 가지고 있구요, 보다 슬림해지고 작아졌더군요. 그러면서도 일반 외장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핫슈를 유지해준 부분도 반갑습니다.

    제가 만져본 화이트 색상의 NX100 바디는 전반적으로 깨끗하면서도 컴팩트 디카처럼 많이 작아진 느낌을 줬습니다. 전작인 NX10 은 좀더 DSLR 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덕분에 그립감이나 카메라다움은 좀더 있었지만 대신 좀더 크고 두꺼웠죠. 그립감이 상대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바디가 작아지다보니 생기는 상대적인 아쉬움 같습니다.




    DSLR 과 같은 심장을 가진 카메라가 저정도 크기와 부피감이니 왜 많은 사람들이 미러리스에 관심을 가지는지 알만하죠 ^^

    이번 NX100 을 내놓으면서 좀더 진화된 이미지 처리와 다양한 부가기능들을 선보였습니다만 가장 저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바로 '삼성의 조금 다른 시각'이었습니다. 

    그냥 남들과 비슷한 제품의 모습으로 기능과 스펙만 업그레이드해서 내놓았다면 별로 주목을 못받았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카메라 시장에서의 삼성은 다른 제품군과 달리 follower 로 많이 인식되어져왔기에 뭔가 혁신적인(innovative)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경쟁사를 놀라게 만드는 그런 힘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그러면서 이제 더이상 follower 가 아니라 업계를 리드하는 또다른 축으로서의 존재감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삼성이 보여준 행보와 아이디어는 저로서도 '이제 좀 달라졌구나' 라는 느낌을 받기에 부족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바로 NX100 바디도 바디지만 '렌즈' 에 상당한 고민과 투자를 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 결과물로 나오는, 그리고 기대하게 하는 것들이 꽤 크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죠. 두가지였는데요 바로 '아이펑션 (i-function) 기능'이 보여준 혁신적인 모습과, 그리고 미러리스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렌즈 라인업'을 보여준 부분입니다.

    우선 첫째로 i-function (아이펑션) 이라는 것...

    전에 이 아이디어를 처음 들었을때 제 무릎을 칠 정도로 신선한 시도라 생각했는데요, 바로 주요 기능들에 대한 조절을 바디에서도 하지만 렌즈에서도 한다는 점입니다. 




    과거 필름 수동카메라를 즐겨쓰던 시절, 렌즈에 있는 포커스링과 조리개링 참 많이 만졌죠. 그 재미가 사진을 찍는 재미의 절반 정도는 차지할 정도로 스플릿 스크린을 보며 포커스링을 돌려 촛점 맞추는 재미, 그안에 맺히는 상이 너무나 이뻤기에 그 맛에 셔터를 누르고는 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그래서 렌즈 만지는 재미가 아주 컸었습니다. 아울러 렌즈의 포커스링이나 조리개링을 돌리는 느낌 같은 것도 렌즈를 선택하는데 고려요소가 될만큼 중요하기도 했죠.

    그런데 이제 대부분 자동화되버린 DSLR을 쓰는 요즘 어떻습니까? 렌즈의 포커스링을 돌릴 일은 거의 없어져버렸죠. 다들 탁월한 AF모듈을 탑재하고 있고 일상에서 찍는 대부분의 사진은 이 AF로 다 커버가 되기때문에 렌즈에 포커스링이 있긴 하지만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때문에 수동 필름카메라 시절 왼손은 항상 렌즈 포커스링에 파지하던 그 촬영 자세에도 점점 변화가 오더군요. 왼손으로 렌즈를 잡는 것이 DSLR이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 촬영시에 가장 안정적인 자세가 나옵니다만 그럴 필요가 없어지다보니 왼손이 바디 밑둥을 잡을때도 있고 손바닥을 펴서 아래를 받칠때도 있는 등 제자리를 못잡을때가 많습니다.

    삼성의 아이디어는 바로 이 부분에서 출발했죠




    요즘 이렇게 촬영자의 손가락으로부터 찬밥 신세가 된 이 렌즈, 그리고 그곳에 있는 포커스링을 그렇다면 다르게 활용할 순 없을까? 

    아이펑션 기능은 바로 렌즈에 선택 스위치와 함께 포커스링을 통해 ISO 나 조리개, 셔터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조리개 우선모드를 즐겨쓴다면 제대로 카메라 파지를 한 후 왼손으로 이렇게 포커스링을 돌려 조리개 조절을 할수 있을테니 촬영자세를 바꾸지 않고도 바로바로 조리개 조절을 할수 있게 됩니다. 꽤 편해지는 기능이죠

    아이펑션 기능으로 인해 왼손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수 있지 않을까요?

    암튼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던 바디+렌즈 시스템에 이렇게 남다른 생각으로 고민하니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이런 기능이 나왔습니다. 시장에 신선한 임팩트와 함께 다른 경쟁사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이런 모습을 기다렸다는 점에서 이번 삼성의 아이디어와 그 실행력은 상당히 높게 살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보여준 삼성의 미러리스 렌즈 라인업은 그야말로 바디가 아닌 렌즈에 올인하는 것과 같은 메시지를 던져줬습니다.




    현재 NX 시리즈로 나와있는 3종 (18-55 / 50-200 번들 및 30mm 2.0 렌즈) 외에 올해 아이펑션 (i-function) 까지 지원되는 렌즈 2종이 추가되고, 내년에는 렌즈 5종이 쏟아져나올 예정입니다. 새로 추가되는 7개의 렌즈를 대략 보면, ((i) 표시는 아이펑션 대응)
    • 20mm 2.8 Wide Pancake (i)
    • 20-50mm 3.5~5.6 (i)
    • 16mm 2.8 Wide Pancake (i)
    • 60mm macro OIS 2.8 (i)
    • 18-200mm 3.5~6.3 OIS Movie Pro (i)
    • 16-80mm 3.5~4.5 OIS Movie Home (i)
    • 85mm 1.4 OIS (i)

    일단 모든 신규 렌즈들이 아이펑션을 지원하고 있구요, 이 얘기는 앞으로 나오는 모든 렌즈들은 아이펑션을 기본으로 하겠다는 이야기겠습니다. 렌즈 화각이나 조리개 수치 등을 보면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렌즈들을 모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보이고 있죠. 특히 85mm 1.4 렌즈에 손떨림방지(OIS)까지 지원하는 렌즈, 그리고 18-200 만능줌에 손떨림방지까지 지원되는 렌즈가 내년(2011년)에 출시된다는 소식은 상당히 반갑네요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마운트 규격이 재정의되면서 렌즈 라인업 수급하기가 조금 어려운 상황인데요 이정도의 렌즈라인업을 삼성이 공급한다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이 가능한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NX100 으로 실제 촬영해본 사진 샘플)

    이상 2가지 부분으로 본 이번 NX100 발표회에서 던진 핵심 메시지는 '렌즈로 승부하겠다' 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이 전략적인 방향은 현재 미러리스를 고민중인 DSLR 유저들이 휴대성은 좋지만 렌즈가 충분하지 않아서 망설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잘 설정되었다고 보여지구요..

    NX100 의 컨셉을 구체적으로 접하기 전 출시 소식을 들었을때, 그저 노이즈 좀 줄이면서 바디크기 또한 줄인 정도겠지 라고 생각했던 제 예상은 아주 많이 빗나갔습니다. 타 제조사보다 렌즈군이 가장 약할것 같았던 삼성의 약점도 이젠 더이상 약점이 아니고 강점으로 거듭날수도 있어 보이네요. 물론 렌즈 하나하나의 디테일한 성능은 실제 출시후 봐야겠지만요




    GPS 악세서리나 HD 동영상 기능보다도, 제게는 삼성이 보여주는 '렌즈에의 투자' 가 훨씬 더 인상적이었던 발표회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삼성이 카메라 시장에서 보여주는 행보, 한번 같이 지켜보시는 것도 재밌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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