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늦더위가 갈길 바쁜 가을을 자꾸 밀쳐내고 있는 주말 오후, 가족들과 잠깐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마침 추석의 끝자락이기도 해서 생각보다 서울시내에 좀 여유가 있기도 했구요. 좀 덥다는 이유로 집에 콕 박혀있었더니 애들이 나가자고 아우성이네요 ^^
요즘 주로 똑닥이 카메라나 스마트폰만 가방에 넣고다니며 스냅사진을 찍다보니 애들 사진중에 인화할 생각이 드는게 별로 없더라구요. 그래도 사진은 인화지로 보는게 제맛이라 인화해도 좋을만한 퀄리티의 사진을 건지고 싶은 생각은 늘 가지고 있는데... 이날은 그래서 이녀석을 들고 나가 봅니다.
잠시 빌린 SONY 알파 55 를 가방에 넣었습니다. 예전에 발표회장에서도 DSLT라는 새로운 개념과 함께 동영상 퀄리티때문에 다소 놀랬던, 흥미로운 녀석이죠.
2010/11/16 - 소니 A55를 만난 솔직한 소감 (발표회 후기 포함)
그날 써보고 오랜만에 다시 잡아본 녀석인데 정말 컴팩트하긴 하네요. DSLR을 쥐던 남자 손에 좀 작다싶을 정도로 작고 가벼운 바디때문에 카메라 가방이 정말 가벼워집니다.
집에만 있다가 나간다고 하니 좋아하는 녀석들 ^^ 아이들은 날씨랑 상관없이 나간다고 하면 무조건 콜이네요. 햇볕이 들어오는 지하 주차장에서 한컷 찍었습니다. 주차장 풍경이랄게 별로 볼게 없으니 흑백으로 처리...
알파 55 번들렌즈와 함께 오래된 제 애장 렌즈, 미놀타 50.4 를 집어 들고 나섰습니다. 오래됐긴 하지만 컴팩트한데다 인물 찍기에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렌즈라서요 ^^
인근에 아이들이 넓은곳에서 뛰어놀만한 곳으로 고른 것이 올림픽공원이었습니다. 좀 멀리 나가보려고도 생각했으나 별다른 준비를 안하고 나온지라 오늘은 멀리 안가기로 하고, 풍납동쪽 유명한 냉면집에서 배를 좀 채운 후에 이곳 올림픽 공원으로 향했죠.
올림픽공원 북2문쪽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알아보고' 거위가 맞아주네요 ^^
원래는 그 올림픽공원 하면 생각나는 왕따나무 쪽까지 산책을 하려 했습니다만 가는 길에 앉아서 쉬기 너무 좋은 그늘 풀밭을 발견해서 그냥 거기에 진을 구축했습니다. 진이라 해봐야 돗자리 하나 달랑 ^^
전에 있던 커다란 돗자리는 언제인지 사라져버렸고, 차 트렁크에 있던 돗자리는 보통 몇천원 하는 그런 작은 녀석밖에 없네요. 그곳에 이녀석들을 다 수용하기란 턱없이 부족합니다. 결국 애엄마는 하나를 더 사와야겠다며 자리를 비웠고...
제 수난의 시간이 시작된거죠. 이렇게 아이들이 발벗고 돗자리에만 있기를 기대한 제가 잘못입니다 ㅋㅋ
처음에는 얌전히 돗자리에서 주변에 있는 풀벌레도 구경하고...
서로 병원놀이도 하면서 아웅다웅 잘 놀았죠.
자주 다투면서도 누나를 참 좋아하는 녀석, 치과 환자 역할을 해달라고 하니 순순히 잘 해줍니다.
그 사이 가장 골칫거리인 막내녀석은...
이렇게 간단한 처방으로 제압 !!
사실 외출했을때 참고 참다가 정 안되겠다 싶을때 쓰는 처방인데, 애 엄마가 자리를 비우다보니 바로 쓰게 되었다는 ㅋㅋ 아이폰에 이어 안드로이드까지 학습 완료한 녀석입니다.
'오옷? 우리가 왜이러고 있지?
이렇게 돗자리 위에서만 놀순 없잖아?'
그렇게 돗자리 위에 있었던 잠깐의 평화는 그야말로 찰나에 그쳤습니다. 옆에 놀러온 이녀석들때문에 ㅠㅠ
푸들이랑 말티즈가 옆동네에 자리를 폈더군요. 제가 재수하던 시절 하숙집에 있던 개가 푸들이었는데 어찌나 사납던지... 그 이후로 지금까지 푸들은 별로 정이 안갑니다 ^^
확실히 이쁜 녀석은 이 말티즈... 애교 많고 잘 놀고 ^^
멍멍 짖으면서도 아이들이 좋은지 자꾸 우리쪽 돗자리로 뛰어오더군요.
처음에는 반가우면서도 살짝 무서워하던 애들도 어느새 친해지네요.
덕분에 더이상 발벗고 돗자리에만 있는 시간은 끝났죠. 다시 말해 제가 편안하게 앉아있을 시간은 지났다는 의미입니다. 끊임없이 애들 따라다녀야 한다는 ㅎㅎ
간만에 집밖에 나온 강아지들마냥 뛰어다니더니, 결국엔 이렇게까지 노는군요!
실제 제 손으로 알파55(a55)를 들고 동영상을 제대로 찍어본 건 이날이 처음이었는데요, 제가 평소 가지고 다니는 똑닥이 (파나소닉 LX3) 랑은 퀄리터 차이가 사실 좀 크네요 ^^ 동영상에 대한 뽐뿌 제대로 받았다는...
알파55 발표회장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이 오토포커싱 (AF) 동영상 촬영 능력이었는데요, 저절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 빠르게 자동 촛점을 잡는 알파 55는 이런 아이들 촬영하는데 더없이 좋더군요. 화질도 화질이지만 그저 아이들의 생동감 있는 동영상을 너무 쉽게 뽑아낼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인 녀석이었습니다.
예전같으면 이정도 동영상 얻으려면 별도의 전문캠코더를 써야했는데 이런 DSLT 한대로 사진에서부터 동영상까지 그자리에서 바로바로 얻을수 있으니까 말이죠
와이프가 간단한 먹거리와 돗자리를 추가로 사오면서 잠시 구원해주었습니다.
헬로키티 돗자리에서 잠시 쉬는 시간...
먹을것도 준비 안해온 이런 즉석 무방비 나들이라니... ㅎㅎ
피부톤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DSLT 개념을 보면서 그런 투명 필터가 빛을 받아들이는데 좀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했는데 실제 촬영시에 그런 차이는 못느끼겠더군요
그리고 좀 우려했던 EVF는 실제로 잘 안쓰게 되더군요. 어느새 적응했는지 대부분의 사진은 그냥 LCD를 보며 촬영했습니다. 발표회장에서 처음 a55 를 만져봤을때는 아무래도 EVF가 좀 어색했었습니다만 직접 이렇게 사용해보니 LCD 촬영이 더 편하게 생각되서 그다지 걱정할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이렇게 쉬는 시간도 잠깐...
옆에 놀러온 또다른 가족 아이들과 금새 어울리는 아이들 ^^ 이번에는 그 가족이 가지고 온 배드민턴을 보자 막내녀석이 또 꽂혀서...
야구 야구 ~ 하면서 빨리 하자고 난리네요. 한번도 안해본 녀석이 ^^
바~로 엄마 투입 ㅎㅎ
점점 칼싸움과 구분이 어려워지는 배드민턴 ㅎㅎ
폼 만은 프로 못지 않습니다 ^^
이정도 화각과 심도를 내주기때문에 50.4 렌즈를 즐겨 쓴다는...
미래의 이용대 !
이런 스포츠 거의 처음 해보게 한 날인데 이녀석 꽤 소질이 있어보입니다. 자주 나와서 놀아줘야겠어요 ㅎ
어찌나 뛰어놀았는지 '볼빨간' 이 된 첫째...
이젠 집에 가도 되겠다 싶어 쉬고 있는데 이녀석 다음 행선지를 찾고 있군요 -_-; 무서운 녀석...
결국 이날의 2차는 협상 끝에 마트 가는 것으로 낙찰! 문구 장난감 코너와 아이들 책 코너에 대략 2시간을 선물한 것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큰 건 안걸려서 나름 선방 ^^
오늘 수고한 알파55 + 미놀타 50.4 렌즈입니다. 다른 것보다도 동영상 기능과 결과물이 정말 탐났던 경험이었습니다. 유투브에 올린 위 동영상은 화질 저하가 꽤 있습니다만 집에 있는 PC로 아이들과 함께한 모습들을 full HD 동영상으로 즐겨보니 이런 녀석 진작에 써볼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동안 쑥쑥 크는 녀석들 사진을 많이 못찍어줬는데 이녀석으로 많이 좀 담아주고 사진 인화도 좀 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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